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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화)

오카도 “서울권 시일 더 걸릴 것”…롯데 1조 승부수, 부산서 첫 시험대

오카도 CEO “파트너, 부산 성과 더 확인하려는 듯”
크로거 CFC 3곳 폐쇄·엠파이어도 캘거리 철수
서울권 후속 센터, 부산 운영 성과가 변수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롯데쇼핑이 7일 부산 강서구에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공식 가동한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부산·경남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이 센터는 롯데쇼핑이 영국 오카도그룹(Ocado Group)과 손잡고 2030년까지 총 9500억원을 투입하는 자동화 물류·기술망의 첫 고객풀필먼트센터(CFC)다.

 

다만 오카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권 후속 센터 건립 지연을 시사하면서, 이번 부산 센터의 초기 운영 성과가 향후 고양 센터 가동 일정과 후속 투자 속도를 가를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팀 스타이너 오카도그룹 CEO는 지난달 16일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한국의 첫 CFC인 부산 센터가 곧 가동되지만, 서울권 후속 센터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트너(롯데쇼핑)가 부산에서 먼저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롯데의 온라인 사업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부산 CFC와 새벽배송 가동이 추가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오카도그룹 홈페이지에는 경기 고양 CFC가 서울·수도권을 담당할 두 번째 센터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한 반기 실적 자료에서는 서울 CFC 가동 시점을 2029년으로 분류했다. 이는 지난해 롯데쇼핑과 고양시가 업무협약 당시 제시한 목표 시점인 ‘2027년 하반기’보다 늦춰진 일정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공식적인 일정 변경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오카도는 지난 2000년 영국에서 매장이 없는 온라인 슈퍼마켓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인공지능(AI)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로봇 피킹·포장, 배송 배차를 하나로 묶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cado Smart Platform·OSP)’을 각국 유통사에 공급하는 유통 기술 기업이다.

 

◆ 세계 첫 냉동 자동화 시설…하루 최대 3만여 건 처리

 

약 2000억원이 투입된 부산 센터는 연면적 4만2000㎡ 규모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1000대 이상의 로봇이 투입되며, 4만5000여 종의 상품을 취급하고 하루 최대 3만여 건의 주문을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스타이너 CEO는 “부산 센터는 냉동 상품 처리를 자동화한 ‘오토프리저(AutoFreezer)’와 주문당 사용 용기 수를 줄이는 ‘다온도 배송 토트’를 상업적으로 적용·가동하는 세계 첫 CFC”라고 설명했다. 당초 동일한 오토프리저가 도입될 예정이던 미국 크로거(Kroger)의 피닉스 센터는 추가 인허가 절차 문제로 가동 목표가 내년 이후로 밀린 상태다.

 

 

◆ 북미 시장은 축소…유럽은 주문 물량 채운 뒤 가동

 

오카도 시스템을 선도입한 해외 유통사들의 성적표는 명암이 엇갈린다. 미국 대형 마트 체인 크로거는 가동 중이던 오카도 CFC 8곳 중 3곳의 문을 닫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센터 건립 계획은 백지화했다. 크로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물류망과 관련된 손상 및 비용 처리 금액은 세전 24억9700만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캐나다 식료품업체 소비스(Sobeys)를 운영하는 엠파이어컴퍼니(Empire Company) 역시 캘거리 CFC를 폐쇄하고 밴쿠버 CFC 개발을 보류했다. 이로 인한 세전 손상 및 관련 비용은 7억4600만 캐나다달러(약 7400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온라인 주문 밀도가 높은 핵심 지역 센터는 정상 운영 중이다.

 

반면 긍정적인 지표도 있다. 오카도는 올 상반기 기준 해외 CFC의 상품 처리 물량이 폐쇄된 CFC와 지역 배송 거점인 ‘스포크(Spoke)’ 시설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계약을 맺은 유럽 신규 CFC의 경우, 기존 온라인 주문 물량을 선제적으로 이관해 2028년 가동 시점부터 설계 용량의 절반을 넘기는 가동률로 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해외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자동화 물류 사업의 성패는 ‘주문 밀도’와 ‘수익성’이다. 부산 센터가 내세운 ‘하루 3만여 건’은 설비의 최대 처리 능력일 뿐, 실제 확보된 주문량이 아니다. 현재까지 롯데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초기 주문량, 손익분기점 달성에 필요한 일평균 주문 건수, 건당 물류·처리 원가 등 핵심 수익성 지표를 확인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이번 부산 센터에서 얼마나 빠르게 실제 물량을 확보하고 건당 처리 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입증하느냐가 고양 센터의 가동 일정은 물론, 남은 4곳의 투자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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