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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6 (일)

[이슈체크] 매교 이어 디에이치방배도…잔금대출 재개, 은행들 '총량 배분' 딜레마

집단대출 4개월 연속 증가…7월에만 6531억원 늘어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속속 합류…분양가·감정가 적용 놓고 차이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한동안 막혀 있던 대규모 입주 단지의 잔금대출에 다시 자금이 공급되고 있다.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에 5대 은행이 총 5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다음 차례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우선 한도를 잡으면서 현재까지 3000억원 규모의 잔금대출 공급 계획이 마련됐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취급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잔금대출의 전면적인 정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여력 안에서 사업장별로 공급 규모를 정해야 하고, 입주 단지의 규모와 담보가치에 따라 필요한 대출액도 크게 달라진다.

 

◇ 매교역 5000억 이어 방배 3000억…대단지 한도 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디에이치방배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잔금대출 사전 상담에 들어갔다. 우선 배정한 한도는 1000억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000억원 안팎의 한도를 배정하기로 했다. 앞서 매교역 팰루시드에 5대 은행이 은행별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대규모 입주 사업장에 다시 공동으로 대출 여력을 투입하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이르면 오는 13일부터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취급을 위한 한도를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공급 규모를 들여다보고 있다.

 

집단대출은 입주 일정이 정해진 사업장에서 특정 시기에 수요가 집중된다. 대형 단지는 한 사업장의 대출 실행액만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어 은행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처럼 월별 취급액을 미세하게 조정하기 어렵다.

 

은행들은 입주가 임박한 단지를 중심으로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하되, 가계대출 총량을 고려해 공급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집단대출 넉 달째 증가…3월 저점 이후 2조2649억원 불어

 

게다가 공급 여력이 넉넉한 상황도 아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7월 말 집단대출 잔액은 148조2426억원으로 전월보다 6531억원 증가했다.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145조9777억원까지 줄었다가 4월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증가액은 4월 2201억원, 5월 5311억원, 6월 8606억원, 7월 6531억원이다. 넉 달간 누적 증가액은 2조2649억원이다.

 

과거 분양된 단지들이 잇따라 입주 시기를 맞으면서 중도금과 잔금대출 실행이 겹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한 달 새 4조183억원 증가했다.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증가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동안 2조7955억원 늘었고 신용대출도 1조829억원 증가했다. 이미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단지의 입주까지 잇따르면서 은행들의 집단대출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공급…은행별 산정 기준은 달라

 

디에이치방배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단지에 얼마의 총한도를 배정할 것인지뿐 아니라 개별 차주의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기준도 은행마다 달라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분양가의 60%와 감정가의 50%를 각각 계산한 뒤 이 가운데 낮은 금액을 대출 한도로 적용하기로 했다.

 

반면 다른 은행들은 감정가를 중심으로 한도를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 역시 감정가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과 사업장 배정 규모 등을 고려해 최종 기준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디에이치방배는 분양 이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담보가치를 어느 수준으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대출 가능액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최고 22억4000만원이었지만 최근 입주권 거래가격은 30억원 후반대까지 올라왔다. 대출 규제는 현행 규제지역 기준이 아닌 분양 당시 적용받던 기준에 따라 산정된다.

 

감정가를 높게 인정하면 한 차주가 받을 수 있는 잔금대출 규모는 커진다. 그러나 은행이 해당 단지에 사용할 수 있는 총한도가 정해져 있다면 차주당 대출액이 커질수록 같은 한도로 지원할 수 있는 가구 수는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분양가를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한도를 산정하면 더 많은 차주에게 대출을 공급할 수 있지만, 자기자금이 부족한 입주 예정자는 잔금을 채우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담보가치 산정 방식이 은행의 건전성 판단을 넘어 제한된 대출 재원을 입주자 사이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의 문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 잔금대출 재개에도 총량은 그대로…은행 셈법 복잡

 

금융당국도 잔금대출의 원활한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 특정 단지에 대한 직접적인 한도 배정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디에이치방배와 관련해 분양가를 적용하도록 하거나 은행별 한도를 정하고 특정 단지를 별도로 지원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린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들이 실수요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체적으로 적정 수준의 잔금대출을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 이전에 분양된 입주 예정 사업장의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별도로 취급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하반기 잔금대출 수요는 약 7만세대, 26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다만 여기에는 기존 중도금대출 상환분 등이 포함돼 있어 26조원이 그대로 가계대출 순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대규모 단지 입주가 이어지면 매교역 팰루시드나 디에이치방배와 같은 개별 사업장 대응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집단대출 잔액은 이미 4개월 연속 늘고 있다. 잔금대출 창구를 다시 열더라도 은행별 한도가 무제한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하반기에는 규제 완화 여부보다 제한된 총량을 어떤 단지와 차주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의 더 직접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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