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현행 ISA의 혜택 축소 방안도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납입한도 이월 폐지와 계약기간 제한을 두고 투자자 반발이 이어진 만큼 기존 제도를 유지하거나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세부 보완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가입자의 혜택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다는 방향 아래 당초 세제개편안에서 축소한 내용을 어느 수준까지 되돌릴지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도 이월·계약기간 손질에 반발 집중
논란이 집중된 부분은 납입한도 이월과 계약기간이다. 현행 ISA는 연간 2000만원 납입한도를 채우지 못하면 남은 금액을 이후 연도로 넘길 수 있고, 의무가입기간 3년이 지난 뒤에도 계약을 연장해 계좌를 계속 운용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 자산 투자에 세제 혜택을 집중한 ‘생산적금융 ISA’ 신설과 함께 현행 ISA의 운용 방식을 손질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제개편안은 이월 제도를 없애고 ISA의 계약기간도 최초 3년 이후 최대 5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과세 한도와 총 납입한도 1억원 등은 유지했지만, 장기간 계좌를 유지하거나 소득 여건에 따라 납입시기를 조절해온 투자자들 사이에서 운용상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매년 일정 금액을 납입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사회초년생에게 한도 이월 폐지가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계약기간 제한 역시 장기간 손익을 통산하고 과세 시점을 늦출 수 있었던 기존 ISA의 장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설 예정인 생산적금융 ISA의 투자 대상이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등 국내 자산 중심으로 설계된 점도 논란을 키웠다. 국내 증시에 상장됐더라도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여서 투자자의 선택 폭을 과도하게 좁힐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ISA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관계부처는 개편안의 보완 가능성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여당에서도 기존 ISA를 축소하기보다 현행 체계를 유지하면서 생산적금융 ISA를 별도의 선택지로 두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존 ISA를 굳이 손댈 필요가 없다며 생산적금융 ISA를 추가적인 선택 상품으로 설계하는 방향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 검토도 현행 ISA의 기존 기능은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 생산적금융 ISA를 별도 상품으로 병행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설계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현행 ISA 역시 계약을 연장할 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여부 등 가입 자격을 다시 확인하도록 돼 있는 만큼, 장기간 계좌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세 형평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도 검토 대상이다.
재경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ISA 보완 방향을 정리할 예정이다. 기존 가입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현행 ISA의 혜택과 생산적금융 ISA의 설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최종 보완안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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