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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금)

‘지방이전 반대’ 국책은행 3사 뭉쳤다…금융권 반발 확산

산은·기은·수은 첫 공동집회…예보·농협·무보도 반대 행보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금융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공동 집회에 나서는 가운데 예금보험공사와 농협중앙회 등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지부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지방 이전을 쟁점으로 3개 국책은행 노조가 공동 집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측은 국책은행 임직원 약 2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 노조는 전날 발표한 공동 입장을 통해 국책은행을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전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금융기관의 경우 기업과 금융회사, 금융당국 등 업무 연계 대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본점 이전이 업무 수행 효율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책금융이 기업 투자와 수출, 중소기업 자금 공급 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기관별 기능과 산업적 특성을 별도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홍콩·런던·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도시가 금융회사와 관련 기관의 집적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금융기관을 여러 지역으로 나눠 이전할 경우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성과를 먼저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노조는 기존 이전 정책의 인구 분산 효과 등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이전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현재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으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치 희망 기관으로 이들 은행을 잇달아 거론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주요 후보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전 논의가 상대적으로 먼저 시작된 기관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부산 이전이 추진돼 2023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제 이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역시 부산과 대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대상에 이름을 올려왔다. 향후 정부가 기관별 기능과 지역 산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이전안을 마련할 경우 여러 지역에 나눠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처럼 기관을 넓게 분산하기보다 연관 기관을 특정 지역에 모아 이전 효과를 높이는 방향도 언급했다.

 

정부의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선정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금융권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부가 이르면 8~9월 전후 2차 공공기관 이전의 기본 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발 움직임은 국책은행 밖으로도 번지는 중이다.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이날 지방 이전 문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연다. 예금보험제도와 금융안정 기능의 특성상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등 관련 기관과의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중심으로 이전 필요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노조도 정책금융기관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역보험공사가 시중은행과 글로벌 금융기관, 수출기업 등과 연계해 보험·보증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관련 금융·산업 생태계와의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농협중앙회를 둘러싼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이전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자 NH농협지부는 지난달 서울 광화문에서 본사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일각에서는 전남 나주 등이 이전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금융 공공기관 유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공공기관 이전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을 금융 분야 주요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자리한 전북도 역시 금융산업과 농생명 산업을 중심으로 추가 공공기관 유치에 나섰다.

 

정부의 이전 기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융기관 노조의 반발과 지방자치단체의 유치전은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이전 대상과 지역이 윤곽을 드러내기 전부터 금융 공공기관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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