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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3 (일)

한화-KAI 기업결합 반대 나선 KAI 노조…재계, 공정위 결정에 촉각

KAI 노조 "공정위, 한화-KAI 기업결합 불허해야…기업결합시 경쟁제한 및 영업비밀 노출 우려"
재계 "한화-KAI, 우주 및 위성사업 경쟁 관계로 수평 결합 요인 존재…공정위 정밀 심사할 것"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노조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화그룹과 KAI 간 기업결합을 불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10일 한화시스템은 최근 1개월 동안 KAI 지분 3.45%를 장내 매입한 결과 보유 지분율이 4.98%로 변동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인해 현재까지 한화그룹이 보유한 KAI 지분율은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총 15.89%로 집계됐다.

 

12일 KAI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공급업체에 속한 한화그룹이 고객사인 KAI의 주요 주주가 돼 경영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KAI가 향후 가격·성능 등을 기준으로 공급업체를 독립적으로 선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급업체이자 우주사업 경쟁업체인 한화그룹이 KAI 경영에 참여할 경우 복합적인 경쟁 제한 우려가 발생해 KAI의 구매 의사결정이 한화 계열사 제품의 우선 채택으로 훼손될 수 도 있다”며 “공정위는 한화그룹의 KAI 경영참여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 노조는 양사간 기업결합 이후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해 과거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제기됐던 경쟁제한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문제삼았다.

 

KAI 노조는 “올해 2월 한화그룹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KAI와의 경쟁 상황을 직접 인정한 바 있다”며 “경쟁사인 한화그룹이 KAI 주요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면 입찰가격, 원가, 기술개발 전략 등 핵심 영업비밀이 고스란히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2023년 한화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기업결합은 단순 수직적 공급관계였음에도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했다”며 “한화그룹과 KAI는 공급관계 및 경쟁관계가 동시에 엮인만큼 이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5월 1일 공정위는 전원회의 의결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 5곳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당시 공정위는 시장 내 경쟁제한을 우려해 ▲함정 부품 견적가의 차별적 제공 행위 금지 ▲경쟁사의 기술정보 요청에 대한 부당한 거절 금지 ▲경쟁사 영업비밀의 한화그룹 계열사 제공 금지 등 3개의 행태적 시정조치를 3년간 준수하는 내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공정위는 올해 4월 15일 심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행태적 시정조치 이행 기간을 오는 2029년 5월 2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공정위에 따르면 2023~2025년 동안 한화오션은 수상함 시장 점유율 67.3%, 잠수함 시장 64.8%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전 한화오션의 수상함 시장점유율은 25.4%(2위) 수준이었다.

 

이와함께 함정 부품 10개 시장 중 8개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는 한화시스템이 독점이거나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의 행태적 시정조치 이행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건이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한편 KAI 노조는 공정위가 한화그룹과 KAI간 기업결합을 승인할 경우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AI 노조는 “공정위는 국가 전략산업인 항공우주 분야의 독립적인 경쟁 질서를 위해 이번 기업결합은 불허해야 한다”면서 “만약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을 할 경우 전면적인 대정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화그룹-KAI간 기업결합에 대한 재계 전망은?

 

한화그룹이 KAI 경영 참여를 위한 기업결합을 추진한 상황에서 KAI 노조가 즉각 반발하자 재계 및 업계의 이목은 향후 공정위 결정에 쏠리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기본 30일이며 필요시 최대 90일까지 추가 연장해 총 120일까지 심사할 수 있다. 단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보완하는 자료보정기간은 심사기간에서 산입되지 않기에 이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심사유형은 간이심사와 일반심사로 분류하는데 간이심사는 계열사간 합병, 지배력 미형성, 경영목적이 아닌 단순 투자 등 경쟁제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결합건에 대해 사실관계, 신고내용만 간략히 확인 후 신속 처리한다.

 

또 일반심사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기업결합건에 대해 관련 시장 획정, 시장현황, 경쟁제한 효과 등을 면밀히 분석 후 처리하게 된다.

 

공정위는 심사 결과 경쟁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결합은 불허하거나(결합 금지), 일정한 시정조치를 부과하면서 승인(조건부 승인)할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개된 지분구조와 공정위가 결정한 과거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간 기업결합 심사 사례를 비춰 볼때 ‘불허’보다는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공정위는 통상 동일 시장의 1·2위가 합쳐지는 수평결합보다 ‘공급자-구매자’가 결합하는 수직결합에서는 경쟁제한 우려를 시정조치로 해소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번 기업결합건은 우주·위성사업에서 한화시스템과 KAI가 직접 경쟁한다는 수평결합 요소까지 있다는 점 때문에 공정위 심사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엄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화그룹과 KAI는 우주·위성사업에서는 경쟁관계에 있어 수평 혹은 잠재적 수평결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때문에 간이심사보다는 일반심사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공정위는 시장획정, 시장상황, 경쟁제한 효과 등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당장 기업결합 결과보다는 추후 발생할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일단 한화그룹이 KAI 지분 15.89%를 보유했다해도 수출입은행이 KAI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따라서 이번 공정위 심사를 통과한다고 해서 한화그룹이 KAI 인수를 완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뒤이어 “한화그룹이 KAI의 실질적 경영권 인수를 위해선 수출입은행이 가진 지분을 추가 인수해야만 한다”며 “현행 방위사업법은 방산업체의 매매·인수합병 등으로 경영상 지배권을 취득할 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방산업체 지정도 산업부 장관이 방위사업청장과 협의하는 구조다. 즉 향후 정부가 KAI를 대상으로 사실상 공기업적 지배구조를 유지할지, 민간에 수출입은행의 보유지분을 매각할지 등 정책적 판단에 따라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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