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임광현 국세청장이 16일 최근 개편 도마 위에 오른 가업상속공제에 대해 “현행 제도엔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다”며 “실제 통계를 보면, 2018년에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108건 중 65건, 무려 60%가 사후관리 기간 5년이 끝난 2024년~2025년에 바로 고용을 줄이거나 휴·폐업했다”고 말했다.
임 국세청장은 이날 자신의 엑스에 ‘ 업상속공제 개편, 진짜 가업은 확실히 챙기겠습니다’라는 글에서 “가업상속공제는 수십 년간 기업을 일궈온 경영자가 세상을 떠날 때, 그 기업이 상속세 부담에 흔들리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제도이자 직들의 일자리와 수십 년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지키자는 취지”라면서 ‘가업’의 정의 자체가 없어 각종 부작용이 남발됐다고 밝혔다.
임 국세청장은 기술이나 노하우 승계와는 관계없이 업종 코드와 10년 경영기간만 맞으면 공제를 내주다 보니 부동산 비중만 큰 업종도 요건만 갖추면 광범위하게 공제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고가의 대규모 토지 위에 베이커리카페를 열고, 10년만 버티다 자녀에게 넘기면 최대 300억원의 상속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편법승계 구조를 소개했다.
그 외에도 공제 혜택을 받은 반 이상의 기업이 사후관리기간 5년이라는 짧은 기간만 채우고 사업을 접거나 고용이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이달 초 공개한 세제개편안에서는 ‘가업’에 집중하기 위해 특허권·영업비밀·산업기술·숙련기술 등 실질적인 전문기술과 경영노하우를 보유한 기업만 인정하도록 한다.
업종도 기존 대분류 기준에서 세세분류 기준으로 바꿔 지원 타당성이 높은 업종만을 선별,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공제받을 만한 기업이 공제받을 수 있도록 바꾸도록 한다.
민간위원이 과반수인 심사위원회에서 가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실질 심사를 통해 공제 적용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심사절차를 도입했고, 공제대상 업종과 비공제대상 업종을 동시에 영위할 경우 주업종인 공제대상 업종 관련 자산만 공제하도록 변경한다.
선친의 경영기간은 10년에서 30년으로, 사후관리는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했다.
반면, ‘경영연수×20억원’ 방식으로 공제한도를 최대 1000억원으로 늘리고, 자녀 등 상속인이 승계의사가 없는 경우 제3자간 승계시에도 요건을 충족하면 세금혜택을 바꿀 수 있도록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임 국세청장은 이에 대해 “요건 대비 과도했던 공제를 제도 취지에 맞게 정상화하되, 진짜 승계가 필요한 정통장수‧우량기업은 더 두텁게 지원하는 구조”라며 “제도를 줄인 게 아니라, 전문기술·노하우 승계와 고용창출이라는 본래 목적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구조로 바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언론들은 공제 확대는 조금도 조명하지 않으면서 ‘가업’ 기준 명확화, 사후공제 강화에 대해 택시·버스 운송업·마트·병원·약국 등이 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제도가 유명무실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엑스에 가업상속공제 대상과 요건을 대폭 축소했다는 비판에 대해 “이런 업종에 수백억씩 상속세 감면을 계속하는 게 공정하겠느냐”며 “부당 감면 축소는 조세정상화의 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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