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가. 사실관계
피상속인이 2019. 10. 13.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었고, 원고(갑)를 포함한 상속인들은 상속재산 중 김포시 소재 토지를 보충적 평가방법인 개별공시지가에 의해 평가하여 2020. 4. 30. 상속세 4억원 상당을 신고·납부하였다.
이후 김포시 소재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어 2021. 2. 8.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는데, 관할 세무서장은 인천지방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사건 매매가액을 시가로 인정하여, 2022. 8. 8. 원고에게 가산세가 포함된 상속세를 추가 결정·고지하였다.
나. 원칙은 ‘시가주의’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1항은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이하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에 따른다"고 규정하여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시가를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정의하고,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개별공시지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산정하고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3항, 제61조 제1항 제1호). 즉 상증법상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여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의 시가인 것이다.
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그런데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은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이하 '평가기간') 이내의 매매·감정·수용·경매 또는 공매가 있는 경우 그 확인되는 가액을 시가로 인정하고 있고, 나아가 같은 항 단서는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 매매 등이 있거나, 평가기간 경과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기간 중 매매 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기준일부터 매매계약일까지의 기간 중에 주식발행회사의 경영상태, 시간의 경과 및 주위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매매가액을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즉 상속개시일이나 증여당시의 시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이내의 매매가액이 있거나,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매매가액을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시가로 본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상속개시일은 2019. 10. 13.이고, 매매계약일은 2020. 9. 24. 및 2021. 1. 15.로서 평가기간(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을 경과하였으나 법정결정기한 이내에 해당하므로,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정된 위 단서 조항에 따라 평가기간 경과 후의 매매가액을 시가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인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의 판단 기준 및 증명책임의 소재가 핵심 쟁점이 되었다.
라. 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두30615 판결의 내용
대법원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20. 2. 11. 대통령령 제30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고려 요소 중 하나로 ‘시간의 경과’를 명시적으로 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을 객관적 교환가치에 부합하도록 산정하기 위해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 중에 이루어진 매매 등 가액일지라도 소정의 요건하에 이를 시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인 가격변동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 대상에서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이례적이고 물리적 사유에 한정해서 볼 것이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 가격변동도 고려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대법원은 “나아가 부동산 매매거래가액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하는 경우, 평가기준일과 매매계약일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지는, 해당 매매거래가액이 평가기준일 당시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가격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토지의 분할·합병, 지목 또는 형질의 변경, 기존 건축물의 철거 또는 멸실, 건축물의 신축·개축·증축 등과 같은 대상 부동산의 법적·물리적 상태 또는 이용 상황의 변화, 용도지역·지구 변경, 공법상 제한의 설정·해제 등과 같은 규제 환경의 변화, 가격 형성의 기초가 되는 지역 환경의 변화 등을 비롯하여 평가기준일과 매매계약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 해당 기간 동안 개별공시지가 등 공시가격의 누적된 변동폭, 공시가격의 변동과 부동산의 실제 가치 변동의 부합성, 주변 토지 용도의 점진적 개선 정도, 대상 부동산이 속한 지역 또는 그 인근 부동산의 매매 등 가액 변동폭 등과 아울러 평가기준일 당시 대상 부동산이 속한 시장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평가기준일 시점에 실제 해당 매매거래가액에 따른 거래가 성립될 것으로 기대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지, 해당 매매거래가액을 평가기준일 당시의 시가로 인정할 경우 다른 동종·유사 자산의 가액과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 가격변동 관련 사정들을 포함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평가기준일과 매매계약일 사이의 기간에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에 유의미한 변동이 발생하였다고 인정된다면, 해당 매매거래가액은 평가기준일 당시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인정 시가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대법원은 “평가기준일과 매매계약일 사이의 기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과세관청이 이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과세관청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다.
마. 결론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시간 경과에 따른 가격변동을 포함한 일반적인 가격변동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를 판단하는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관할 세무서장)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상속개시일(2019. 10. 13.)과 매매계약일(2020. 9. 24., 2021. 1. 15.)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매매가액이 상속개시일 당시 이 사건 토지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과세관청이 평가기간 외의 매매가액을 시가로 인정하여 상속세를 추가 부과하려면, 단순히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실질적으로 증명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 가격변동을 포함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위 판결은 의미가 있다.
납세자의 경우에는 상속개시일과 매매계약일 사이의 기간 동안 지역 개발계획, 부동산 정책 변화, 인근 토지 공시지가 변동 등 가격변동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하는 전략을 짜야 할 것이고, 과세관청은 해당 기간 동안 인근 유사 토지의 거래 사례, 감정평가 결과 등을 통해 가격변동이 없었음을 종합적으로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현)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현)국세청 고문변호사
•(전)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전)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전)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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