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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4 (수)

[신간] 정종채 변호사, 26년 조세현장 경험 담은 《조세법 대계》 펴내

본문 2,000쪽에 조세총론·기업세제·상증세·국제조세까지…“후학 위한 조세법의 큰 저수지 되길”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세법은 법률가에게도, 회계·세무 전문가에게도 만만치 않은 영역이다. 법 조문과 판례를 이해해야 하는 동시에 회계의 기본 원리와 실제 과세행정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가 이처럼 복잡한 조세법의 전체 구조와 개별 쟁점을 한 권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한 《조세법 대계》를 더존테크윌에서 펴냈다.

 

책은 본문만 약 2,000쪽에 달한다. 조세총론을 시작으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부가가치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지방세법, 조세형사법, 국제조세법까지 모두 8개 파트로 구성했다.

 

단순히 주요 세목을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무조사와 납세자 권리보호, 조세불복과 행정소송, 국세징수, 기업 구조조정 과정의 세제, 글로벌 최저한세 등 실무에서 빈번하게 부딪히는 영역까지 폭넓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 “세법 전체 얼개 잡기 어려워”…26년 경험에서 시작된 문제의식

 

정 변호사가 조세법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재학 중 제41회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한 그는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세법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국세청 근무를 마친 뒤 회계사 학원을 찾아가 저녁마다 세법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다고 회고한다.

 

이후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로 옮긴 뒤에도 조세법은 쉽지 않은 분야였다고 한다. 수많은 판례와 조세심판결정례, 국세청 유권해석을 검토했지만 개별 세법 규정을 넘어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저자의 말에서 “세법은 워낙 방대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조망하기도 어렵고 세부적으로 이해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적인 회계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변호사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고, 회계사나 세무사 역시 기본적인 법 해석론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 변호사는 경영학 석사 과정을 통해 회계학을 공부하고 조세 실무를 오랫동안 담당해왔지만, 자신 역시 조세법의 전체적인 체계를 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기존 교과서나 실무서의 내용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조세법의 체계를 다시 세워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 조세불복부터 구조조정·상증세 절세 쟁점까지

 

책의 구성에서도 이 같은 성격이 드러난다.

 

첫 번째 파트인 조세총론에서는 조세의 기본 개념과 세법 적용 원칙, 국세기본법을 다룬다. 과세요건과 납세의무의 성립·확정·소멸뿐 아니라 세무조사와 납세자 권리보호를 함께 설명한다.

 

특히 조세불복 분야에서는 조세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처분성, 소송물, 청구인·피청구인 적격, 집행정지, 조세헌법소송 등에 이르기까지 조세쟁송 절차를 세분화했다.

 

법인세법 파트에서는 익금과 손금, 부당행위계산부인 등 기본적인 법인세 쟁점과 함께 합병·분할·현물출자·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제를 별도 장으로 구성했다.

 

연결납세제도, 동업기업 과세특례,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등 기업 실무에서 활용되는 제도들도 포함했다.

 

소득세법에서는 종합소득 과세체계를 비롯해 양도소득세의 비과세·감면, 취득·양도시기, 국외자산 양도, 부당행위계산부인과 원천징수 등을 정리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재산과 증여재산의 범위, 재산평가, 신고와 경정청구 등을 설명하는 한편 별도로 ‘상속세·증여세를 줄이는 꿀팁 45개’를 담아 실무 활용도를 높였다.

 

부가가치세법과 지방세법은 과세거래, 영세율·면세, 취득세·등록면허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을 다루며, 조세형사법에서는 조세범처벌절차법과 조세범처벌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범죄까지 살펴본다.

 

국제조세법에서는 이전가격세제와 외국법인·비거주자 과세, 과소자본세제,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합산과세(CFC), 해외자산 신고에 더해 최근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글로벌 최저한세도 포함했다.

 

◇ 2025년 1월 집필 시작…“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 4시까지”

 

《조세법 대계》의 집필은 2025년 1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 변호사는 그동안 강의를 위해 만들어 둔 강의록과 개인 메모, 수집해 둔 논문·판례, 직접 작성한 기고문을 다시 정리했다. 여기에 국내 조세법 연구자와 실무가들의 기존 저서와 논문을 참고해 내용을 보완했다.

 

본업인 변호사 업무와 집필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사실상 매일 새벽까지 작업을 이어갔다.

 

정 변호사는 “교과서를 쓰는 일이 처음에는 벅차고 고됐지만 작업을 할수록 점점 빠져들었다”며 “어느 순간부터는 지적 도파민이 넘쳐 저술을 멈출 수 없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난해 집필 기간을 “인생에서 최고의 지적 희열을 맛본 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책 제목을 《조세법 대계》라고 정한 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기존 조세법 교과서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개별 세법의 쟁점까지 가능한 한 많이 담고자 했으며, 조세법을 공부하거나 연구하는 이들이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는 자료집 역할까지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 국세청 사무관에서 조세 전문 변호사로

 

정 변호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ejong-Syracuse M.B.A 과정을 거쳐 미국 New York University(NYU) School of Law에서 LL.M. 과정을 마쳤다.

 

제41회 행정고시 재경직과 제42회 사법시험에 각각 합격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도 취득했다.

 

국세청 징세과 사무관과 제주세무서 납세지원과장을 거쳐 법무법인 태평양과 법무법인 세종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와 한국하도급법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중부지방국세청 법률고문과 국세청 국제조세전문가위원, 상속세 및 증여세 개정위원 등을 지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 협약평가위원, 내부거래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대형 로펌 파트너에서 부티크 로펌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사건기록과 증거를 직접 살피고 서면 초안을 직접 작성하는 원칙을 유지해왔다.

 

정 변호사는 “변호사가 직접 초안을 쓰지 않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법률가로서의 칼날은 무뎌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 로펌에서 후배 변호사들의 초안을 검토하는 역할을 하던 시기를 지나 다시 일선에서 직접 사건을 다루면서 오히려 법률가로서의 감각이 더욱 날카로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장 경험 역시 이번 책 곳곳에 반영됐다.

 

저서로는 《내부거래 해설과 쟁점》, 《하도급법 해설과 쟁점》, 《하도급법 판례와 실무》 등이 있다.

 

정 변호사는 “조세법을 연구하거나 실무에서 다루는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 국세청 직원 등 전문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후학들이 조세법을 연구할 때 필요한 내용을 끌어다 쓸 수 있는 ‘큰 저수지’ 같은 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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