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4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금융권 노사 간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데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으로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가능성까지 다시 부각되면서 갈등 요인이 늘어난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금융노동자 총파업’ 집회를 연다. 집회 신고 인원은 3만명이며 금융노조는 실제 참여 인원을 2만명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서 금융노조가 내건 주요 요구는 주 4.5일제 도입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과 실질임금 인상, 금융기관 지방 이전 중단 등이다.
임금 협상에서는 노사 간 격차가 여전히 크다. 금융노조는 당초 8%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한 뒤 요구 수준을 6%로 낮췄지만 사측은 2.5%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더해지면서 금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파업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부는 전날 2차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방향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잔류 필요성을 다시 검토하고, 이전 대상과 지역을 올해 4분기까지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개별 금융기관의 이전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금융노조는 금융기관 이전을 결정하기에 앞서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와 부작용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업은 금융회사와 정책금융기관, 감독기관, 전문인력 간 연계가 중요한 만큼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으로 이전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노조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전날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9·4 1차 총파업 기자회견’에서 “금융은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감독기관, 전문인력이 가까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빠르게 판단하는 집적과 협업이 중요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을 비롯한 금융기관을 흩어놓는 것이 과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먼저 1차 이전의 결과를 제대로 검증하고 금융산업과 국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따져본 뒤 당사자와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정부의 전날 발표에 개별 금융기관 이전 계획이 담기지 않았더라도 기존 반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이전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정부의 후속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에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파업에는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국책은행 노조원들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노조도 총파업에 참여하지만 영업 현장의 대규모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 절차를 밟았다. 전체 조합원 8만7287명 가운데 6만8878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참여자 기준 찬성률은 96.05%였다.
금융노조가 금융기관 지방 이전 반대를 총파업 요구사항에 포함시키면서 향후 노사 교섭과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맞물릴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가 올해 4분기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배치 지역을 확정할 예정인 만큼 금융기관의 포함 여부가 추가 갈등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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