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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0 (토)

[이봉구의 세무맛집] 상속세 아끼려다 증여세까지 낸다…상속·증여세 5가지 착각

국세청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로 본 절세의 함정과 실무 대응

(조세금융신문=이봉구 세무사) 

 

1 핵심 결론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세를 줄이겠다고 무작정 재산을 미리 나눠주는 것은 좋은 절세전략이 아니다.

생활비라는 이름으로 자녀에게 돈을 보내거나, 가족끼리 차용증을 작성해 목돈을 빌려주고, 결혼 축의금을 자녀의 주택 구입자금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사실관계에 따라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임종이 가까워진 시점에 재산을 증여하거나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다고 해서 해당 재산이 곧바로 상속세 과세대상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국세청은 2026년 5월 31일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을 통해 생활비 송금, 무이자 차용, 축의금, 사전증여, 현금 인출 등 국민들이 자주 오해하는 상속·증여세 사례를 짚었다.

좋은 절세전략은 ‘세금을 안 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재산을 이전할 것인지 장기간에 걸쳐 설계하는 것이다.

 

2 배경 설명 — 살아 있을 때 미리 나눠주면 상속세가 줄어들까

얼마 전 70대 자산가 A씨가 자녀들과 함께 상담실을 찾았다. A씨는 아파트와 상가, 금융재산 등을 합해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건강이 예전 같지 않자 자녀들의 가장 큰 걱정은 상속세였다. 가족회의 끝에 나름의 ‘절세대책’도 세웠다.

 

아들에게는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상당한 돈을 보내고, 목돈은 차용증을 작성해 빌려주기로 했다. 결혼을 앞둔 딸에게는 축의금을 모아 신혼집 마련에 사용하도록 하고, 일부 재산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증여하는 방안도 생각했다.

 

가족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살아 계실 때 미리 나눠주면 나중에 상속재산이 줄어드니 상속세도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나 상속·증여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잘못된 사전증여는 상속세를 줄이기는커녕 증여세를 먼저 부담한 뒤 나중에 상속세 계산에도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세청이 별도로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이라는 자료를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짧고 단순한 ‘절세 방법’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세법 적용은 가족관계, 재산 규모, 자금의 사용처와 이전 시점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주요 쟁점 — 국세청이 짚은 상속·증여세 5가지 착각

첫째, 임종 직전 증여하면 상속재산에서 빠진다는 생각이다.

A씨 가족은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자 “지금이라도 재산을 자녀들에게 넘기면 상속재산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피상속인이 생전에 일정 기간 내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를 계산할 때 다시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될 수 있다. 사망 직전에 재산을 자녀에게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세 과세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사전증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증여 대상과 시기, 재산의 종류,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 등을 검토한다면 사전증여는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전 전략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사망 직전에 주면 상속세가 줄어든다’는 식의 단순한 판단이다.

 

둘째, 자녀에게 생활비라고 송금하면 모두 비과세라는 생각이다.

A씨가 경제적으로 독립한 아들에게 매달 수백만원씩 보내면서 이체할 때마다 통장 적요에 ‘생활비’라고 표시했다고 가정해 보자.

 

세법은 통장에 적힌 세 글자만 보지 않는다. 실제로 그 돈이 생활비로 사용됐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 자녀에게 거액을 지속적으로 송금하거나, 자녀가 받은 돈을 소비하지 않고 예금·주식·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한다면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세금은 돈에 붙인 이름보다 실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본다.

 

셋째, 가족끼리 차용증만 작성하면 증여세가 없다는 생각이다.

부모가 아들에게 아파트 구입자금 2억원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해보자. 가족들은 “차용증까지 썼으니 증여가 아니라 빌려준 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차용증 한 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 금전대차라면 차용금액과 이자, 상환기간 등을 정하고 약정에 따라 실제로 이자를 지급하거나 원금을 상환하는 등 객관적인 거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빌린 자녀에게 실제 상환능력이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가족 간 거래일수록 서류의 형식보다 실제 거래 내용이 중요하다.

 

넷째, 결혼 축의금은 모두 자녀의 돈이라는 생각이다.

A씨 딸의 결혼식에 많은 축의금이 들어왔다. 딸이 이를 모두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해 신혼집 마련에 사용했다면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혼식에서 받은 축의금이라고 해서 모두 신랑·신부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의 친지나 직장동료, 거래처 관계자 등이 부모와의 관계 때문에 낸 축의금이라면 부모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 판단될 수 있다. 이런 돈을 자녀가 주택 구입 등에 사용하면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결혼을 앞두고 거액의 축의금이 예상된다면 모든 돈을 한 계좌에 섞어 사용하는 것보다 축의금의 실질적인 귀속관계를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섯째, 상속 직전 현금을 인출하면 상속재산에서 빠진다는 생각이다.

A씨가 사망하기 몇 달 전 통장에서 5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했다고 가정해 보자.

 

자녀 입장에서는 “통장에 돈이 없으니 금융재산으로 잡히지 않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히 위험한 판단이다. 상속개시 전 일정 기간 내에 피상속인의 재산이 처분되거나 예금이 인출됐는데 그 사용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해당 금액이 상속재산으로 추정될 수 있다.

 

따라서 상속을 앞두고 거액을 인출하거나 재산을 처분했다면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증빙을 반드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4 한눈에 보는 5가지 오해와 진실

 

① 생활비로 표시해 송금하면 무조건 비과세다

→ 실제 생활비로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받은 돈이 예금·주식·부동산 취득자금 등으로 전환되면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② 임종 직전 증여하면 상속재산에서 빠진다

→ 일정 기간 내 이루어진 사전증여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다시 가산될 수 있다.

③ 가족 간 차용증만 작성하면 증여가 아니다

→ 실제 이자 지급과 원금 상환 등 객관적인 거래 흔적이 없다면 증여로 판단될 수 있다.

④ 결혼 축의금은 모두 자녀의 재산이다

→ 축의금의 실질적인 귀속관계가 중요하다. 부모에게 귀속되는 축의금을 자녀가 사용하면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⑤ 상속 전에 현금을 인출하면 상속재산에서 빠진다

→ 사용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일정 요건 아래 상속재산으로 추정될 수 있다.

 

5 실무상 유의사항 — 상속세 절세는 ‘얼마나 빨리’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30년 가까이 세무공무원과 세무사로서 세무조사와 재산제세 업무를 접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상속세 상담에서 가장 위험한 말 가운데 하나는 이런 말이다.

“누가 이렇게 하면 세금이 안 나온다고 하더라.”

 

상속·증여세는 가족관계와 재산 규모, 증여 시점, 재산의 종류,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사전증여는 증여하는 시점의 세금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향후 상속이 발생했을 때 해당 증여재산이 상속세와 어떤 관계를 갖게 되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되는 사전증여재산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 아래 이미 부담한 증여세액을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하는 제도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속세와 증여세를 각각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자산 이전 과정으로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부모가 건강할 때 가족의 자산을 한 번 정리하고, 5년 뒤와 10년 뒤까지 내다보면서 증여와 상속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동산처럼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큰 자산은 언제 증여하느냐에 따라 향후 세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무 체크리스트

① 사전증여는 시기·대상·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했는가.

② 가족 간 자금이체나 차용은 실제 사용처와 이자 지급·원금 상환 흔적을 남겼는가.

③ 결혼 축의금과 부조금은 누구에게 귀속되는 돈인지 구분해 관리했는가.

④ 상속이 임박한 시기의 현금 인출이나 재산 처분은 사용처를 설명할 증빙을 갖추고 있는가.

⑤ 단기적인 세금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5년·10년 단위의 자산이전 계획을 세워 두었는가.

 

6 결론 및 실행 제안

상속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만 상속세 절세는 그날 시작해서는 늦다.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사망 직전에 재산을 나눠주고, 생활비나 차용금이라는 이름으로 자녀에게 돈을 보내고, 거액의 현금을 미리 인출해 두는 방식은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증여세와 상속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세금은 돈에 붙인 이름보다 실제 자금의 출처와 귀속, 사용처를 본다. 국세청이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이라는 자료를 별도로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금에서는 짧고 자극적인 ‘절세 꿀팁’보다 정확한 사실관계와 장기적인 계획이 훨씬 중요하다. 좋은 상속세 절세전략은 ‘세금을 안 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재산을 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이전할지를 미리 결정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여세와 향후 상속세까지 함께 계산하는 것이다. 상속세를 아끼려다 증여세까지 부담하는 가장 큰 실수는 세금을 줄이려고 한 것 자체가 아니다. 충분한 검토 없이 너무 늦게 움직이는 것이다.

 

 

[프로필] 이봉구 세무사

•(현) 세무법인 석성 경기북부지사 대표

•(현) 한국세무사회 연수원교수(세무조사과목)

•(전) 국세청 19년 근무

•세무조사·상속세·증여세·가업승계·조세불복 전문

•유튜브: 세무사이봉구 / 세무조사 5분 특강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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