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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목)

경찰이 사기 혐의 적어줬는데…기업은행, 대출사기 인지 뒤 19억 또 내줘

경찰 수사 착수 후 자체점검 두 차례 ‘특이사항 없음’…사고액 182억원으로 확대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IBK기업은행의 부동산 대출사기 대응 과정에서 사고 인지부터 자체 점검, 추가 여신 차단까지 내부통제가 잇따라 작동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관련 대출의 이상 징후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금융당국에 사고를 보고한 이후에는 같은 유형으로 의심되는 19억원 규모의 대출까지 추가로 실행됐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9월 24일 기업은행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송했다.

 

영장에는 시행사와 브로커 등이 명의상 수분양자를 내세우고 허위 분양계약서와 계약금 납부자료 등을 제출해 기업은행에서 9억6500만원을 대출받았다는 혐의가 담겼다.

 

기업은행은 이튿날인 9월 25일 영장을 접수했지만 이를 금융사고로 분류하지 않았다. 사고 관련 내용을 확인한 시점은 일주일 뒤인 10월 2일이다. 금감원이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과 영장 접수 사실을 파악했다.

 

기업은행은 이후 같은 달 10일 해당 건을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금감원에 보고했다.

 

경찰의 두 번째 압수수색 영장도 내부 전달이 지연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10일 두 번째 영장을 접수했지만 본부에 관련 내용이 전달된 것은 같은 달 17일이었다.

 

사고 인지 이후 진행한 자체 검사에서도 관련 대출의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은행 검사부는 164억8900만원 규모의 관련 대출을 대상으로 여신심사와 담보평가, 제출서류, 자금 흐름 등을 두 차례 점검했으나 모두 ‘특이사항 없음’으로 판단했다.

 

점검 대상에는 동일 건물 내 여러 호실을 담보로 각각 다른 차주에게 실행된 대출을 비롯해 제3자로부터 자금이 유입된 사례, 일부 차주와 관계기업·실질 지배자 사이의 연계 정황이 확인된 건도 포함됐다.

 

또한 기업은행은 금융사고를 금감원에 보고한 이후에도 관련 대출을 추가로 취급했다.

 

지난해 10월 24일 경기 남양주의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19억원 규모의 시설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해당 대출은 본부 심사를 거쳤지만 이후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고, 연체가 발생하면서 19억원 전액이 사고 관련 금액에 반영됐다.

 

경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기업은행이 파악한 사고 금액은 증가했다.

 

최초 보고 당시 1개 차주, 1건에 대해 9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던 사고 금액은 올해 6월 47억8500만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 8월 182억2100만원까지 확대됐다.

 

관련 대출은 차주 12명에 대한 14건으로, 전체 실행액은 244억6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담보 매각 등을 통해 62억3900만원을 회수했고, 미회수 잔액은 182억2100만원이다. 기업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10억9800만원이며 최종 손실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시행사와 브로커 등이 명의상 수분양자를 내세워 수도권 상업용 부동산을 분양받은 것처럼 꾸민 뒤 허위 분양계약서와 계약금 납부자료 등을 이용해 대출을 받은 이른바 ‘작업 대출’ 사건의 일부다.

 

같은 유형으로 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 확인된 금융사고는 모두 136건, 1091억1000만원 규모다. 은행별 사고 금액은 기업은행이 182억21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73억4000만원, 우리은행 98억7000만원, KB국민은행 35억8000만원 순이었다.

 

신 의원은 “기업은행은 경찰이 구체적인 사기 혐의와 대출 금액까지 적시한 영장을 보냈는데도 모르다가 금감원이 영장 접수 사실을 알려준 뒤에야 겨우 사고를 인지했다”며 “사고 인지 후에도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찾아내지 못하고 대출을 또 해주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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