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들 3곳을 제외한 22개구가 모두 오르면서 서울 전체 집값을 끌어올렸다.
특히 강북·도봉·성북·중랑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았던 지역에서 높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이 조정을 받는 사이 그동안 덜 올랐던 지역의 가격이 따라가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상승률은 전주 0.22%보다 0.02%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첫째 주 0.26%에서 둘째 주 0.21%, 셋째 주 0.22%, 넷째 주 0.29%로 확대됐다가 8월 마지막 주 0.22%, 9월 첫째 주 0.20%를 기록했다. 주마다 상승폭은 오르내리고 있지만 집값 자체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강남3구와 나머지 지역의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5% 떨어졌다. 지난주 -0.41%보다 낙폭은 다소 줄었다. 반면 서초구는 -0.23%에서 -0.30%로 하락폭이 확대됐고, 지난주 0.01% 상승했던 송파구도 이번 주 -0.02%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강남3구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들 지역이 포함된 동남권 역시 -0.12%에서 -0.13%로 하락폭이 소폭 커졌다.
반면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22개 자치구에서는 모두 아파트값이 올랐다. 강북구가 0.46%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도봉구와 서대문구가 각각 0.43%, 성북구 0.42%, 관악구 0.41%, 중랑구 0.40%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지역에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거래됐지만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을 보면 서울 내부의 가격 흐름은 더욱 선명하게 갈린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7.77%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9.77%, 서남권 9.07%, 서북권 8.98% 오른 반면 강남·서초·송파·강동이 포함된 동남권은 3.6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올해 들어 13.52%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구로구 11.06%, 강서구 11.01%, 서대문구 10.93%, 관악구 10.40%, 노원구 10.39%, 동대문구 10.19%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구는 1.08%, 서초구는 2.3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송파구도 5.60%로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강남권의 단기 조정과 별개로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지역의 가격이 뒤따라 상승하면서 서울 전체 가격 수준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 정도"라며 "강남을 제외한 지역은 계속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최근 서울 집값 흐름을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지역이 따라가는 '키 맞추기' 현상으로 진단했다. 그는 "서울 평균 집값이 9억원대였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당시에도 집값이 비싸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셋값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9%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노원구(0.38%)와 중랑구(0.37%), 성동·강북구(각 0.31%)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서초구(-0.21%)와 강남구(-0.03%)는 하락했다.
매매와 전세 모두 서울 전체 상승폭은 전주보다 둔화됐다. 다만 강남권의 가격 조정과 달리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상승폭 둔화만으로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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