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24일 오전 동원F&B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동원F&B는 가공식품사업을 담당하는 동원그룹의 주력계열사다. 2000년 동원그룹의 중추인 동원산업에서 식품사업본부를 분할해 설립됐다.
서울청 조사4국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동원F&B 본사에 조사반원을 파견해 회계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청 조사4국은 횡령, 탈세, 비자금 조성 등 관련 구체적 사실이 드러날 경우 동원하는 부서로 비정기 세무조사를 전담한다.
행정점검 성격을 가진 일반세무조사는 세무조사 전 업체 측에 조사일정 등 개괄적 사항을 안내한다. 그러나 비정기 세무조사는 증거은닉을 막기 위해 불시에 착수하는 것이 특징으로 특별세무조사로도 알려져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지 5년만의 조사”라며 “사전에 통보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관련 사항에 대해서 아는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역외탈세와 접점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동원F&B는 22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으며, 해외 자회사와 활발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특정 지역에 이익을 몰아주고 상대적으로 세율이 높은 국가의 이익을 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도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룹 사주 일가로 번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3개 주력 계열사를 포함, 총 26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24.5% 갖고 있으며,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67.98%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동원F&B 부회장이기도 하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 F&B지분 71.25%를 갖고 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지난 7월 취임 전후로 대재산가, 사주일가의 해외자산은닉, 정상거래로 위장한 회삿돈 빼돌리기 등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김명준 서울청장은 국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국제조사에도 능한 조사통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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