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별정직·임기제 공무원이 임용 3개월 이내에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기간이 지났다면 뒤늦게라도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일반임기제 공무원 A씨가 "고용보험 가입 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2013년 제주도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2015년부터 2년 단위로 임용 약정을 맺고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해왔다. 그는 고용보험법에 따라 임기제 공무원도 본인이 원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2016년 가입을 신청했으나 '임용일부터 3개월이 지나 신청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3조의2 제2항은 '소속 기관장은 고용보험 가입 의사가 있는 공무원이 임용된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입을 신청해야 하며, 가입대상 공무원이 원하면 해당 기간에 직접 가입할 수 있다'고 정한다. A씨가 낸 소송에서 1심은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에서 신청 기간을 임용 후 3개월 이내로 정하고 있어 이 기간에 가입 신청권을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퇴직 공무원에게 임용 당시 결격사유가 발견된 경우 채용 자체를 취소한 조처는 적법하며, 이에 따라 퇴직급여 수급 자격도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A씨가 국회의장을 상대로 '인사명령 취소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7월 30일∼2020년 5월 30일 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다른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임용돼 작년 7월 1일까지 근무하고 의원면직 됐다. 보좌관은 국회 소속 별정직공무원으로 분류된다. A씨는 퇴직 후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급여를 청구했다. 그런데 심사 과정에서 A씨가 보좌관으로 처음 임용된 2012년 7월 30일 당시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2008년 7월 23일 법원에서 공기호부정사용죄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달 31일에 형이 확정됐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이는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후 2년이 지나기 전에는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A씨의 경우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2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민·형사상 고소·고발장에 타인의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첨부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이 금지한 '누설' 행위다'라는 판단을 내놨다. 21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한 지역 농협의 전직 임원 A씨는 2014년 8월께 경찰에 "조합장 B씨가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가 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합원들에게 과일을 사주는 등 기부행위를 하고 화환이나 축의금·조의금도 조합 명의가 아니라 개인 명의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B씨가 공판장 안에서 중도매인들을 통해 과일을 사는 장면 등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자신이 업무상 알게 된 사람의 이름·주소 등이 적힌 꽃 배달 내역, 축의금·조의금 송금 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A씨가 나중에 자신이 조합장에 출마하면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근무 중 수집·보관해온 자료들이다. 이 고발로 조합장 B씨는 벌금 7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A씨 역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고발 목적이었지만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제공·누설한 혐의가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실명 계좌를 빌려준 해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금융실명법 위반 방조 혐의를 받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월 '성명불상자'(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한 통 받았다. 그는 "마카오에서 환전 사업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A씨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고객이 입금한 돈을 인출해 '환전소' 직원에게 전달해주면 되는데, 하루 6시간 일하면 월 400만∼60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A씨는 일주일 뒤 피해자 B씨로부터 940만원을 송금받은 뒤 수수료 15만원을 뺀 925만원을 넘겼다가 수사당국에 적발돼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금융실명법 위반 방조죄가 성립하려면 A씨가 자신의 계좌를 빌린 성명불상자의 목적이 금융실명법이 규정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는데, 성명불상자의 목적이 탈법행위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실명법은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땅을 사기로 약속한 사람이 계약금만 지급한 뒤 중도금과 잔금을 장기간 주지 않았다면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봐도 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씨는 2007년 1월 C 건설사에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3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 3천만 원을 받았으나 이후 약속한 중도금과 잔금을 받지 못했다. 계약 당시 C사는 B씨에게 계약 한 달 뒤 중도금 6천만 원을 지급하고, B씨의 부동산을 수용해서 추진하려 했던 주택건설사업 승인이 이뤄지면 10일 안에 잔금 2억1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B씨는 계약이 무효로 돌아간 것으로 생각하고 2012년 2월 다른 매수인에게 부동산을 매각했다. 이후 C사에서 받을 돈이 있던 A씨가 2017년 B씨에게 "계약금과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위약금 3천만 원을 달라"며 추심금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C사가 중도금을 납입하지 않은 시점에 이미 계약이 실효됐다고 보고 B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계약서 내용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은 '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수십억원대 이익을 챙기게 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을 다시 재판하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4일 정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인정되는 만큼 이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다. 정 전 회장은 2005년∼2017년 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두 개 업체를 끼워 넣어 57억원의 '치즈 통행세'를 챙기도록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치즈 통행세' 부분을 부당하게 거래에 개입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2심은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닌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정 전 회장의 행위는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들의 사업 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방해하는 행위"라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공정거래법 위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 근거로 미스터피자 측이 '치즈 통행세'에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직원 배치 현황을 허위로 신고해 추가 요양급여를 받았더라도 행정당국의 실질적 허가가 있었다면 추가 지급분을 환수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이 '장기요양급여 비용 환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9년 9월 보훈공단에 4억9천만원의 요양급여를 토해내라고 통보했다. 보훈공단이 운영하는 A 요양원이 급식 위탁업체 직원을 자체 고용한 조리원인 것처럼 신고해 급여 가산금을 받아 간 게 문제였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요양기관이 조리원을 1명 이상 추가로 배치할 경우 요양급여 정산에서 '필요인력 추가배치 가산'을 적용받을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한 보훈공단은 위탁업체 조리원도 '추가 배치 인력'이 맞는다며 기준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복지부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그동안 위탁 조리원 배치 사실을 알고도 문제없다고 확인해줬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일단 보훈공단이 허위로 가산금을 받은 건 문제라고 인정했다. 가산금 규정이 안정적인 고용환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은 '행정기관이 감사 지적사항 이행을 요구하는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제재와 형사처벌 가능성을 함께 고지했다면, 그것은 불복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판단늘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경기도 한 유치원 설립자 A씨가 도교육청을 상대로 "시정명령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 청구를 각하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2018년 A씨의 유치원을 감사한 뒤 위반·조치사항이 포함된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교육청은 거듭된 요구에도 A씨가 조치사항을 이행하지 않자 2020년 10월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관할 교육 당국이 유치원의 시설·설비·교육과정·원비 인상률 등에 관해 시정을 명령할 수 있게 한 '유아교육법 30조'에 근거한 조처였다. 이에 A씨는 시정명령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교육청의 2018년 감사 결과 통보서에는 근거 법령인 유아교육법 30조가 따로 적혀있지 않아 자신에게 조치사항 이행 의무가 없다는 취지였다. 법정에서의 쟁점은 당시 교육청 시정명령이 행정청의 '처분'에 해당하는지였다. 법적인 행정처분이라면 위법성 여부를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영문으로 된 계약서의 'wilful'(고의적)은 '계획적 고의'뿐 아니라 '미필적 고의'까지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전 대법관)는 A 자산운용사가 B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에 따르면 A사는 2007년 사모펀드를 설정해 총 1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이 돈을 우즈베키스탄의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에 대여했다가 사업이 중단돼 손실을 봤다. 이 일로 A사는 펀드 투자자들이 낸 소송에서 일부 패소해 12억여원을 지급했다. A사가 현지 시행사의 주식에 근질권만 설정하고 다른 담보를 확보하지 않은 책임, 투자자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인정됐다. 이후 A사는 배상책임 보험 계약을 맺은 B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하자 2017년 보험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보험 계약상 면책 조항에 등장하는 'wilful'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였다. 영문으로 작성된 A사와 B사의 계약에는 '피보험자에 의한 의도적 사기행위 또는 의무해태 또는 고의적(wilful) 법령 위반으로 배상이 청구된 경우 손해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지점장으로 일하던 중견 직원을 다른 지점의 여신 창구로 전보시킨 금융사의 인사는 부당해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제2금융권 A사가 "직원 B씨의 전보 인사를 부당 인사로 인정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A사는 2020년 10월 2년 넘게 지점장으로 일해온 B씨를 다른 지점 여신팀장으로 전보시켰다. B씨가 새로 발령받은 여신팀장은 직접 창구에서 고객을 상대로 여신 업무를 도맡는 자리로 팀원 없이 혼자 일한다. 지점장일 때 주어진 차량 유지비나 수당도 더는 받지 못하게 됐다. 전보 후 B씨는 전부터 앓던 적응장애 증세가 악화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았고, 결국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B씨의 신청을 받은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 전보로 판정하자 A사는 불복해 재심을 제기했고, 중노위에서 재심마저 기각되자 작년 9월 행정소송을 냈다. A사는 재판에서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면 직위와 능력을 불문하고 모든 직원이 여신과 수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B씨의 인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