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과세수 32조원 예측, 일부 국가채무 상환 가능하나?

2021.06.13 08:37:07

소상공인 지원·재난지원금·백신대책 등 20조,,,중앙정부 쓸 수 있는 건 19조 그쳐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올해 32조원 상당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재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상당수를 대상으로 지급될 소비 진작 지원금, 소상공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취약계층 대상의 맞춤형 지원, 백신 비용 등을 감안하면 2차 추가경정예산안도 자금 사정이 매우 빠듯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정부 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내부적으로 예측하는 올해 초과 세수는 32조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초과 세수는 올해 세입 예산(283조)보다 더 걷히는 세수로써, 올해 세입 총액이 315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입 예산은 월별 또는 분기별 예상치를 따로 두지 않은 탓에 올해 들어 지금까지 걷힌 세수가 예상치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 살피기는 어렵다. 다만 1∼4월에 거둬들인 세금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조원 늘어난 상황을 보면서 올해 초과 세수 규모를 가늠할 뿐이다.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 세수 호조세가 적정 유지되는 가운데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경기 관련 세수도 빠른 속도로 호전되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2차 추경안은 추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올해 초과 세수는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세수 상황을 보고 올해 최종 세수 전망치를 확정할 예정이다.

초과 세수로 빚을 갚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은 곳곳에서 나온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이 정권에서 늘린 국가채무만 무려 410조원"이라며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혀 여력이 생기면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빚을 갚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의원(국민의힘)은 자신의 SNS에 "국가재정법상 초과 세수는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원칙은 아예 나 몰라라 한다"며 "청년세대의 어깨를 으스러뜨릴 빚을 냈으면 이젠 좀 염치를 챙기시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여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은 "예상을 초과하는 세수가 들어올 때는 그 세금이 어떤 성격인지 봐야 하고 그 돈이 어떤 효과를 낼지도 봐야 한다"면서 "그냥 써버리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후폭풍이 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라 곳간을 관리하는 재정당국 역시 초과 세수 중 일부라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할 수는 없는지 숙고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백신 등 재난대책, 하반기 내수·고용대책, 소상공인 등 취약·피해계층 지원 대책만 어림 추산해봐도 초과 세수 추정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 고심이 깊다.
 

정부의 올해 초과 세수 전망치를 32조원으로 잡고 이 재원을 모두 2차 추경에 투입하더라도 이 중 40%인 12조8천억원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해야 한다. 이는 법적 의무다. 결국 중앙정부가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은 19조2천억원이라는 의미다.

4인 가구에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던 지난해 전국민 재원지원금에는 14조3천억원(중앙정부 12조2천억원·지방비 2조1천억원)의 재원이 소요됐다. 같은 구조로 소득 하위 70%에 지급한다면 9조7천억원이 필요하다.

소상공인과 특고 등 고용·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금을 올해 1차 추경 기준으로 지급한다면 7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역시 1차 추경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추가 구입과 접종 비용이 2조7천억원, 긴급 고용대책이 2조8천억원이다.

소비 진작 차원에서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에 준다는 가정으로 계산해봐도 모두 합치면 20조원을 훨씬 넘는다. 작년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처럼 지자체가 재원 일부를 부담하는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지금 계산서만으로도 채무 상환은커녕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형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초과 세수 일부라도 국가부채를 상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지출 소요가 얼마나 될지를 우선 파악해봐야 한다"면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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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하 기자 parkwg605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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