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지난해 2월 모녀(송영숙·임주현)와 형제간(임종윤·임종훈) 경영권 분쟁이 종료된 한미약품이 최근에는 대주주(신동국)와 전문경영인(박재현)간 갈등으로 인한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재현 대표는 입장문 공개 과정에서 “현재 홍보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라 직접 기자님들 메일을 통해 입장문을 전달한다”고 밝힘에 따라 두 사람간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4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기자들에 직접 입장문을 발송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갈등 양상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박재현 대표는 사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A씨에 대한 징계처리 과정에서 신동국 회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앞서 올해 1월 한미약품 팔탄공장 고위 임원 A씨의 사내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으나 A씨는 공식적인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은채 자진 퇴사했다.
이에 지난 2월 중순경 박재현 대표는 “신동국 회장의 외압으로 성추행 임원에 대해 적절한 징계 조치를 하지 못했다. 신동국 회장이 오히려 해당 임원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신동국 회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후 지난 2월 24일 신동국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해당 임원이 퇴사한 지 열흘 지난 시점에, 박재현 대표가 본인의 연임을 부탁하러 찾아온 자리에서 오간 대화”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날 박재현 대표는 입장문에서 “신동국 회장이 저를 ‘연임이나 청탁하러 온 사람’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녹취 당시 제 연임을 부탁하러 간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녹취가 진행됐던 지난 2월 9일 성추행 가해자의 사안이 종결됐다는 신동국 회장측 주장과 달리 가해자의 최종 처분은 2월 13일 이뤄졌다”며 “왜 회사의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가해자에게 전화해 회사가 조사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누설했는가”라며 신동국 회장 측에 반문했다.
이와함께 박재현 대표는 신동국 회장이 그룹 내 전문경영인 체제를 흔들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특히 신동국 회장이 자신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대표이사를 거치지 않고 여러 임직원을 직접 만나는 것이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지적했다.
박재현 대표는 “신동국 회장은 ‘박 대표를 패싱한 것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보고 들은 것이다. 대통령이 꼭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나’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이는 본인 스스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한 발언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또 신동국 회장이 최근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저가 원료의약품으로의 교체를 강제 추진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로수젯(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 원료로 바꾸면 정말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냐”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재현 대표의 임기는 오는 29일 만료될 예정이다. 박재현 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은 이달 말경 정기주총을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국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9.83%(한양정밀 6.95% 포함)다. 신동국 회장은 지난 2월 13일 장외매수를 통해 지분 6.45%를 추가 취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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