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나라에 되돌려줄 토지에 대한 취득세를 돌려달라는 조합의 청구를 묵살한 건에 대해 취득세를 돌려주라는 판단을 내렸다.
강남구청은 돌려줄지 안 돌려줄지 확정된 게 없다며 버텼지만, 납세의무도 없는데 과세를 유지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보았다.
조세심판원은 최근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이화 조합, 청구법인)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취득세를 돌려달라며 제기한 심판청구에서 직권심리를 통해 취득세를 돌려주라며 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4지2042, 2026. 4. 16.).
심판원은 “이건 정비사업은 2023년 11월 29일 이 건 공동주택이 임시사용승인되었고, 강남구청이 2024년 1월 18일 청구법인에게 쟁점토지의 취득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고 안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청구법인이 쟁점토지를 취득한 것으로 보아 처분청에 취득세 등 신고‧납부한 사실이 확인된다”라며 “청구법인의 쟁점토지에 대한 취득시기(준공인가통지일)가 도래하지 않아 취득세의 납세의무 또한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처분청이 이 건 취득세 등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본건의 핵심쟁점은 도로, 상하수도, 공원 등 정비기반시설 형태로 다시 나라에 반납하는 토지의 취득세 납부의무가 성립했느냐는 점이었다.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주택 지역만이 아니라 구청 등이 보유한 도로나 상하수도 정비기반시설도 공사범위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구청 등은 낡은 정비기반시설 지역을 아파트 재건축 시행사 측에 무상으로 넘겨주고, 시행사는 넘겨준 토지 중 새로 정비기반시설을 짓고 이를 다시 구청 등에 기부채납 등의 방식으로 되돌려준다.
단, 앞서 무상으로 넘겨받은 땅이 100이라고 할 때 나라에 다시 돌려준 땅이 80 정도라면, 20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조합은 2016년 4월 28일 사업시행인가, 2018년 4월 6일 관리처분계획인가, 2023년 11월 29일 임시사용승인을 받고, 강남구청으로부터 낡은 정비기반시설(도로 및 주민센터) 토지를 무상으로 넘겨받고, 무상으로 넘겨받은 부동산에 대해 2024년 1월 18일 취득세를 신고‧납부했다.
같은 해 4월 4일 조합은 앞서 강남구청으로부터 무상으로 넘겨받은 토지 가운데 일부가 도로 서울시 및 강남구청에 기부채납 식으로 돌려줬으니, 그 부분만큼 앞서 냈던 취득세를 돌려달라고 강남구청에 요청했다.
같은 해 5월 4일 강남구청 측은 이를 거부했다.
조합은 나라에서 무상으로 넘겨 받은 토지에 취득세를 냈지만, 그중 일부를 돌려주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선 취득세 비과세 대상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남구청 측은 조합이 땅을 다시 나라에 돌려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임시사용승인 단계이므로 얼마나 돌려준다는 게 확정된 게 없고, 그러하니 앞서 받은 취득세를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섰다.
본 사안은 이례적으로 조세심판원이 직권심리에 들어갔는데, 직권심리란 비록 청구인 등이 주장하지 않은 내용이어도 직접 사안을 조사하고, 법리를 따져 판단하는 방식을 말한다.
심판원은 비과세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직권심리 과정에서 강남구청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되지도 않았는데, 납부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려면, 취득이 확정되어야 가능한데, 시행사가 국가로부터 무상으로 넘겨받은 땅 중 얼마나 자신들이 갖고, 얼마를 국가에 되돌려줄지 자체가 확정되려면, 법률에 따라 준공인가통지까지는 나와야 한다.
하지만 심리일 기준 진행상황은 부분준공인가에 불과해 토지 취득이 완전히 성립되었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었다.
강남구청은 납세의무가 성립되지도 않은 취득세를 못 돌려주겠다고 강짜를 부린 셈이다.
심판원은 “이 건 정비사업은 주택재건축사업에 해당하고, 정비기반시설은 그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거나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건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처분청 등 소유의 쟁점토지에 대한 청구법인의 취득시기는 도시정비법 제97조 제5항에 따라 준공인가통지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강남구청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취소하고, 조합 측이 돌려달라고 한 취득세를 환급하라고 결정했다.
한편, 강남구청이 조합 측에 취득세를 돌려주게 됐지만, 조합 측 역시 해당 토지에 정비기반시설을 조성하지 않고, 아파트 시설을 만들었을 경우 그 부분만큼은 추가로 취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만일 신고하지 않고, 무시할 경우 추후 가산세까지 포함해 부과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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