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경봉 국민대 명예교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학령인구 감소는 통계로 확인되는 흐름이다.
2021학년도 이후 대입 가능 인원이 모집정원을 하회했고, 2024학년도 기준 4년제·전문대 총 정원은 약 51만 명, 같은 해 고3 학생 수는 39만 8,271명으로 정원대비 시작부터 격차가 존재한다(교육부 보도자료, 2025.8.27).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주로 비수도권·중소 사립대에 영향을 주어 충원 지표와 재정 여건을 압박해 왔다(국회입법조사처 보도자료, 2021.6.29). 이에 2025년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구조개선법’)이 제정되었고, ‘재정진단→경영위기대학 지정→구조개선 이행→폐교·해산→잔여재산 처리·구성원 보호’ 절차를 법률상 체계로 정비했다.
전담기관과 심의 체계가 상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며, 공포는 2025.8.14., 시행은 2026.8.15.로 예정되어 있다(KEDI 보도자료, 2025.8.28).
구조조정 현황의 맥락
정부가 ‘폐교 대상’ 자체를 공표하지는 않지만, 위험도 판단에는 경영위기대학 지정, 학자금 지원 제한 여부, 기관평가 인증 결과 등 여러 지표가 참고된다.
예를 들어 2025년 경영위기대학은 9개교로 공표되었고 전년 대비 감소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으며, 2026학년도 학자금 지원 제한대학은 전체 평가대상 중 일부로 발표되었다는 자료가 있다(관련 보도·자료 참조).
또한 수험생 안내 자료에서 ‘미인증’ 대학이 특정 수치로 제시되기도 한다(대교협 발표 인용 보도 참조). 이들 지표가 중첩되는 학교는 통합, 정원 조정, 폐교 등 다양한 경로의 구조개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각 대학의 재정·학사 구조, 지역 여건, 이해관계자 협의 수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표는 ‘가능성 신호’ 이자 ‘조기 개선을 위한 경보’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사전 관리·재편 수단·잔여재산 체계
첫째, 사전 관리 절차의 법제화다. 재정진단 결과에 따라 경영위기대학 지정이 가능해지고, 이에 연계된 구조개선계획의 제출·이행 요구 및 단계적 행정조치(모집 정지, 정원 감축, 폐교·해산 명령 등)가 법률상 절차로 명시되었다(KEDI 보도자료, 2025.8.28).
둘째, 재편 수단의 제도권 편입이다. 재정 여력이 있는 비영리 학교법인이 위기 대학의 통합·합병을 추진할 수 있으며, 심의·승인을 거친다는 점에서 절차적 통제가 전제된다.
학생 학습권 보호, 교직원·교육과정 승계 등 공익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영리회사식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 구조는 적용되기 어렵고, 법이 허용하는 통합·합병·재편의 절차(인가·심의) 틀 안에서 진행된다(국가법령정보센터, 제정이유·주요내용).
셋째, 잔여재산 처리의 재설계다. 해산정리금에 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지급이 가능하도록 인센티브를 설계했다. 상한은 “잔여재산의 15%와 설립자 기본금 상당액 중 작은 금액”으로 규정되어, 기존의 전면 봉쇄에서 ‘조건부·한도부’ 유인 체계로 전환했다(국가법령정보센터, 공포·시행 정보).
세제 관점의 핵심 쟁점
1. 해산정리금의 과세 체계
해산정리금은 잔여재산의 일부가 설립자 등에게 귀속되는 유형이다. A학교법인의 잔여재산이 1,000억 원이고 설립자 기본금이 80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해산정리금은 최대 80억 원까지 가능하다. 이때 80억 원은 소득세상 기타소득 또는 배당 유사소득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고, 상속·증여세 체계와도 접점이 있다.
과세결과가 과도하게 달라지면 제도 참여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분류·원천징수·신고 기준을 조기에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분류 기준, 과세표준 산입 및 필요경비 인정, 원천징수 및 납부 절차에 대해 명확하고 일관된 행정지침을 제시하는 편이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2. 평가·거래 단계의 세무 통제
해산 시점, 자산 평가(감정가), 충당부채 설정, 특수관계인과의 자산·용역 거래는 잔여재산 규모, 나아가 해산정리금 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컨대 A학교법인이 해산 직전 본교 부동산을 특수관계 법인에 임대하고 선급 용역 계약을 체결해 현금 유출을 늘린 뒤, 충당부채를 확대 설정하여 잔여재산을 축소하게 되면 부당행위계산부인 또는 우회 증여 규정 여부를 포함한 세법상 쟁점(거래가격의 적정성·실질 판단)이 발생할 수 있어 독립 감정·외부감사·공시를 통해 사전에 분쟁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립 감정과 외부감사, 특수관계자 거래 공시 등 표준 절차를 마련하면, 이해관계자 모두가 결과를 예측·수용하기 쉬워져 구조개선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다.
3. 공익 귀속과 인수·통합 인센티브의 정합성
청산지원계정 귀속은 법률상 공익 귀속으로 통상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 일반적이지만, 그 이후의 운용 단계에서 성과공시와 목적 외 사용 금지 같은 사후관리가 병행되면 공익 측면의 투명성이 보강된다.
반대로, 학생 보호와 교육목적 승계를 조건으로 한 공익적 통합에 대해 취득세·재산세·일부 법인세 등 제한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은 인수 주체의 부담을 가늠 가능한 범위에서 덜어 주어 구조개선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이때 최소 유지기간, 자산 전용 금지, 학습권 보호 계획 이행 등 조건을 명확히 하고, 미이행 시 환수·제재를 연계하면 인센티브와 규율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관련 보도 참조).
집행 기준: 자율과 공익의 균형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이다. 집행 기준(진단–계획–승인–이행)과 세제 처리 원칙을 표준화·공개하고, 각 단계에서 법률·세무 전문지원이 결합되면 사학의 구조개선 참여가 촉진될 수 있다.
특히 구조개선이행계획 수립 단계는 향후 통합·해산의 성패를 좌우하므로, 법률전문가의 조력은 분쟁 대응보다 선제 설계에서 더 큰 가치를 가진다. 진단·지정 단계의 소명, 이행계획의 법적 적정성 검토, 자산처분·감정평가·공시 및 세무 구조 설계, 해산·청산 절차의 문서화가 대표적이다.
평가·거래 단계에서 독립 감정과 외부감사, 특수관계자 거래 공시를 통해 정합성 있는 의사결정 기록을 남기면 사후 분쟁의 여지가 줄고, 잔여재산 산정 및 해산정리금 결정의 수용성이 높아진다. 동시에, 공익적 통합에는 ‘조건부 세제지원’(유지기간·학습권 보호 등 요건 연계)으로 참여 유인을 높이고, 위법·부당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기존 세법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정산하는 투트랙이 필요하다.
맺음말
구조개선법은 고등교육 체제에서 퇴장·합류의 절차를 법률 언어로 정비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운영에서는 이해관계가 교차하므로, 과세 체계의 명료성과 평가·거래의 투명성, 인센티브와 규율의 정합성이 균형 있게 작동할 때 제도의 신뢰가 높아진다.
요컨대, 공익과 사익을 이분법적으로 대립시키기보다 예측 가능한 규칙 아래에서의 합리적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구조개선법이 지향해야 할 중립적 기준선일 것이다.

[프로필] 안경봉 국민대 법대 명예 교수
•(현)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현)금융조세포럼 수석부회장
•(전)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장
•(전)한국세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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