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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의 경제+] 전쟁과 유가 급등의 시대, 금과 원유(WTI)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조세금융신문=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 전쟁과 유가 급등, 투자 환경이 달라졌다

 

요즘 직장인들의 투자 고민은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 금리가 오를까 내릴까를 따지던 단계에서 이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길어지면 내 자산은 어떻게 지켜야 하나”를 먼저 묻게 됐다. 특히 2월 28일 이후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본격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소비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이기 때문에, 이곳의 봉쇄 우려만으로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3월 9일 장중 브렌트유와 WTI는 모두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43세 김 대리는 요즘 아침마다 국제뉴스부터 확인한다. 아이들 교육비와 주택대출 상환 때문에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유가까지 오르면 물가가 더 뛸까 걱정이 앞선다. 주식형 펀드는 이미 변동성이 커졌고, 그렇다고 현금만 들고 있기에는 불안하다. 그는 “이럴 때는 금을 사야 하나, 아니면 원유를 사야 하나”를 놓고 고민한다.

 

또 다른 사례로, 은퇴를 5년 앞둔 52세 박 부장은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본다. 그는 퇴직금 운용을 준비하면서 큰 손실은 피하고 싶지만, 전쟁과 에너지 위기가 길어질 경우 오히려 관련 자산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금은 안전자산이라는데 언제 사야 할지 모르겠고, 원유는 급등한 뒤라 지금 들어가면 늦은 것은 아닌지 망설인다. 많은 직장인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금과, 위기 수혜 자산처럼 보이는 원유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 안전자산 금, 달러와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먼저 금부터 살펴보자. 금은 이자나 배당을 주는 자산은 아니지만, 전쟁·금융불안·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자금이 피신하는 대표 자산으로 인식된다. 다만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금은 “항상” 전쟁 때 오르는 자산이 아니다.

 

이번에도 중동 긴장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붙으면서 한때 강세를 보였지만, 3월 9일에는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그리고 금리인하 기대 약화가 겹치면서 현물 금값이 하루 기준 1% 넘게 하락했다. 즉 금은 안전자산이지만, 동시에 달러와 실질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산이기도 하다.

 

<최근 1년과 6개월 금값 상승률>

 

그래도 최근 몇 년간 각국 중앙은행들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에 회의감을 갖게 되면서 금을 달러자산의 대체자산으로 대거 사들이면서 금값이 강세를 보였고 여기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개인들이 ETF 등의 준 금융자산의 운용을 통해 금을 매수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2026년 3월 9일 현재 최근 6개월 국제 금값 수익률은 38.65%를 기록하고 있고 1년 수익률도 74.44%를 나타내고 있다.

 

◇ 원유(WTI), 공급 리스크에 반응하는 변동성 자산

 

이에 반해 원유, 특히 WTI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WTI는 미국산 경질유 가격의 대표 벤치마크로, 국제 유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 공급 차질 우려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기 쉽다. 실제로 이번 사태에서도 중동 산유국 감산과 선적 차질 우려가 겹치며 WTI 가격이 장중 배럴당 119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다만 원유는 금보다 훨씬 변동성이 크고, 정치·군사 뉴스 한 줄에도 가격이 급변한다. 게다가 각국의 비축유 방출 논의나 사태 진정 소식이 나오면 급등분을 단기간에 되돌릴 수 있다. 실제로 G7과 국제에너지기구의 비상 비축유 방출 논의가 전해지자 유가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그렇다면 지금 같은 시기에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금은 ‘방어용 핵심 자산’으로, WTI는 ‘전술적 기회 자산’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금은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의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 급등 뉴스를 보고 한 번에 몰아서 사기보다는,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으로 조정이 나올 때 나누어 매수하는 쪽이 훨씬 안정적이다. 이번처럼 전쟁 뉴스가 커져도 금값이 곧바로 직선 상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 3개월, 6개월 유가 상승률>

반면 WTI는 장기 적립식 자산이라기보다, 사건 중심의 단기·중기 대응 자산에 가깝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중동 공급 차질 우려이므로, 사태가 장기화되면 유가는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을 먼저 반영했고, 파생시장에서는 초기 충격 이후 가격이 되돌려질 가능성에도 베팅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금 WTI에 접근한다면 “상승 추세니까 무조건 추격 매수”가 아니라, 뉴스 과열 뒤 조정 구간을 기다리며 분할 접근하고, 수익 목표와 손절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투자 방법도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금 투자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실물 금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관과 거래비용이 부담이다.

 

둘째는 KRX 금시장이다. 한국거래소 안내에 따르면 증권사를 통해 금현물 계좌를 개설해 거래할 수 있고, 시장 내 거래에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셋째는 금 ETF다. 매매가 편하고 소액 투자에 유리하지만, 상품 구조와 수수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안전성과 편의성의 균형을 생각하면, 일반 직장인에게는 KRX 금시장이나 금 ETF가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금 투자 방식별 장단점 비교>

 

WTI 투자 역시 방법이 여러 가지다. 가장 직접적인 방식은 원유 선물이지만, 이는 사실상 숙련 투자자 영역에 가깝다. CME에 따르면 WTI 선물은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에너지 계약 중 하나이며, 마이크로 WTI 선물조차 100배럴 단위로 움직이는 증거금 기반 상품이다. 즉 적은 돈으로도 큰 포지션을 잡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빠르게 커질 수 있다. 일반 투자자라면 보통 WTI 선물 기반 ETF·ETN이나 에너지 기업 ETF·정유주 등을 활용한 간접투자가 더 현실적이다.

 

여기서 꼭 알아야 할 함정이 있다. 원유 ETF·ETN은 현물 원유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선물 계약을 갈아타며 운용한다. 이때 선물 만기가 다가오면 다음 월물로 갈아타는데, 먼 월물 가격이 더 비싼 콘탱고 구조에서는 롤오버 비용이 발생해 투자수익률이 현물 유가 상승률보다 못할 수 있다.

 

SEC 공시와 CME 설명도 바로 이 점을 중요한 위험으로 지적한다. 그래서 “유가는 많이 올랐는데 내 원유 ETF 수익률은 기대보다 낮다”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원유 투자는 방향만 맞추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품 구조까지 이해해야 하는 시장이다.

 

◇ 전쟁 시대의 투자 전략: 금은 방어, 원유는 전술

 

직장인 투자자라면 결국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금은 보험처럼 생각해야 한다. 시장이 흔들릴 때 내 자산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완충재라는 시각이 맞다. 그래서 한 번에 크게 베팅하기보다, 조정 시 분할로 모아가는 전략이 어울린다.

 

반대로 WTI는 수익 기회를 노리는 전술 자산이다.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도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비중을 과하게 싣지 말고, 기간을 길게 끌기보다는 뉴스 흐름과 가격 급등락을 보면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레버리지형 원유 ETF·ETN은 단기용 성격이 강하므로 장기 보유에는 신중해야 한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안전한가”보다 “어떻게 사느냐”다. 금은 위기 국면에서 장기 방어력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달러와 금리에 흔들릴 수 있다. 원유는 전쟁 국면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지만, 급등 뒤 되돌림도 가장 빠르다.

 

따라서 이번 시기에는 금은 차분하게 나누어 담고, 원유는 짧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전쟁의 헤드라인에 흥분해서 쫓아가기보다, 자산의 성격과 상품 구조를 이해하고 움직이는 투자자가 결국 살아남는다.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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