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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017년, IFA 자산관리의 새 역사를 시작한다

며칠 전 한 FP를 만났다. “요즘 어떠세요?” 질문에 “좋아요! 올해(2016년)도 관리 자산이 15% 넘게 늘었어요.”라고 답했다. 국내시장 정체, 해외시장 변동성 속에서 힘들다는 푸념만 들어오던 터라 가뭄 속 단비처럼 반가운 말씀이었다. 그 분은 100% 펀드로만 자산관리를 한다고 했다. 펀드만큼 자산관리하기 좋은 금융상품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관리고객은 70가구 정도이며 그들을 통해 다른 고객 소개가 이어지는데 여력이 없어 신규고객을 만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융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주식, 보험,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펀드 종류만 3천여 가지다. 그 중에서 나의 상황에 적합하고 시장흐름이 좋은 금융상품을 선택하기란 초보자에게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처럼 여겨질 수 있다. 반면, 그런 초보자에게 좋은 자산관리자가 있다면 금융상품을 활용해 자산을 불려가는 재미가 쏠쏠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개봉박두! IFA제도
IFA제도가 2017년 중 시행될 예정이다. IFA는 독립투자자문업자(Independent Financial Advisor)의 약자로 특정 금융기관에 소속되지 않고 금융상품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기존 FP와 다른 점은 ‘독립’에 있다. 특정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독립 사업체 형태이기 때문에 회사의 방침과 자산관리 방향 등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IFA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전문성 보장을 위해 펀드, 증권 등 금융상품 투자권유자문이 가능한 자격 혹은 경력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투자자문업 등록업무 단위별 최저 자기자본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금융 기관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계열관계 및 재산상 이익 제공과 관련하여 어떠한 편익도 없는 기업구조가 전제 되어야 한다. 2016년 말 현재, IFA는 법인 형태로만 가능하며 추후 개인까 지 범위가 확장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IFA제도가 추진된 배경은 1차적으로 금융환경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저금리, 고령화 시대가 도래 하면서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상 품이 출시되고 개인 맞춤형 관리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 자산관리 시장의 경우 자문업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고 단순 상담 및 가입 권유를 통한 금융상품 가입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보다 중립적인 자문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IFA제도가 가져오는 변화
IFA 제도 도입은 시장에 몇 가지 변화를 가져온다.


첫째, 자문비용에 대한 부담방식이 바뀐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을 방문하여 금융상품에 대해 상담받은 후 가입하는 과정에서 자문비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다. 금융상품에 투자한 금액에 서 자동 차감하여 담당 PB에게 급여 등의 형태로 상담 대가를 지불하는 구조였다. 반면, IFA 자문비용 책정 및 지급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별도의 자문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자문비를 일회적으로 특정금액을 지불하거나, 사후적으로 투자금액 등을 기준으로 자문비가 산정되어 담당 IFA에게 지급되는 방식 등이 가능할 것이다. 기존에도 자문비용이 무료였던 것은 아니지만 별도 지불절차가 없어 무료인 것처럼 느껴졌던 반면, IFA제도가 도입된 후에는 전문상담을 위한 자문비 지급이 추가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결국 자문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둘째, 낮은 비용의 금융상품 선호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문비를 지불하다 보니 가입 금융상품에서 자동 차감되는 보수 등을 아끼기 위해 같은 금융 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가입하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금융상품이라도 온라인 전용 클래스의 경우 판매보수가 오프라인 펀드 대비 1/3수준(국내주식형 펀드의 경우)으로 낮기 때문에 절감한 비용으로 자문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자산관리가 금융상품 ‘판매’보다 고객 ‘생애자산관리’ 형태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기존 금융시장에서는 소속된 회사의 경영방향에 맞추어 상담하는 경향이 있고 회사에서 선택한 금융상품만 판매가 가능하다. 회사의 단기성과 등을 위해서는 금융상품 ‘판매’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반면, IFA는 특정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 맞춤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인연을 이어 나가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회적인 ‘판매’에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와 가까워진다.


금융선진국의 IFA
금융 선진국에서는 이미 IFA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생명 보험 및 연금 시장에서 IFA가 차지하는 판매비중은 약 75.4%(2011년), IFA 회사 수는 약 11만개(2010년)에 달한다. 펀드시장에서도 IFA가 판매에 기여하는 비중은 55.6%(2010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IFA 대부분은 펀드슈퍼마켓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어 자문채널과 단순 판매채널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IFA대신 RIA(Registered Investment Adviser)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펀드판매채널에서 RIA가 차지하는 비중이 28.1%, 펀드슈퍼마켓 직접 거래 비중은 7% 수준이다. 1992년 펀드슈퍼마켓인 찰스스왑이 설립된 이후 RIA와 펀드 슈퍼마켓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IFA는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자문서비스가 대중적으로 보편화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다.


우리나라 투자시장은 자산관리 경험이 많지도 않고 좋지도 않다. 잦은 매매, 단기 고수익 추구, 투자원칙 부재 등 성숙하지 못한 측면 또한 분명히 남아 있다. 우리나라 자산관리 문화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 IFA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시장을 보는 법, 금융상품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법 등을 개인고객들이 습관화할 수 있도록 현명한 시장 가이드가 되길 기대한다.



[국민정 프로필]

•펀드온라인코리아 투자교육팀 과장

•한화투자증권 상품개발/ Learning Center

•이화여자대학교 MBA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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