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마이데이터 D-1…‘말 많고 탈 많던’ 보안 우려 씻을까

2022.01.04 16:45:19

시범사업 기간내 핀테크‧금융사서 고객정보 유출 수차례
금융당국, 과도한 마케팅‧금융 보안 상시 모니터링 방침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내일(5일)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이 전면 시행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오후 4시부터 마이데이터가 본격 시행된다고 4일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여러기관과 기업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그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본인의 예‧적금 계좌잔액이나 카드 청구금액, 주식 보유수량, 통신료 납부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선 은행, 카드사, 증권사, 통신사가 제공하는 각각의 전용 앱을 통해야 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 각 기관과 기업이 업권에 상관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되므로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모든 정보를 확인하는게 가능해진다.

 

게다가 일부 금융사는 고객의 재무현황·소비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하는 등 자산·신용관리도 도와준다.

 

◇ 고객 유치 총력전…명품가방 등 고가 경품 경쟁도

 

고객 입장에서는 단 하나의 앱만 주된 플랫폼으로 고정시켜 놓으면 여러 기업의 앱을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되는데, 그런 만큼 기업 입장에선 고객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오는 31일까지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버스에 가입하고 자산을 연결한 고객에게 명품 브랜드 구찌의 지갑을 주는 한정판 경품 추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 아이패드 프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 워치,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도 경품으로 내걸었다.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에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이나 편의점 모바일 상품권(3000원) 등을 지급한다.

 

하나은행도 오는 30일까지 자사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하나합’에 가입하고 자산을 연결한 고객 대상 스타벅스 쿠폰을 준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28일까지 마이데이터 계좌와 카드를 연결할 경우 추첨을 거쳐 명품 브랜드 샤넬의 클래식 스몰 플랩 지갑, 서울 시내 호텔 식사권(2인) 등 28종의 경품을 총 1만5200명에게 증정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오는 31일까지 만 19세 이상 신한카드 고객 대상 마이데이터 가입시 스타벅스 쿠폰, 백화점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도 오는 31일까지 마이데이터에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편의점 상품권(1000원), 아이패드 프로 등을 상품으로 증정한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고가의 경품까지 내건 이유는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등 50여개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한 상황에 한번에 눈길을 사로잡지 않으면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 “당장 마이데이터 사업 자체로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진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금융 플랫폼 서비스 내 고객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대부분 금융사들이 고객 유치에 엄청난 집중을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금융사들이 마케팅전을 펼치면서 ‘고가 경품’을 내건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했다.

 

실제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는 1인당 3만원을 초과하는 경품을 내걸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첨 방식일 경우 이벤트 신청자가 많은 만큼 1인당 평균으로 계산해 3만원만 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부분에서 대부분 금융사들은 규제망을 비껴나갈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마이데이터 관련 고가 경품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은 부적절하다”며 “규정을 악용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적절한 수준에서의 마케팅이 이뤄지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개인정보 털렸는데…보안 우려 어쩌고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개인 금융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달 말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고객 1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본인 정보가 아닌 타인 은행, 증권, 카드 등 개인정보가 조회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인데, 가령 네이버파이낸셜 고객 A씨의 경우 은행, 증권, 카드 등 계좌번호와 송금·이체내역, 주식거래정보가 다른 고객 B씨에게 그대로 노출됐다.

 

네이버파이낸셜측은 기존 ‘내자산’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마이데이터 시스템 오류로 인해 고객의 일부 자산 정보가 다른 고객에게 자신의 자산 정보인 것처럼 잘못 노출됐다는 취지로 해당 사태를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물론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려는 고객들 사이에서 금융정보 보안 우려를 씻는 일이 급선무라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특별대응반’을 통해 각 금융사의 개인 정보 보호 강화에 힘쓸 것이란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특별대응반이 특이사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소비자 정보보호와 보안에 한치의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53개사며 일부 사업자가 지난달 초부터 시범사업을 한달여간 실시했고, 오는 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곳은 34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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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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