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1~2년에 걸쳐 SBI저축은행 50%대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금융 계열사 포트폴리오에 저축은행을 추가하고, 지주사 전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경영권 인수를 두고 최대 주주인 일본 SBI홀딩스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가 14조원에 달한다.
교보생명은 다음 주 개최되는 임시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인수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인수가 최종 결정되면 1~2년에 걸쳐 SBI홀딩스로부터 50%대 지분을 단계적으로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고, 인수 후 당분간은 SBI홀딩스 측과 공동 경영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인수할 지분에 대한 가격은 대략 1조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측은 SBI홀딩스 측과 협상 중인 것은 맞지만, 지분 인수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수신 기능 보강, 포트폴리오 다각화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포트폴리오 재정비, 사업영역 확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에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계열사로 있으나, 만약 SBI저축은행을 품게 된다면 수신 기능을 보강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교보생명의 계열사는 교보증권, 교보자산신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이다.
교보생명의 인수 시도는 SBI그룹이 현재 처한 상황과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SBI그룹은 SBI저축은행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3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며 투자한 자금 회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나아가 당초 SBI그룹과 교보생명 오너 간 친분도 이번 인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과 신 회장은 실제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으며 올해 3월 SBI홀딩스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서 교보생명 지분을 9.05% 매입,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 간 풋옵션 분쟁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금융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 향후 기업공개(IPO)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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