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부과한 시정조치를 늑장 이행한 애경산업·SK케미칼 법인과 해당 법인 대표를 29일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2018년 3월 19일 공정위는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이 제조·판매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에 대한 표시·광고행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이들 두 회사를 상대로 ▲과징금 납부명령 ▲행위금지명령 ▲중앙일간지 공표명령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에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같은해 4월 공정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옳다는 내용이 담긴 최종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최종 판결 이후에도 공정위의 공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던 두 회사는 올해 들어서야 공표명령을 지키기 시작했다. SK케미칼은 대법원 최종 판결 후 약 7개월이 지난 올해 3월 7일, 애경산업은 대법원 최종 판결 뒤 약 1년 2개월을 넘긴 지난 3월 10일 각각 공표명령을 이행했다.
공정위는 애경산업·SK케미칼 법인과 대표이사 총 4명(애경산업 2명, SK케미칼 2명)의 행위가 표시·광고법 제7조(시정조치) 제1항에 따른 공표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들이 표시·광고법 제17조(벌칙) 제2호 및 제19조(양벌규정)에 따른 고발 대상에 해당한다고 봐 애경산업·SK케미칼 법인과 대표이사 총 4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애경산업·SK케미칼이 과거 제조·판매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 등 가습기 살균제에는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 염화 올리고-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 메틸클로로아이소싸이아졸리논(CMIT), 메틸아이소싸이아졸리논 등의 유해성분이 포함돼 수천여명의 피해자를 양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 인정 사망자는 총 1066명이었고 이 가운데 9살 이하 어린이는 189명에 달했다. 이와함께 당시 피해 판정이 나지 않아 이를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어린이도 138명이나 된다.
2022년 8월말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주진암 부장판사)은 당시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박철 전 SK케미칼 부사장에게 징역 2년형을, 함께 기소된 임직원들에게는 최소 징역 10개월에서 최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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