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회장 선거]⑥ 미완의 회계개혁…골방 명예직보다 일하는 회장 필요

2020.06.16 16:23:27

선거 두 달 전 기습적 대외협력부회장 신설…회장 역할 축소 우려
회장 후보 5인 다수, 비상근 회장 반대

"하나의 회원, 하나의 회, 한 명의 리더"  최중경 회장은 외부출신이지만, 탁월한 리더십으로 회의 단합을 끌어냈으며, 회계개혁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차기 회장이 짊어져야 할 과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회원들은 포스트 최중경 시대의 강한 리더가 누구인지 묻고 있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5월 1일 회계사회 회장 선거 일정 발표 보름 전인 4월 중순 말.

 

회계사회 이사회는 회장 연봉을 현 3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깎고, 대외협력 상근부회장을 신설해 2억5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안건상정 약 일주일여 만에 고속 통과였다.

 


대회협력부회장에는 최중경 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재무부 후배인 이병래 전 예탁결제원 사장,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발탁됐다.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금융위 1급 고위직이다.

 

기습적 대외협력부회장 신설

 

회원들 사이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회계개혁 관련 국회나 금융위원회 등과의 협상력을 위해서는 인재풀을 넓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 1월 2일 회칙 개정을 통해 고위공무원 나급 인재를 대외협력 상근 이사로 둘 수 있다는 조항을 만들기도 했다.

 

회계사 A씨는 “회계사회 내부 인재만으로는 정부와 대외협상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회계개혁을 위해 최중경 회장을 영입했듯이 외부의 능력 있는 인재를 모셔올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4월에 있었던 이병래 대외협력 상근부회장 영입과 관련 시기와 방식이 다소 공교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중경 회장이 차기 회장을 위해 사전준비를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차기 회장의 행보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회계사 B씨는 “유력자일수록 서둘러 모시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면서도 “차기 회장이 결정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더 바람직하지 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회계사 C씨는 “차기 회장 선거 두 달도 채 안 남기고 연봉 2억원이 넘는 상근부회장을 두는 것은 차기 회장에게 부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계사들은 대외협력 부회장의 선임은 환영할 부분도 있지만, 회장의 역할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계사 A씨는 “최중경 회장이 떠나도 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며 “재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빌미로 감사인지정제, 표준감사시간 등에 예외규정을 둠으로써 회계개혁을 무산시키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사 D씨는 “최중경 회장이 회계개혁을 궤도에 올리는 큰 공을 세웠지만, 회계개혁은 아직 진행형”이라며 “감사인지정제와 관련 세부사항은 금융위 재량 사항이기에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중경 시대 이후

달라진 회장의 역할

 

회원 사이에서는 회계사회 회장의 역할을 최중경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는 의견이 상당수 나온다.

 

최중경 회장 이전의 회계사회 회장들은 원로 회계사에게 퇴임 전 부여하는 명예직인 특성이 있었다.

 

그래서 회계사회 회장은 무보수 봉사 직위였고, 경비가 필요하면 그때마다 회에 요청했다.

 

최중경 회장이 취임하자 회계사회는 회장 보수를 연 3억원으로 올리는 데 동의했다.

 

회계사회의 숙원인 감사인 지정제 등 회계개혁을 위해서는 ‘일하는 회장’이 필요했다는 판단에서였다.

 

지식경제부 장관이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최중경 회장은 회계개혁의 든든한 우군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임기 동안 회계개혁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하나둘 지켰다. 회원들도 강한 신뢰로서 화답했다. 연임했을 당시에는 아예 무투표 단독 당선이 될 정도였다.

 

최중경 회장 본인의 의지도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중경 회장은 2016년 취임 당시 2년 단임만 하고, 깔끔하게 물러날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 외부감사법 등 회계개혁 3법이 통과되면서 물러날 명분도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와 회계개혁을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자신의 의지 때문에 최중경 회장은 연임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알려졌다.

 

회계사 B씨는 “회계개혁은 전에 없는 도전이었고, 최중경 회장의 공이 컸다”며 “최중경 회장은 어느 정도까지는 회계개혁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회장은 당연 상근직

회장 후보 5인의 답변은

 

취재에 응한 회계사 중 온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회계개혁이 완수된 것이라고 보는 회계사는 없었다.

 

회장의 역할에 대한 청년회계사회의 질문에 대해 5인의 45대 회계사회 회장 후보들은 이렇게 답했다.

 

 

<기호 1번 채이배 전 의원>

“한공회 회장은 당연히 상근직이어야 한다. 부회장단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매일 출근해 회원, 국회, 금융당국, 지자체, 재계와 소통하고 발로 뛰어야 성과가 있다.”

 

<기호 2번 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회계사회는 친목단체가 아니다. 회장은 상근직이며 책임과 판단을 받아야 하는 자리다. 회장의 독립성을 높이고, 상근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

 

<기호 3번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회장이 되면 16년간 일했던 신한회계법인 대표직을 즉각 사임하겠다. 회장은 회원 2만명, 임직원 130명, 연간 300억원을 운영하는 큰 조직이다. 회장의 열성이 필요하다.”

 

<기호 4번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대표>

“보수는 비상근이지만, 업무는 상근처럼 하겠다. 내근보다 외근에 치중하겠다. 그런 측면에서 상근 회장보다는 상임 회장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기호 5번 황인태 중앙대 교수>

“회장은 궁극적으로 책임자이자 해결자이다. 회장의 보수를 낮추어 비상근직으로 만들면 그 업무를 하기 어렵다. 회원들의 뜻을 따르되, 결과가 비상근이 되어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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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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