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KB금융그룹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4조4096억원을 시현하며 ‘4조클럽’에 입성했다.
핵심이익인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증가했고, 푸르덴셜생명과 프라삭 등 최근 몇 년간 진행된 각종 인수합병(M&A)에 따른 ‘몸집 키우기’가 긍정적인 결과를 낸 덕분이다.
8일 KB금융은 2021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7.5% 증가한 4조409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KB금융의 실적은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순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15.5%(1조 5073억원) 증가하며 그룹의 실적개선을 견인했다. 이는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은행의 이자이익이 약 6920억원 증가한 것은 물론 푸르덴셜생명, 프라삭 등 M&A 영향에 따라 약 5000억원의 이자이익이 추가로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순수수료이익 역시 전년 대비 22.5%(6670억원) 증가한 3조6256억원을 기록했다. 소비회복에 따라 신용카드 수수료 손익이 증가하고 은행의 신탁상품 판매 회복으로 신탁이익이 개선된 가운데, 주식시장 호황과 IB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로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증가한 결과다.
같은 기간 기타영업손익은 전년 대비 1830억원 감소했다. 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 등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줄면서 다소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반면 보험관련 실적은 손해보험의 이익체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푸르덴셜생명 인수 영향이 반영되며 전년대비 256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보면 호실적을 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나, 4분기만 놓고 보면 아쉬운 평가가 돌아온다.
지난해 4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한 6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희망퇴직비용(세후 1902억원)과 미래경기전망 및 코로나19 관련 대손충당금(세후 1915억원) 등 일회성 비용과 계절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
◇ KB국민은행, 실수요 기반 가계대출 증대
KB금융의 주요 계열사들 실적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이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7%(2926억원) 증가한 2조 5908억원을 기록했다.
견조한 여신성장에다 NIM 개선은 물론 프라삭, 부코핀은행 등 M&A 영향이 추가적으로 반영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신탁이익과 투자금융수수료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4분기 NIM은 1.61%로 금리상승을 반영해 대출자산 리프라이싱(가격변동)이 진행된 가운데 운용자산 수익률을 높이는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정책을 지속한 결과로 전분기 대비 3bp 개선되며 2분기 연속 확대 기조가 유지됐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18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9% 증가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실수요에 기반한 전세자금대출 중심으로 전년말 대비 5.1% 적정 수준 성장했고,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이 분기별로 3% 내외의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갔다. 대기업도 여신수요 회복과 CIB(기업투자금융) 비즈니스 강화에 힘입어 큰 폭 성장하면서 전년말 대비 11.2% 늘었다.
◇ KB증권, 사상 최대 실적…대형 IPO딜 확대
KB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수준인 594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690억원 증가한 실적으로, 전년도에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부진했던 S&T(자산운용) 실적이 1000억원 가량 증가하고 주식시장 호황과 대형 IPO 딜 확대로 IB수수료(623억원)와 수탁수수료(534억원)가 증가한데서 따른 것이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5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다소 저조한데, 이는 주식시장 부진과 금리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며 S&T 실적과 증권업수입수수료가 축소되고 사모펀드 고객보상 관련 충당부채 전입으로 295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 KB손해보험, 車손해율 개선 영향
K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1639억원 증가한 301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료 인상과 자동차 사고건수 감소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탄력적인 자산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투자손익이 개선됐다.
올해 희망퇴직비용(세후 207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보면 경상적 순이익은 약 3300억원 수준으로 점차 이익체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푸르덴셜생명, 저축성+연금보험 판매 확대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36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보장성보험 판매가 위축되고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 판매가 확대되면서 사업비가 축소돼 견조한 실적을 시현했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806억원으로 보증준비금이 일부 환입된 영향에 따라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 배당금,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
이번 실적 발표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2021년에는 견조한 여신성장과 국내외 M&A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WM(자산관리), IB(기업금융) 사업부문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해온 결과 순수수료이익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고 주요 계열사들의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그룹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2.6%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B금융의 배당성향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날 개최된 이사회에서 KB금융 재무총괄임원은 2021년 배당결정 관련 “코로나19 위기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축소되었던 배당성향을 26.0%로 결정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주당배당금은 전년 대비 약 66% 증가한 2940원으로 지난해 8월에 기지급된 배당금 750원을 감안하면 기말배당금은 2190원”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이사회는 자사주 소각 소식도 전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재무총괄임원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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