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역대급 물가 폭등?…해결 실마리는 1970년대 석유파동에 있다

2022.05.19 18:13:59

한국 소비자 물가 2012년 이후 최고치 기록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양적 완화 정책 영향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물가 잡을 수 있을 것”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소비자물가가 지난 3월 기준 2012년 이후 최고치인 4.1%까지 상승했다.

 

정부와 당국은 대내외 경제 현안 중 가장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물가 잡기’를 언급하며,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물가상승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실마리는 1970년대 석유파동이 발생했던 때 주요국이 펼쳤던 대응법에서 발견된다.

 

◇ 코로나19로 시작된 저금리‧양적완화 결국 ‘발목’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지난달 ‘고(高)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최근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확장적 거시경제정책과 글로벌 경기의 빠른 회복세, 글로벌 공급제약 등을 언급했다.

 

여기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란 지난 2019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재정‧통화정책기조를 완화적으로 운영한 것을 뜻한다.

 

그 결과 재정정책 측면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비율(정부의 수입과 지출의 차이)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예년과 비교해 약 2~4배 정도 확대됐다.

 

통화정책 측면에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인하한 데다 대규모 자산매입 등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펼치면서 결과적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규모가 사상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각국이 거시경제정책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다. 각국이 가계에 직접적인 소득지원 정책을 펼치자 민간소비가 증가했고, 주요국의 경기와 고용 상황이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주요국이 빠르게 경기를 회복하자, 그 다음으론 국제원자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0년 중반 이후 친환경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원유 등 고탄소 부문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축소된 상태였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수급 불균형이 증가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등 핵심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며 자동차 등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고, 최근 중국 봉쇄 등으로 국제 운송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물류비용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아울러 러시아발(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주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압력도 증대됐다.

 

즉 최근 물가가 상승한 것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중국 봉쇄, 러시아 사태 등 대외적 요인도 있었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국이 코로나19 이후 펼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에 따른 물가 영향력이 지속되면서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이 향후 2~3년에 걸쳐 물가 상승 요인으로 계속 작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 고물가 장기화…답은 ‘긴축’이라고?

 

한은은 물가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거 고(高)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1970년대 석유파동 발생시 주요국의 대응사례에 집중했다.

 

당시 독일은 물가 상승 장기화는 통화적 현상이라고 인식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긴축적으로, 재정정책은 경기둔화에 대응해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정책조합을 선택했다.

 

미국과 영국은 물가 상승이 유가상승 등 주로 비용적 측면에 기인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미국과 영국은 석유파동기가 끝난 1980년대 초반까지 물가와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독일은 전반적으로 물가와 고용이 안정되는 등 비교적 양호한 경제여건이 지속됐다.

 

한은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일반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 불안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중장기 시계에서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데 바람직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오형석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 통화신용연구팀장은 이와 관련 “물가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적극 도모해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기적 시계에서의 거시경제 안정화 도모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 물가 안정에 도모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한은 금통위가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오는 26일 5월 금통위가 예정된 가운데 앞으로 긴축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한은은 역대급으로 치솟은 물가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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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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