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은행권 자금담당 불러들이는 금융당국…은행채 집중점검할 듯

2022.10.19 19:03:21

오는 20일 5대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 긴급 소집
은행채 발행 급등 관련 현황 파악 및 애로사항 청취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을 소집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소집을 통해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중은행들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는지를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와 관련 업계 애로사항에 대한 현황 파악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오는 20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을 긴급 소집했다. 최근 고금리의 충격으로 금융권 내 ‘돈맥경화’가 심화되면서 은행권 은행채 발행이 급등하고 있는 것과 관련 현황 파악에 나서려는 시도일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시중은행들은 약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채 대량 발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은행채 발행행액은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인 25조8800억원이었다.

 


◇ 역대급으로 쏟아진 은행채, 이유는?

 

최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은행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높이기 위해서다.

 

LCR은 고유동성자산을 앞으로 30일 동안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100%를 기준으로 비율이 낮을수록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외화 LCR은 80%에서 70%로, 통합 LCR은 100%에서 85%로 완화한 바 있으나, 내년 7월 100%로 강화해 정상화할 계획이다.

 

규제 정상화를 앞두고 은행권 입장에선 LCR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러한 은행권 움직임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도 등장한다.

 

당시 한은은 지난 6월 기준 국내은행 대부분이 기존 LCR 규제 수준을 이미 상회하곤 있으나 일부 은행은 이에 미달하는 곳도 있다고 지적, 국내은행이 LCR 규제 정상화에 대비해 국채와공공기관채, 특수은행채 등 매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후 국내은행은 1년간 국채를 32조원, 공공기관채를 17조원, 특수은행채를 17조원씩 늘렸다.

 

다만 이같은 노력이 회사채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구축, 변동금리대출 금리 상승 압력 등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만약 향후 규제비율 미달 은행이 LCR을 높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규모 은행채 발행에 나설 경우 최근 신용 위험 경계감이 늘면서 투자수요가 줄어든 회사채와 여전채 발행에 구축(驅逐, Crowding-Out Effect) 효과가 덩달아 발생할 수 있다.

 

또 은행채 같은 초우량 등급의 발행량이 늘면서 그 밑의 신용등급 크레디트 스프레드(Spread, 기준금리와 실제 거래에서 적용한 금리간 차이)가 확대되는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예금수신 금리 및 1년물 이하 은행채 금리가 오르게 되면 가계와 기업 변동금리대출의 추가적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만큼 금융당국은 20일 은행권과의 만남을 통해 자금 조달 상황을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의견 교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 LCR 제도에 대한 건의가 나올 수도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현 시장 상황을 감안, 금융당국이 LCR 정상화 속도를 늦춰주길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은행들은 환율 급등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도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달러-원화 환율 급등으로 원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은행 입장에선 원화 유동성 비율을 방화하기 위해 은행채를 공격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환율 급등에 따라 외환파생상품 증거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은행채를 공격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점은 시장금리에 부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 물량 부담이 크게 늘리면서 결국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우량 회사채인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저신용 기업, 일반 기업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수요 증가로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결과적으로 다른 채권들 금리까지 올려놓으면 기준금리 인상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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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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