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가장 작은 증가폭을 보였는데, 금리 인상기 대출금리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가 기존 대출을 상환하거나 아예 대출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4분기 단 3개월 만에 상환된 가계부채 금액이 일 년 동안 갚은 규모와 비슷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49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조5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연간 감소액인 7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 분기 만에 1년치 수준이 감소한 셈이다. 이처럼 연간 기준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대출은 시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폭이 확대된 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축소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담대가 1012억6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8조1000억언(2.9%) 증가하는 데 그치며 역대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3분기와 비교해서는 4조7000억원(0.5%) 증가하며 증가세가 완화된 흐름을 보였다.
기타대출은 1년 대비 35조8000억원(-4.6%), 3분기보다 12조2000억원(-1.6%) 감소한 736조7000억원으로 역대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이 1년 전과 비교해 7조5000억원(-0.8%) 감소한 902조6000억언으로 통계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54조4000억언으로 1년 전 대비 6조원 줄었고 3분기 대비론 3조8000억원 감소했다. 역대 가장 큰 폭 감소다.
다만 판매신용은 연말 소비 회복 등 영향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액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인 11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증가폭은 11조9000억원(11.2%)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결과적으론, 판매신용이 큰 폭 증가했지만 가계대출 역시 대폭 감소하면서 가계신용은 3분기 보다 4조1000억원(-0.2%) 감소한 18672조원으로 집계됐다.
박창현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및 부동산 규제로 수요가 줄어 가계대출이 감소했다”며 “부채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향후에는 은행 가계대출 금리 완화 및 규제 완화 등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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