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장관 "집값 개별화 국면…전국 평균 더 내릴 수 있다"

2023.05.28 08:51:56

"전세제도, 반드시 손볼 것…보증금 담보가치·상환능력 연동 등 필요"
"우크라이나 기업 등 입국 제한 일부 해제 검토"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우리나라의 집값이 개별화된다고 본다. 수요나 선호가 많은 곳은 더 떨어지기 힘들지만, 전국 평균적으로는 조금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연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집값 전망이 한 번 더 내릴지, 지금이 바닥을 다지는 건지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원 장관은 "후속 매수자들이 많이 기다리는 물건 같은 경우 바닥을 다지고 있거나 부분적으로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금리 효과가 오래가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으로 반등으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고급 부동산에 대한 공급이 일정 구간 안 되면 값이 오르는 국지적 상승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 집값은 평균 40%가량, 체감으로 수요가 많은 데는 거의 2배까지 올랐는데, 2021년 하반기부터 꺾이기 시작해 지난 1년 반 동안 통계적으로 20∼30%, 체감은 절반 정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원 장관은 "지난 시기는 특정 수요가 몰리는 문제로 집값을 잡으려고 전체를 인위적으로 누르다 보니, 더 오른 측면이 있어 정책 실패라 비판을 많이 했다"면서 "인위적 통제 정책보다는 상승 요인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공급을 늘리거나, 심리적 쏠림에 금융을 공급하게끔 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를 본격 도입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 에스크로는 전세에 대한 가장 극단적 대응 방법인데, 보증금을 돌려줄 최소한 담보가치도 없는데 시세 보증금을 다 받는다든지 그런 부분에 대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권 보호를 위해 손을 댈 때가 온 것 같다"고 예고했다.

 

에스크로는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제3의 기관(신탁사나 보증기관 등)에 입금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금 일부를 예치하고 나머지를 집주인에게 주는 방식이다.

 

원 장관은 다만,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하겠다면서 임대차 3법과 전세제도에 대해서는 국토연구원에 이미 연구용역을 발주한 만큼, 부작용과 연쇄반응을 충분히 연구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험도 높은 부분에 부분적으로 에스크로를 도입하거나, 변형해서 쓸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도구나 금융 수단을 검토하고, 임차인의 다양한 처지와 심리도 분석한 뒤에 우리 국민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세제도도 내 집 마련 발판 내지 사다리 역할 측면이 있어 이런 임차인이 선호하는 부분을 강제로 없앨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이미 선순위 담보나, 다른 채무 관계가 있는 걸 집주인이 숨기고 물건가격에 해당하는 전액을 보증금으로 받고 딴 데 써버릴 때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선순위 담보가 있으면 보증금은 나머지 담보의 일부만 받게 하고, 나머지는 월세로 돌리는 방식으로 보증금을 담보가치나 상환능력과 연동시키는 게 필요하다. 또는 반환보증을 들게 하고 까다롭게 관리하는 등 임차인 보호장치를 달면서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와 관련, "구체적 요청 목록이 오겠지만, 도로복구나 겨울 대비 전력 에너지 공급 방안, 곡물 수출 대체 수송로 마련, 해운·철도 물류, 안전망과 관련해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국제 사회서 한국이 지원 중이라는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 대기업, 스타트업까지 기업들이 폴란드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소형모듈 원전이나, 철도 건설 차량, 도로망 복구를 위한 수송트럭, 후방 전기차 배터리 공급, 스마트 시티 조성 지원, 산업단지 건설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입국 제한이 돼 있어 기업 등의 입국이 제한돼 있는 것과 관련, "당연히 풀어야 한다"면서 "외교 안보당국에서 검토하되 지금보다는 풀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은 명백한 침공으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와 함께 규탄하는 입장"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할 때도 지금은 지뢰제거 차량까지 지원하지만, 직접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 발사될 수 있는 무기 등을 직접 운반하는 차량을 제공하는 건 안 한다는 게 명확한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후방지원까지 문제 삼는다면 그건 우리 주권적 판단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21∼23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방안을 논의했고, 24∼25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베를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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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meetagain@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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