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HMM 매각 본격화…SM그룹, 4.5조 통 큰 베팅에 시선집중

2023.07.21 10:41:11

산은‧한국해양진흥공사, HMM 경영권 공동매각 공고
SM그룹, HMM 인수 참전 의사 공식 발표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산업은행의 HMM(옛 현대상선) 새주인 찾기가 본격화 됐다. 연내 매각이 목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산은이 한국해양진흥공사와 HMM 경영권 공동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으로 매각절차를 개시했다.

 

이번 경영권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된다. 2단계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체결을 목표로 추진된다.

 

매각지분은 총 3억9900만주로, 해진공과 산은이 가진 영구채 보함 희석기준 지분율 38.9% 수준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구주와 10월 콜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원 어치의 영구전환사채(CB),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함께 파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과제로 지목되는 지점은 HMM의 덩치가 워낙 크고, 회생 과정에서 발행된 CB와 BW 문제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인수자 입장에선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매각 공고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후보군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현재로선 SM그룹이 HMM 인수전에 참전할 것이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며 적정가격을 4조원대로 보고 있고, 최대 4조50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M그룹은 산은(20.98%), 해진공(19.96%)에 이어 HMM의 3대 주주다.

 

우 회장과 우 회장의 아들인 우기원 부사장, SM상선 대한해운 등 SM그룹 계열사가 HMM지분(6.56%)을 보유하고 있다.

 

◇ 1조원 영구채, 구주와 함께 매각…인수자에게 부담

 

앞서 밝혔듯 변수는 산은과 해진공이 가지고 있는 CB와 BW의 향방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언급한 ‘최대 4조5000억원’은 산은과 해진공이 가진 40.94%의 지분을 가져오는 데 대한 대가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적정 인수가를 넘을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경영난에 빠진 HM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2조6800억원의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30년 만기(이자 연 3%) CB와 BW를 2조68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오는 10월부터 HMM이 영구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산은은 콜옵션 행사 전에 주식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참고로 산은이 영구채 상환이 아닌 주식 전환을 선택한 이유는 배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낮은 가격으로 고평가된 주식을 매수할 수 있지만, 산은은 이러한 이익을 의도적으로 포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현 주가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더라도 4조원 가까운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5조원(구주 4조원+영구채 1조원) 안팎으로 오가는 매각가는 인수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 SM그룹, 인수 의사 공식화…다른 후보군은?

 

또한 매각의 키를 잡고 있는 산은이 대기업이 HMM을 인수해 주길 바라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SM이 최종 승자가 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해운업에서는 SM그룹이 HMM을 인수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평가가 많다.

 

HMM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25조8000억원으로 자산순위 19위 수준인데, SM상선과 대한해운 등을 모두 합친 SM그룹의 자산총액은 16조5000억원으로 업계 30위 수준이다.

 

이와 관련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달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 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 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SM그룹 이외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CJ그룹 등을 인수 후보로 언급하고 있다.

 

◇ 산은, KDB생명 이어 HMM도 성공시킬까

 

산은이 그간 난항을 겪어온 HMM 매각을 올해 안에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강 회장의 구조조정 업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산은은 20여 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고, 최근 하나금융을 KDB생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산은 관계자는 “예비입찰과 최종입찰을 통해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고 이 과정에서 입찰가격과 자금조달 계획, 인수 및 경영 계획을 검토해 선정할 것”이라며 “HMM의 지속가능한발전을 견인할 능력 있는 인수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해 HMM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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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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