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태영건설 자구안에 일침…“자기 뼈 깎아야지, 왜 남의 뼈 깎나”

2024.01.04 17:19:29

4일 금감원 신년인사회 개최
대주주 사제출연‧SBS 지분매각 빠지면서 ‘빈축’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 계획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채권단 입장에서 태영건설의 자구 계획은 태영건설이 아닌 ‘오너 일가’의 자구 계획으로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4일 이 원장은 여의도 금감원에서 개최된 신년인사회에서 9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측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이) 자기 뼈를 깎아야 하는데 남의 뼈를 깎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영건설의 자구 계획이 아니라 오너 일가의 자구 계획이 아닌가, 이렇게 채권단은 의심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원장은 “채권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오너일가의 자구책이 워크아웃에서 가장 중요한데 첫 단추부터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해 본인들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답을 해야 할 것”이라며 “오너 일가가 수백억, 수천억원의 현금 등 유동 자산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 1원도 포함하지 않고 이미 제시한 계획에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제(3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 말씀대로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주 기본적인 요건인 제일 앞 단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태영건설 지원에 (자금이) 전혀 쓰이지 않고 대신 총수 재산의 핵심인 TY홀딩스 지분 지키는 데만 쓰이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태영건설은 전날 개최된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 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제시했다.

 

자구안을 토대로 오는 11일 채권단의 75%가 동의할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실시된다.

 

하지만 태영건설 대주주의 사재출연, 알짜 계열사 SBS 지분 매각 등이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채권단의 빈축을 샀다.

 

애초 TY홀딩스가 태영인터스트리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 2400억원은 145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상거래채권 결제에 쓸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태영건설은 외상 매출 담보 채권 대출(외담대) 451억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에 1133억원을 빌려준다고 공시했지만, 이것 역시 현재 400억원만 투입한 상태다.

 

이 원장은 “태영 측도 외담대가 중요한 것을 모르지 않을텐데 왜 외담대를 금융권에서 떠안으라고 하는지 강한 의문”이라며 “(윤 회장이) 울림이 있는 호소를 하시긴 했으나 지금은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숫자에 기반한 이성의 문제다. 숫자에 대한 설명을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원장은 “채권단은 방송법상 제약이 있는 SBS 지분에 대한 언급이 아니더라도 TY홀딩스의 상장 법인인데다 상당 지분을 오너 일가가 갖고 있어 지분을 활용한 현실성 있는 유동성 재원 마련이나 TY홀딩스 자체의 채무 부담 등을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홍콩 ELS 판매사 현장검사 추진

 

이날 금감원은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판매사 대상 현장검사 계획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중이라고 밝히며, 지난달 마무리된 12개 판매사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검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은행이 ELS 판매 과정에서 형식적인 게 아니라 실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설명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현장검사에 신속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 한도 관리 시스템, KPI 조정 통한 고위험 고난도 ELS 판매 드라이브, 계약서 비보관 등 절차 위반과 같은 전반적은 관리 체계상 문제가 드러났다”며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주요 판매사에 대한 검사를 조속한 시일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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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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