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대한한방병원협회와 전국 한방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삼성화재의 반복적인 소송 제기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현장의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한방병협)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강남사옥 앞에서 ‘삼성화재 무차별 소송 규탄대회(제5차)’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한방 의료기관 관계자 약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일부 교통사고 환자들도 함께 자리해 의료소비자와 보험 가입자의 연대를 촉구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해 9월 시작된 이후 해를 넘겨 다섯 번째로 이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삼성화재가 특정 한방병원을 상대로 민사 소송뿐 아니라 다수의 형사 고소까지 제기하며 의료 현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방병협 관계자는 “법적 판단에서 이미 문제점이 드러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반복하는 방식은 의료인의 진료권을 위축시키고 환자 치료 환경을 무너뜨린다”며 “대기업의 법적 대응이 과도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 일명 ‘괴롭힘 소송’에 대한 비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전략적 봉쇄소송은 거대 기업이나 권력자가 개인이나 단체의 문제 제기를 위축시키기 위해 대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승소 여부보다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이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방병협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특정 한방병원을 상대로 지난해에만 수차례 민사 소송과 함께 총 11건의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상당수 사건이 수사 단계에서 혐의 없음 판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가 소송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경찰 조사와 자료 제출에 매달리다 보면 병원 진료가 사실상 마비된다”며 “의료진은 물론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 현장에서의 진료 판단이 소송의 대상이 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방병협은 이번 집회를 통해 △무분별한 소권 남용 중단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 보장 △환자 건강권 침해 중단 등을 거듭 촉구했다.
협회 측은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만 이어질 것이 아니라, 환자 중심의 합리적인 논의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며 “의료소비자와 보험 가입자가 함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 현장의 안정성과 환자 권익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사와 의료계 간의 책임 있는 대화와 제도적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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