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서양 동맹 위협이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문가가 분석했다.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리비에 쉬외르 전 나토 프랑스 대표부 외교 고문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가장 강력히 밀어준 인물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라고 평가했다.
쉬외르 전 고문은 "그는 첫 임기 때 유럽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유럽 내 미국 존재감을 축소했으며,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회원국 지도자를 모욕했다"며 이 덕분에 유럽의 "국방비 지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도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비난했다.
쉬외르 전 고문은 "(트럼프의) 이런 노골적인 적대감은 우리의 집단적 대응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최대 1천500억 유로(약 234조원) 규모의 무기 공동구매 대출기금을 신설했고, 2028∼2034년 방위·우주 분야에 1천310억 유로(약 225조원)를 배정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 EU 주요 국가의 국방비 증액도 이뤄지고 있다.
쉬외르 전 고문은 이런 일이 "불과 1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쉬외르 전 고문은 미국과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으로 전례 없는 갈등을 겪는 이 상황도 "(나토) 동맹을 유럽화 방향으로 변모시키는 동력을 부추긴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토는 오직 한 가지,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는 조직이라며 이번 그린란드 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유럽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은 훼손됐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이 미국의 위협에 맞서 덴마크를 지지하고 나선 점을 언급하며 "나토는 뇌사 상태가 아니라 '인지적 재구성' 과정에 있다"고 주장했다. 즉, 나토가 붕괴하거나 무력해지는 게 아니라 동맹의 역할, 권력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쉬외르 전 고문은 유럽 땅에서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미국과 유럽이 그린란드를 두고 갈등을 겪는 것은 "관심을 분산시킨다"며 "나토의 핵심 기여국이자 창립국을 다른 회원국들과 대립시키는 건 자연스럽게 러시아의 손에 놀아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그린란드 위기는 북대서양에서 유럽과 미국의 군사력 증강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의 이익엔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3일 "북극 국가들뿐 아니라 다른 여러 국가가 북극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이는 수십년간 북극 탐사를 선도해온 러시아에 매우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가 이전까지 없었던 핵 추진 쇄빙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쇄빙선 함대 개발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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