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에 입성한 케이뱅크가 상장 첫날 장중 큰 폭의 등락을 보인 끝에 공모가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코스피 상장 첫날 공모가(8300원) 대비 30원(0.36%) 오른 83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시초가는 9000원으로 형성됐다. 이후 장 초반에는 988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 대비 약 19%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다 매도 물량이 늘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고, 장중 한때 8120원까지 내려가며 공모가를 밑돌았다가 점차 낙폭을 줄이며 공모가 부근에서 장을 마쳤다.
케이뱅크의 코스피 상장은 세 번째 도전 끝에 성사됐다. 2022년에는 증시 침체로 상장을 철회했고, 2024년에는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IPO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상장에서는 공모 구조를 조정해 시장 눈높이에 맞췄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8300~9500원으로 제시했고, 최종 공모가는 밴드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경쟁률 134.6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상장으로 케이뱅크는 일단 재무적 부담 일부를 덜게 됐다. 2021년 투자 유치 당시 설정했던 ‘5년 내 상장 실패 시 대주주가 지분을 되사주는 콜옵션’ 조건이 이번 IPO로 해소됐기 때문이다. 또한 신주 발행 자금 등을 포함해 자본 확충 효과도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약 10조원 규모의 신규 여신 확대 여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변동성 장세 속 데뷔…다음 과제는?
다만 상장 직전 금융시장의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며칠간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등 극단적인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신규 상장주가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초기의 주가 흐름보다 중장기 성장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가계대출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SME) 금융 시장 확대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가계대출과 SME 대출 비중을 5대 5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법인 금융과 플랫폼 기반 금융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 자산과 플랫폼 금융 또한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제시된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향후 제도화가 진행되면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나 해외 송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는 대목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이날 상장 기념식에서 “상장을 계기로 개인고객부터 기업고객까지 아우르는 디지털은행의 표준을 제시하고,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까지 금융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케이뱅크의 과제는 상장 이후 성장 동력을 입증하는 데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 “상장은 하나의 분기점일 뿐”이라며 “케이뱅크가 기존 인터넷은행 모델을 넘어 새로운 성장 경로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시장의 관심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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