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 여론지상에선 간혹 세금과 관련한 오해를 부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데이터를 일부만 편집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왜곡된 자료로 적극적으로 속이는 경우마저 있다. 각국은 싱글 가구보다 다자녀 가구에게 차등적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내는 세금은 매우 적은 반면, 저소득 2자녀 가구나 고소득 2자녀 가구나 대체로 고르게 600~700만원의 혜택을 준다. 표본 국가 가운데 고소득자 혜택이 유지되도록 설계한 나라는 없다. 오해를 바로잡는 길은 정확히 아는 것이다. 주간 연재로 ‘한국 세금의 실태’를 살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실질적 싱글세를 운용하는 국가 중 가장 단순한 형태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다자녀 가구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지원하며, 고소득구간에선 혜택이 작아지도록 조정하게, 혜택의 수준이 과도하지 않게 조정한다. 또한, 과세수준을 높여 혜택을 부여하더라도 고소득 가구에게는 높은 수준의 세금부담을 부과한다.
프랑스는 순실효세율이 낮은 편이지만, 기업의 세금(4대 보험) 부담을 높게 편성하는 방식으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근로자 개인의 순실효세율을 크게 높이는 방식으로 재정 및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한국은 순실효세율이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이면서도 소득과 무관하게 2자녀이기만 하면, 600~700만원 일괄 혜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 다자녀 가구에게 유리한 방식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 한국 싱글세 구조 및 수준
싱글 가구는 어느 나라에서나 다자녀 가구보다 세금을 더 낸다. 싱글세라는 독립적 명목으로 세금을 부과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공제나 현금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다자녀 가구를 싱글 가구보다 더 지원한다(일본은 올해 독립적인 명목으로 싱글세를 부과한다).
아래 표1은 한국 근로소득자들의 가구유형별 순실효세율 수준이다.

2024년 기준 한국의 평균소득 100%는 상위 25~30% 정도로 파악된다. 위 OECD 통계는 4대보험금(사회보장기여금)까지 포함된 순소득 대비 실효세율(Net personal average tax rate)이다.
싱글 가구가 연 2750만원 정도를 받는다면, 300만4980원(10.93%)는 세금과 4대 보험료로 빠진다. 이 중 대부분은 4대 보험료(258만6230원)다.
2자녀 가구의 경우 한부모, 양부모 관계없이 모든 구간에서 싱글 가구보다 큰 폭의 혜택을 받는다. 한부모는 세대 내 부모가 한 명인 경우, 양부모는 세대 내 부모가 둘 다 있는 것을 말하며, 맞벌이란 뜻은 아니다.
아래 표2는 같은 소득구간 내 싱글 가구보다 기혼 가구, 한부모‧양부모 2자녀 가구가 얼마나 혜택을 받는지 분석한 표다.

표2는 한국 실질적 싱글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자녀 없는 기혼 가구는 싱글 가구보다 적게는 4만6321원에서 많게는 57만7500원 정도 세금상 이익을 본다.
한부모‧양부모 관계없이 2자녀 가구이기만 하면 싱글 가구보다 600~700만원 정도 더 혜택을 받는다. 반대로 말하면 싱글 가구는 거의 항상 다자녀 가구보다 600~700만원의 세금을 더 부담한다.
2자녀 가구가 싱글 가구보다 혜택을 받는 건 인적공제 등의 영향도 있지만, 자녀 수에 따라 현금으로 지원하는 현금수당(cash benefit) 탓이 가장 크다.
한국은 2자녀 가구에 대해 한부모‧양부모 등 가구유형과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연 480만원의 현금 가족수당을 일괄 지급한다.

표3을 보면, 현금 가족수당을 제외하고 세금제도 내에서 싱글 가구가 2자녀 가구보다 추가적으로 더 부담하는 세금은 약 150~200만원 수준이다.
소득과 관계없이 현금 가족수당을 일괄 지급하는 것과 비슷하게, 세금혜택도 평균 50% 2자녀구나 평균 250% 2자녀 가구나 아주 큰 차이는 없다.
같은 2자녀 가구라도 평균소득 50% 구간 2자녀 가구의 세금혜택은 싱글 가구보다 199~200만원인 반면 평균소득 250% 구간 2자녀 가구의 세금혜택은 154~173만원으로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
평균소득 250% 구간 내에서 양부모 2자녀 가구의 싱글 가구 대비 세금혜택은 173만원으로 한부모 2자녀 가구보다 19만원 더 혜택을 받는다.
표1~표3을 요약하자면, 한국의 싱글가구는 같은 소득구간 내 2자녀 가구보다 세금으로는 150~200만원의 실질적 싱글세를 부담한다. 연 480만원 현금수당까지 합치면 싱글가구는 어느 소득구간이나 2자녀 가구보다 600~700만원 정도 더 소득이 낮다. 국세‧지방세‧4대 보험을 다 합쳐서 결혼에 대한 세금혜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표3에서 보듯 대신 가구유형과 무관하게 평균소득 50~67% 구간은 평균소득 100% 구간보다 세금부담이 월등히 적은데, 이는 저소득가구를 집중 지원하는 근로‧자녀장려금 영향으로 이해된다.
◇ 주요 선진국들, 세금을 더 내거나
혜택을 줄이거나, 기업 부담을 늘리거나
선진국 중 가족 현금수당을 지급하는 나라들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지급한다. ①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 ② 소득 무관하게 일괄 지급하되 한부모‧양부모 등 가구 유형에 따라 차등 지, ③ 한국처럼 소득‧가구 유형 무관하게 일괄 지급하는 나라다. 기타 유형으로 ④ 가족 현금 수당은 없지만, 세금공제로 싱글 가구 부담을 늘리고 다자녀 가구에 차등적 혜택을 주는 나라가 있다.
① 소득 차등지급제 국가로는 영국, 이태리, 일본, 캐나다, 프랑스, 호주가 있다.
이들 6개국은 평균소득 100%를 기준으로 그 이하 소득에 대해서는 가족 현금수당을 더 많이 지원하고, 그 초과 소득 구간에 대해선 지원을 줄이거나, 캐나다, 호주, 영국 등 영미권 국가는 고소득자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가족 지원 제도가 다소 복잡하게 되어 있어 일률적 비교는 어렵지만, 프랑스와 일본은 한부모 가정에 대해, 영국은 양부모 가정에 대해 보다 더 지원을 주고 있다.
괄호 안의 숫자는 싱글 가구와 2자녀 가구 간 순실효세율 격차로 싱글세 수준을 확인하는 가장 핵심적 지표다. 순실효세율은 세금공제와 현금 수당을 합친 실질 가처분소득과 의미가 맞닿는 영역이다. 이 숫자가 크면 클수록 싱글 가구가 세금을 더 낸다. 거꾸로 말하면 다자녀 가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뜻도 된다.
호주와 영국은 평균소득 100% 구간을 초과하면, 싱글 가구와 다자녀 가구가 똑같이 세금을 낸다. 다자녀 가구라고 해서 더 득 보는 게 없다.
나머지 4개국은 소득이 높아져도 다자녀 가구에게 차등적으로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일본과 이태리는 평균소득 250% 구간에 다다르면 그 혜택의 폭이 크게 줄어들어 다자녀 가구와 싱글 가구 간 큰 격차가 없다.
이태리는 평균소득 250% 구간이라고 해도 약 3%p, 프랑스는 약 8~9%p 정도 다자녀 가구에게 싱글 가구보다 더 큰 세금혜택을 주고 있다.
프랑스는 표본 국가 가운데 싱글 가구에게 가장 큰 세제 불이익을 주는 국가다. 하지만 복지재원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탄탄해 세제 불이익이 꼭 복지 불이익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그 이유는 4대 보험 재정 조달 수준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고, 회사에서 높은 수준으로 재원을 충당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밑에 설명할 ③번 유형에서 설명이 나온다.
②번 가구 유형에 따라 가족 현금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국가로는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가 있다. 아래 표5는 그 현황이다.

위 세 나라의 공통점은 2자녀 가구라고 해도 싱글 가구보다 순실효세율 간 차등적 혜택을 주긴 하지만, 저소득 2자녀 가구라고 해서 마이너스 세율로 아예 지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동시에 근로자 순실효세율이 매우 높은 국가들에 속한다.
그리고 기업 부담 4대 보험금이나 아예 순실효세율 수준이 매우 높은데, 평균소득 250% 구간 기준 노르웨이는 기업 부담 4대 보험금이 근로자보다 약 2배, 근로자 순실효세율은 35~39%에 달한다.
덴마크는 크게 4대 보험금을 걷는 건 아니지만, 평균소득 250% 구간 기준 근로자 순실효세율이 42~46%에 달한다.
핀란드는 평균소득 250% 구간 기준 기업 부담 4대 보험금이 근로자보다 약 2배에 달하면서도, 근로자 순실효세율 역시 40~43%에 달한다.
한국은 스웨덴과 더불어 ③번 소득‧가구 유형 무관하게 일괄 지급하는 유형이다.

한국과 스웨덴은 가족 현금수당 지급하는 방법이 똑같다 뿐이지 양국의 조세제도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한국은 괄호 안 싱글 가주 대비 2자녀 가구 간 순실효세율을 보면 스웨덴에 비해 싱글 가구에 대한 차등적 과세 수준이 월등히 높다.
스웨덴은 ②번 유형 국가들처럼 상대적으로 고르게 과세하면서도 고소득자에 대한 순실효세율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세금-수당 제도를 설계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순실효세율 수준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평균소득 250% 구간의 경우 순실표세율이 38~40%를 오간다.
반면, 한국은 소득구간별 세금‧수당 차이를 크게 두지 않는 방식으로, 고소득자도 최대한 고르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게다가 한국은 순실효세율 누진 정도가 매우 약하다. 평균소득 250% 구간 기준 싱글 가구 대비 2자녀 가구 순실효세율 격차가 4.61~4.75%p에 달한다. 위 유형 ①~③ 국가 가운데 이보다 격차가 큰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그런데 프랑스는 한국보다 월등히 누진적인, 높은 과세 수준을 갖고 있다. 평균소득 250% 구간 근로자의 순실효세율은 27~36%에 달한다. 프랑스 근로자의 순실효세율이 북유럽 국가나 유형 ①번 국가들보다 낮은 편에 속하긴 하지만, 프랑스는 세금을 걷을 때 4대 보험금의 기업 부담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프랑스 기업은 평균 250% 구간 근로자 연봉의 44.4% 정도를 4대 보험금을 지급한다.
반면, 한국은 평균소득 250% 구간 근로자의 순실효세율은 20~25% 밖에 안되고, 자녀가 없으면 25%. 2자녀 가구면 20%로 뚝 떨어진다. 이 소득 구간 근로자의 한국 기업 4대 보험금 부담 수준은 연봉의 약 9% 정도로 프랑스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고소득 근로자 순실효세율은 유형 ②번 국가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에 비해 절반 밖에 안 되고, 기업 부담 4대 보험금 수준은 노르웨이, 핀란드의 절반밖에 안 된다.
요약하자면, 한국은 세금은 가장 적게 걷고, 정부재정 및 복지재원이 가장 취약하며, 고소득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은 상대적으로 높다.

④번 기타 유형에 속하는 미국, 독일은 가족 현금수당을 지급하지 않기에 유형 ①~③ 국가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약간 무리가 있다.
대신 미국, 독일은 세금공제를 이용해 2자녀 가구를 지원한다. 고소득 2자녀 가구의 경우 싱글 가구보다 세금을 덜 내는데, 두 국가는 결혼만 했어도 싱글 가구보다 세금 부담이 적다. 이는 성인 1명보다 성인 2명의 지출 수준이 더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평균소득 50% 구간 가구의 경우 2자녀 가구는 싱글 가구보다 9220달러(한부모)~1만1484달러(양부모)의 덜 세금을 낸다. 기혼 가구는 싱글 가구보다 1643달러 덜 세금을 낸다.
평균소득 250% 구간이 되면 싱글 가구 대비 2자녀 가구 세금 격차는 7446달러(한부모)~1만3388달러(양부모)이지만, 기혼 가구의 싱글 가구 대비 덜 내는 세금은 9388달러에 달한다.
독일도 비슷하다. 평균소득 50% 구간의 싱글 가구 대비 국세 차이는 2자녀 가구의 경우 7348유로(한부모)~8920유로(양부모)이며, 기혼 가구는 2657유로를 싱글 가구보다 덜 부담한다.
평균소득 250% 구간에선 2자녀 가구의 싱글 가구 대비 국세 차이가 1만742유로(한부모)~2만1554유로(양부모)로 벌어지지만, 기혼 가구의 싱글 가구 대비 국세 차이가 1만3113유로에 달한다. 독일도 미국처럼 고소득일수록 결혼 유무에 따라 국세 부과액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 조세형평 = 경제적 효용
고소득 가구보다 저소득 가구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건 딱히 정의로워서가 아니라 더 효과적이어서 그렇다.
월급 200만원 다자녀 가구나 월급 2000만원 다자녀 가구에게 똑같이 50만원을 주는 것보다 월급 200만원 가구에 90만원을 주고 월급 2000만원 가구에게 10만원을 주는 것이, 더 많은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월급 200만원 가구에 50만원이 아니라 90만원을 주면 자녀에게 먹을 걸 더 잘 먹이거나, 동네 학원 과목을 하나 더 늘릴 수 있다.
월급 2000만원 가구는 10만원을 주나 50만원을 주나 똑같이 비싼 학원에 보내고, 똑같이 잘 먹일 것이다.
고소득 다자녀 가구도 지원해줄 필요성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지원금을 줌으로써 고소득 다자녀 가구에 유효한 수준으로 양육 환경을 변화시키려면, 저소득 가구를 지원할 때보다 더 많은 지원금이 필요하다. 고소득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면 싱글 가구의 상대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제적 이유로 비혼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고소득 다자녀 가구 지원은 조세형평성을 크게 망가뜨릴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선진국들은 순실효세율을 높이든지 기업 4대보험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조세형평과 복지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한국 역시 유형 ①~③번 국가들로 이동하려면, 전체적으로 순실효세율에 대한 과세수준을 높이고, 특히 고소득 가구에 대한 과세 수준을 자녀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1.5~2.0배 가량 강화하거나, 기업의 4대 보험 부담 역시 현 수준보다 월등히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 세금 하나로 조정할 사안은 아니다.
사회안전망 강화도 같이 움직이고, 저소득 가구를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 소득 무관하게 모든 가구의 지출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주거‧교육‧건강‧노후 비용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 조세 제도 개편을 하더라도 너무 급격해서는 안 되고, 점진적으로 예측가능해야 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거 비용 인하(부동산 정책), 조세 지출 및 수입 정비는 이러한 큰 틀에서의 정책변화 조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국의 저조한 조세부담률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여러 번 대통령 발언과 국무회의를 통해 개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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