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넘치는 빛, 공해와 다름없다

2018.08.22 15:52:30

(조세금융신문=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우리는 이제 24시간 생활권에 있다. 24시간 식당, 24시간 편의점, 24시간 피트니스 센터 등 사람들의 생활패턴도 모두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시간에 잠들던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고마운 빛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인공조명의 고마움도 잠시. 최근에는 지나치게 많은 인공조명으로 인해 멋진 야경이 ‘빛공해’로 전락했다.

 

수많은 가로등과 화려한 간판, 광고 영상이 도시를 낮보다 더 밝게 비추고 있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 식물은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해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야행성 동물은 먹이사냥이나 짝짓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빛공해 건강에 악영향 끼친다

 


빛공해에 노출되면 결막충혈, 안구 건조, 눈 피로감, 눈 통증, 자극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밤새 불을 켜둔 방에서 자는 아이 중 절반 이상은 16세 이전에 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빛공해에 장기간 노출되면 뇌기능 저하는 물론 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팀은 약한 불빛의 방에서 잔 경우 통찰력과 관련된 전두엽 부위의 뇌기능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해 5월 발표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야간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빛공해가 심한 지역에서 유방암 발생 위험이 다른 지역보다 1.3%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생체리듬은 빛을 쐬는 주기와 연관이 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자전 및 공전하면서 자연광은 일주기와 월주기, 계절적인 변화가 생기는데, 이 변화가 생체리듬을 갖게 한다. 따라서 빛이 우리 몸의 신체적, 심리적인 변화에 중요한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공조명, 태양빛에 더 가깝게

 

서울시는 빛공해를 줄이기 위해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했다. 생활환경에 따라 서울시를 4개 관리구역으로 구분하고 옥외 인공조명의 빛 밝기 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것이다.

 

상업지역은 제4종으로 지정해 가장 높은 최대 밝기를 허용한다. 주거지역과 논밭, 산림지역은 좀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해 빛공해로 망가졌던 시민들과 생태계의 생체리듬을 되돌리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과 유사한 인공조명을 사용해 빛공해를 줄이려는 시도도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인간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자연광에 대해 분석하고, 유사한 인공조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단순히 빛의 밝기뿐만 아니라, 시간에 따라 빛의 밝기와 색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인공조명이 개발됐다.

 

씨넷사의 ‘The Sunn Light’는 태양이 떠오르는 7시에는 은은한 빛을 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밝아지다가 태양빛이 절정을 이루는 오후 3시가 되면 조명기구도 밝기도 최대가 된다. 그런 다음 다시 서서히 약해지다가 해가 질 무렵인 오후 7시가 지나면 다시 은은한 조명으로 바뀐다. 개발팀은 “태양광처럼 자연스러운 조명으로 인간의 생체리듬’을 맞추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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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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