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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5대은행 신용대출 역대급 폭증…어디로 몰렸나 살펴보니?

공모주 청약에 가계대출 규제 전 막판 수요까지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6조80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한 달 만에 잔액이 5% 이상 불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에다 최근 진행된 SK아이이티(SKIET)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리는 등 ‘빚투’ 광풍이 불었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강화를 예고하면서 규제 시행 전 신용대출을 받아놓기 위한 선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28억원으로 전월(135조3877억원) 대비 5.1%(6조8401억원) 증가한 수준을 나타냈다.

 

◇ 공모주 청약에다 암호화폐 ‘빚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140조 이상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DSR 규제 강화 직전 신용대출 수요가 크게 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것(전월 대비 3.8% 증가)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번처럼 증가액이 6조8401억원을 기록한 것은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 총량관리 목표로 월 증가액 2조원대를 제시했던 것 보다도 3배 이상 높은 규모다.

 

주된 요인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SKIET 공모주 청약이 언급된다. 중복 청약 막차로 불리며 인기를 모았던 해당 청약의 최종 경쟁률은 무려 239.06대 1에 달했다. 증거금으로는 80조 이상 몰리며, 종전 사상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원)의 기록을 경신했다.

 

개인이 신용대출로 상당 부분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SKIET 공모주 청약 전날까지만 해도 신용대출 증가폭은 1조3292억원 정도로 관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청약 당일인 28일 2조6629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9일 청약 마지막 날에는 6조99974억원으로 크게 불었다.

 

한 시중은은행 관계자는 “4월 신용대출 급증세에는 SKIET 공모주 청약 열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모주 배정이 끝나는 이달 들어서는 조금씩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가계대출 규제 직전 ‘영끌 막차’ 수요도

 

게다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위는 오는 7월부터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 규제가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 영끌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신용대출 증가폭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신용대출 증가세를 두고 현재 금융시장의 불안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국이 가계대출을 강경하게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영끌’, ‘빚투’로 이어지며 주식, 암호화폐 등 투자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규제로 갈 곳 없어지자 암호화폐, 공모주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용대출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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