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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대석]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떠났던 광주는 옛말, 찾아오는 광주 됐다"

인공지능 규제 여니 글로벌 기업 반색
노사민정 통해 상생 일자리 첫 사례
인구위기, 광주-전남 통합 관철한다

 

◇대담 : 김종상 본지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정리 : 고승주 취재부장 

◇사진 : 김영기 기자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광주가 뛰고 있다. 목적지는 미래다. 일자리가 있고, 연인과 함께 하며, 아이들이 뛰어놀고, 태어나서 묻힐 수 있는 인생의 터전. 광주형 노사민정 상생일자리, 인공지능집적단지, 복지 플랫폼이 하나하나 이정표가 되어, 4차 혁명 시대를 밝히는 빛으로 변하고 있다. 144만 광주시민을 대표하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을 역을 통해 새빛고을 광주광역시에 대해 들어봤다.

 

2021 광주 르네상스 시대

 

연주홍빛으로 가로수가 물드는 지난 10월 18일. 상무교를 지나 광주광역시청으로 향하는 택시 너머 광주의 모습은 색달랐다. 지은지 얼마 안 된 건물들이 우뚝 서 있고, 다리 밑 천변 산책로도 활기차 보였다.

 

광주시청에 들어서니 제법 분주했다. 캐릭터 사업을 이야기하느냐 머리를 맞댄 사람들이 보였다. 경형 SUV 캐스퍼 미니 전시장 주변 체험이용자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시청보다 전시관이 아닐까 하며 걷는 사이 민선 7기 이용섭 제13대 광주광역시장이 환한 얼굴로 취재진에게 악수를 건넸다. 묵직한 오른손에서 단단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광주는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50년, 100년을 먹여 살릴 미래가 광주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미래였습니다. 우리 광주 북구 첨단 3지구에 국내 유일의 국가 인공지능 융복합단지가 조성 중입니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슈퍼 컴퓨팅 시스템을 갖춘 국가 AI데이터센터 건립에도 착수했습니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행정가이자 정치가이며 민주당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그조차도 광주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정중하면서도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미래’란 말이 계속 그의 입가에 머물렀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취임했을 때 광주는 여러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일자리와 산업기반의 부족, 출산율의 저하. 수도권에 돈과 사람이 몰리면서 광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과거 정부는 당장은 수익이 안 나지만 장기적으로 전망성 있는 사업에는 잘 지원하지 않았다. 예산은 한정돼 있었고, 조속한 효과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래 시대는 그렇게 될 수 없다. 2018년 11월 정부는 모든 자치단체장들에게 단기성과를 따지지 않겠다며 미래를 위한 장기투자 의사를 전달했다. 민선 7기에게는 놓칠 수 없는 단비였다.

 

“정부가 자치단체로 하여금 예비타당성 면제를 시켜줄테니 사업을 하나씩 내라고 하는 거예요. 우리 광주만 유일하게 인공지능을 하겠다고 제출했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인공지능 사업을 선점하게 됐습니다.”

 

“떠나는 광주가 찾아오는 광주가 됐다”고 이용섭 광주시장은 힘주어 말했다.

광주시는 2019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코어드P&P와 첫 번째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업 111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중 70여개의 회사에서 광주에 본사, 지사, 연구소들을 세웠다. 수도권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광주로 찾아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다. 광주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인재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2020년 광주인공지능 사관학교 1기 155명이 졸업했고, 현재 2기 180명의 교육이 진행 중이다. 광주과학기술원 대학원, 전남대와 조선대 등 지역대학들도 인공지능 석박사 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스케일업,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멘토단, 법률지원, 창업공간 및 자금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말에는 가슴 뛰는 비전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의아했다. ‘인공지능 산업’은 분명히 매력적이고 전망성 있지만, 단기 투자로 성공을 거두는 분야가 아니다. 임기가 제한된 광주시장이 취임 4개월 만에 갑자기 생각해서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다.

 

“광주는 중요한 시기마다 시대에 앞장서 왔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가슴을 내밀었고, 민주화운동 때는 많은 시민들이 희생을 치렀죠. 이익을 따져서 내린 결정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그 광주의 현 시장입니다.”

 

“시정은 결국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과정들입니다. 저에게는 세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무엇이 광주 발전에 기여하는가. 광주의 이익이 대한민국 이익과 일치하는가. 훗날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도로 놓고, 건설투자를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광주의 이익이 꼭 국가의 이익과 같지는 않을 수 있거든요. 지금 시대의 과제는 미래 먹거리, 인구감소, 기후위기입니다. 기술의 빠른 변화는 담대한 미래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광주가 앞선 도시들을 추월해서 글로벌 선도도시가 될 수 있는 돌파구는 기존의 가치와 시스템, 질서가 완전히 뒤바뀌는 4차 산업혁명이고, 그 핵심이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광주는 마치 미국 실리콘 밸리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광주 상무지구 일원 85만㎡에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의 모델을 적용한 기업과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복합혁신공간이 조성된다. 일터, 삶터, 놀이와 배움의 터전이 결합된 혁신적인 복합공간이 자리를 잡게 된다.

 

광주역 일대는 2025년 ‘호남권 최대 창업단지’로 변신한다. 1조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사업, 그리고 민간복합개발사업 등 3대 메가사업이 안착되면 2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새로운 일자리 1만 6000개가 만들어진다.

 

노사민정 이끈 힘 ‘소통·협치’

 

이용섭 광주시장의 원동력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뜻밖이었다.

“소통과 협치죠. 지금 시대는 변화의 시대입니다. 한 사람의 뛰어난 리더나 영웅보다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집단지성의 시대입니다. 우리가 광주에서 한 일은 다 협치에 의해 한 일입니다.”

 

그는 협치의 사례로 광주형 상생 일자리를 들었다. “3년 전, 광주시장에 취임할 때만 해도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확신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죠.”

 

‘광주형 일자리’란 광주시가 노사민정 협의를 통해 낮은 인건비를 대가로 기업을 유치하고, 대신 노동자들에게는 주택·교육·의료 등을 지원해 실질임금을 높이는 정책을 말한다. 2014년 9월 본격 추진됐다. 하지만 안착될 때까지 매순간이 고비였다.

 

일부에서는 우리 임금까지 낮아진다며 반발했고, 낮은 인건비 부담약속을 믿을 수 있느냐며 의구심도 나왔다. 2018년 6월 투자협약이 체결 직전 무산됐고, 2018년 12월에는 임금협상을 5년간 미룬다는 조항이 반발을 사면서 협약이 좌초됐다. 이용섭 시장이 곧바로 협상 전면에 나섰다. 협상 2개월여만에 드디어 투자협약에 이르렀다.

 

 

2019년 8월 20일 민간과 광주시간 합작기업,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설립됐고, 올해 4월 29일 광주 글로벌모터스 공장이 드디어 준공을 마쳤다. 공장에서 위탁생산되는 현대 캐스퍼는 9월 14일 사전계약 첫날 1만 8940대 계약을 따내며 흥행바람을 예고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모든 것은 노사민정 협치 덕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관건은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입니다. 생산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수익을 내야 기술력 또한 입증할 수 있습니다. 노사가 매사 싸우는 관계라면 그게 되겠습니까. 좋은 가격의 좋은 제품이 나오려면, 부품이 조립되고 판매되는 모든 순간마다 노사가 함께하는 그런 관계여야겠지요.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해야 합니다. 대표부터 신입사원까지 같은 노동자이면서 회사의 사용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캐스퍼 생산은 일종의 마중물로 봅니다. 그 자체로 직접 일자리가 천개, 간접 일자리가 만개가 있으니까 매우 큰 의미가 있지만,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를 치유하고, 23년만에 자동차 공장이 만들어졌거든요. 떠났던 투자자들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 효과가 있었던 것입니다. 광주에 이어 지금 전국에 7개 상생 일자리가 지정됐습니다.” 광주 글로벌모터스는 광주시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 친환경차로의 도전이다. 운전석이 없는 차는 전국 어디서도 운행할 수 없지만, 광주시 내 자율주행 규제 특구에서는 가능하다. 국내 유일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 조성 등 뉴 모빌리티로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자녀 낳을 때 든든해요, 맘(MOM) 편한 플랫폼

 

이용섭 광주시장이 인터뷰 도중 반가운 표정으로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의 출산율이 작년에 0.81까지 떨어졌는데 지금 1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유일하게 출산율이 연속 증가한 곳이 광주입니다. 어떻게 했느냐고 사방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출생률은 어찌 보면 가장 절실한 문제죠. 옥스퍼드 인구문제 연구소에서는 세계에서 인구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으니까요.”

 

 

2020년 현재 출산율은 가임여성(15~49세) 1명당 0.84명 수준이다. 부부 두 명이 자녀 0.8명을 낳는 셈이다. 인구가 반토막 나는 미래 앞에 대한민국은 서있다. 광주 역시 지난해까지 합계 출산율이 0.8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해 1월~7월 출생아 수가 4853명으로 지난해보다 11%(481명)이 늘었다.

 

“우리는 2019년부터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맘(MOM) 편한 광주 만들기’ 정책을 3년간 해오고 있습니다. 만남-결혼-임신-출생-육아-워라벨까지 6단계에 걸친 생애주기별 지원을 하는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아이를 낳으면 100만원을 우선적으로 드리고, 2년 동안 매월 20만원씩 합하면 총 580만원을 드리고 있고요. 자녀가 생기면 다음은 산후관리거든요. 젊은 나이에 병원에서 나온 간호사분들을 통해 공공 산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집에 찾아가서 아이도 봐주고 어머니도 도와줍니다. 아이를 갑작스럽게 맡겨야 할 때에 우리 광주시에 아이를 맡기면 24시간 돌봐주는 ‘24시간 돌봄서비스’도 하고 아이가 입원하게 되면 입원아동 돌봄서비스도 합니다. 공공보육원, 유치원, 어린이집을 대폭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9년 광주시가 ‘맘(MOM) 편한 광주’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 민·관·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단편적인 정책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살면서 필요한 지원들을 세심하게 만들되 이것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단순히 자녀만이 아니라 결혼예정의 미혼자들부터 신혼부부까지 지원하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특히 아이돌봄은 일하는 엄마들의 부담을 정말 크게 덜어주고 있다. 광주 신혼부부에게 광주 아이키움 플랫폼 가입은 필수다.

 

최근에는 결혼시기가 늦어지는 것을 고려해 난임지원의 둑을 텄다. 지난해에만 629쌍이 혜택을 받았고, 올 상반기 924쌍이 자녀를 갖게 됐다. 10월 18일에는 맞춤형 통합 복지 플랫폼도 개통했다. 복지 지원을 받으려면 복지부, 노동부 등 담당 기관을 찾아야 했다. 광주 맞춤형 통합 복지 플랫폼에서는 중앙정부, 광주시에서 지원하는 3000여개 복지서비스를 한 곳에서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다.

 

가난을 이겨내고 장관급만 네 번

 

‘내 인생 담쟁이처럼’

조세심판원장(2000.06),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2001.04), 관세청장(2002.02), 국세청장(2003.03), 청와대 혁신관리수석(2005.04),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2006.03),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장관(2006.12), 18·19대 국회의원(2008.05, 2012.06),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2017.05) 그리고 광주광역시 시장(2018.07~현)까지.

 

한 글자만 들어가 있어도 대단한 이력들이 이용섭 광주시장의 이력서를 가득 채우고 있다. 더 특이한 점은 특별한 연 없이 이뤄진 이력이란 점이다. 그는 웃으며 조세 5대 기관을 모두 거친 사람은 아마도 역사상 자신만이 유일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세법을 만드는 곳이고, 세금을 내면 불복하는 곳이 조세심판원인데 제가 거기 원장을 했잖아요. 그리고 세금은 내국세와 관세로 나뉘는데 내국세청장이 국세청장이고, 관세는 관세청장이죠. 다 한 줄 알았는데 아니 지방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행정자치부 장관을 했습니다. 5대 조세 관련된 자리를 거친 건 대한민국에 저 밖에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나올 수 없을 겁니다.”

 

결과만 보면 매사가 성공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사가 난관이었다고 말했다. “제가 공직생활만 40년 했잖습니까. 공직 생활 전반이 전부 어려웠습니다. 70~80년대에는 연고주의가 매우 심했던 때였습니다. 혈연·지연·학연에 의해 세상문제가 해결되던 시절이었죠.

 

그 때는 산업사회였기에 참신한 아이디어보다는 변화의 속도가 느렸고, 그런 사회에서는 믿을 수 있는 것이 중요했었습니다. 같은 고향 사람, 같은 학교 출신, 같은 혈연이랬는데 저는 호남출신이고 지방대 나오고 그래서 매우 어려웠거든요.”

 

 

“그 당시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 사건사고 힘들게 했던 환경들이 훗날 반드시 교훈이 되고 스승이 되고 도움이 되었지요. 인생은 새옹지마고 전화위복의 과정입니다. 지금 나한테 고통이 있다고 해도 훗날 이게 보약이 되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겨냈으면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천년을 함께 한 광주와 전남

 

“통합경제권인 광주와 전남이 경쟁하고 각자도생하면 공멸한다.” (2018년 6월 14일, 광주광역시장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의 임기는 이제 1년 남짓 정도다.

꼭 해야 하지만 완수하지 못한 일이 계속 머리에 맴돈다. 광주-전남 통합문제다. 현재 한국사회는 극과 극이다. 한국은 국토가 100인데 이중 사람 사는 곳은 10정도도 안 된다. 수도권에는 지나치게 사람이 몰려 있고, 지방에는 지나치게 사람이 없다.

 

집중화는 왜 국가를 병들게 할까. 사람이 몰리고, 돈이 몰리면 처음에는 발전이 된다. 일정 규모까지는 지하철도 생기고 상업시설도 생기지만, 몰리는 정도를 넘어서면 길은 막히고, 공해가 심해지며, 물가가 과도하게 올라간다.

 

집중화가 극단화돼서 지방이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극단적인 집값과 물가로 고통받게 되고, 교통과 위생, 공해는 최대치로 악화될 것이다. 지방 균형 발전이 희망이지만, 지방자치단체 어느 한 곳이 잘 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최고 인구 500만 단위의 자치단체가 있어야 수도권 집중화에 맞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말하는 전남과 광주의 상황은 더욱 절실하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8개는 30년 안에 소멸될 예정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역시 2020년 9월 11일 공식 입장문을 내 행정통합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 국방부, 국토교통부도 논의에 참여했다.

 

“국가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예전처럼 지방에 대형국책사업하고 공공기관 내려보내는 것 가지고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서 지방을 떠나는 게 아닙니다.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취임 때부터 광주 전남 통합을 주장했습니다. 자치단체가 자생력을 갖고 자립경제를 누릴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가 광역자치단체로 통합이 이뤄져야 합니다.”

 

“광주 전남은 천년을 함께 해온 공동운명체다. 전남은 농수축산 생산지고, 우리는 소비자다. 전남은 2000개의 섬이 있기에 낮에는 관광지고 해가 저물면 광주에 와서 잠도 자고 음식도 먹고 공연도 본다. 광주와 전남은 보완 관계가 아주 밀접하기에 합쳐야 하고, 그래야 수도권 블랙홀을 막을 수 있다.”

 

쉬운 과제는 아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통즉불통, 불통즉통’이란 말이 있습니다. 기와 혈이 통하면 아프지 아니하고 기와 혈이 막히면 아프다는 말입니다. 그게 소통입니다. 조직이나 지역사회도 소통해야 발전합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행정가이지만 정치인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정치철학을 물었다.

“논어 계씨 편에서 공자는 제자 염유에게 사람들은 가난한 것을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분배가 고르지 않는 것을 불평한다고 말했습니다(不患貧 患不均,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저는 농부의 아들입니다.

공무원이 된 것도, 정치인이 된 것도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정치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새기면서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돈과 권력으로 안되는 일이 많은 세상, 선하고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강해지는 사회,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사람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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