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 세무사 시험 재채점 삼자택일 놓인 국세청…추가 합격자 수 밀어내나

과락 면탈자 전원 합격시 백여명 이상 세무사 추가 배출
평점 45.5점 맞추면 새발의 피 논란
적정 합격 위해 평점 조정 시 '기준 뭐냐' 논란 재점화 우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고용노동부 특정감사에서 채점오류가 밝혀진 지난해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에 대해 국세청이 추가 합격자 수, 선정 기준을 발표하는 것을 보류했다.

 

국세청(청장 김대지)은 지난 3일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감사원의 한국산업인력공단 감사가 검토 중에 있어 재채점에 따른 합격자 선정기준 결정을 보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세무사 2차 시험은 네 과목 각각 최소 40점을 넘겨야 하며, 네 과목의 합이 2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대상이 된다. 만일 합격자가 700명이 되지 않는 경우 차점자부터 따져 700명을 채운다.

 

실제로는 평균 60점이 넘는 경우가 없어 그 이하로 합격선을 형성하고 있으며, 동점자를 감안해 700명을 약간 넘는 수준에서 합격선을 결정한다.

 

2020년 2차 시험 합격선은 56.25점, 지난해의 경우 45.5점이었다.

 

지난해는 세법학 1부 문제 4의 3번 문항에서 채점오류가 발생하는 등 세법학 1부에서 과다한 과락자(40점 미만)가 발생해 합격선이 크게 낮아졌으며, 이로 인해 세법학 1부 시험을 보지 않는 세무공무원 특혜 시비가 일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고용노동부에서 특정감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4월 4일 문제 4의 3번 문항에서 채점오류가 적발돼 해당 문항 재채점을 통해 추가합격자를 발표하기로 결정났다.

 

 

◇ 합격선 평점 45.5점에서 ‘덜컥’

 

이에 따라 세간의 이목은 국세청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가 합격선을 어디에 둘지에 쏠렸다.

 

전문자격사 시험은 1점, 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4점 짜리 문제가 재채점에 들어가면서 합격자수가 크게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상정디는 안은 두 가지 안다.

 

재채점 결과 세법학 1부에서 40점 이상을 넘기고 다른 과목에서 과락이 없는 사람에 한해 일괄합격해주는 안과 세법학 1부에서 40점을 넘기더라도 합격선인 45.5점을 유지하는 안이다.

 

지난해 세법학 1부의 평균점수는 31.84점이며, 30점 이상~40점 미만 구간의 과락자 수는 1785명이다. 30점 미만은 1469명, 40점 이상은 708명 정도다.

 

전체적안 분포곡선을 볼 때 30점 이상~40점 미만 구간의 중앙값은 36점 미만에서 형성되며, 그 이상 점수에서는 득점자 수가 하위구간에 비해 가파르게 줄어들 게 된다.

 

 

 

따라서 재채점을 하더라도 합격선을 45.5점을 유지하게 되면 합격자 수는 십수명~수십명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정치계와 언론이 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으로 들끓고, 고용노동부가 100여일 넘게 특정감사에 착수한 것과 비춰보면 변변치 않은 결과가 되는 셈이다.

 

반면, 세법학 1부에서 40점 이상을 넘겨 모든 과목에서 과락을 넘긴 사람을 합격시킬 경우 추가 합격자 수는 족히 백여명 이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세무사 2차시험 내 회계학 1부의 과락률은 14.60%, 회계학 2부의 과락률은 45.61%, 세법학 2부는 44.37%로 세법학 1부(과락률 82.13%)를 제외하면 3과목 평균 점수가 대폭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세무사회에서는 신규 세무사 수를 늘리는 것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미 세무사 시장이 과포화됐는데 무작정 세무사 수를 늘리면 업계 공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2명의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 위원 가운데 2명이 세무사회 측 위원이며, 세무 업계가 그리 넓지 않아 나머지 10명의 위원들과 면식이 없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합격선을 평점 45.5점에서 조금 내려 합격자 수를 적당히 늘린다면 당장 수험생들 사이에서 공정시비에 걸리게 된다. 평점 45.0점으로 내리게 되면 평점 44.0점인 사람들과 평점 43.0점인 사람들은 왜 못 들어가는지 따지게 되고, 마무리 단계인 세무사 시험 불공정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로서는 ‘새발의 피’란 결론을 내놓든지 재차 불공정 시비가 붙을 건지 아니면 세무사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합격자 수를 이례적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재채점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 중 상당수는 5월 28일 세무사 1차 시험에 응시한 상태이기에 신속성이 요구된다. 

 

국세청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는 위와는 별개의 합격기준 안을 꾸려 검토하긴 했으나, 감사원 감사를 의식해 결정을 내리지 않고, 한 차례 물러서는 것을 선택했다. 

 

 

◇ 출제 및 채점절차 보완

 

한편,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는 세무사 시험 절차를 일부 보완하기로 의결했다.

 

출제위원풀을 출제 참여경력 등에 따라 숙련・비숙련위원으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출제 시 과목별 숙련위원을 적정 비율 유지하기로 했다.

 

출제위원의 편향 및 오류방지를 위해 다른 전문가가 난이도를 추가검증하는 검토위원 제도를 도입하고, 기존 출제위원 12명에 덧붙여 검토위원 4명을 추가 위촉하기로 했다.

 

난이도 조정의 경우 과거의 출제영역 및 문항별 데이터 분석 결과, 문항별 난이도 기준 및 채점기준표 가이드라인 등을 문제출제에 활용하기로 했다.

 

채점위원은 문제당 현행 1인 채점에서 2인 채점으로 두 배 늘리고, 특정 문항에서 0점이 다수 발생할 경우 출제‧채점위원 간 채점기준을 조정하기로 했다.

 

경력직 세무공무원 혜택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