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전기 배터리와 수소 연료전지가 이동수단(mobility) 측면의 주요 미래기술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경유 내연기관과 같은 원리의 수소엔진도 이들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기존의 화석연료 내연기관 엔진에 연료만 수소로 바꾼 엔진을 쓸 수 있도록 개량하면 높은 회전속도에서 회전력의 근원인 토크(torque)가 줄지 않아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보다 힘 좋은 차를 탈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송순호 교수(연세대)는 최근 자동차 전문지 <오토저널>에 기고한 ‘수소경제 및 수소엔진의 현재와 전망’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자동차 및 엔진 제조 업체에 비해 승용차용 수소 엔진 및 대형 수소 엔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송 교수는 “수소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연소 과정에서 배기가스에 이산화탄소 및 탄소 포함 물질이 거의 없고, 기존 엔진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화석연료 자동차 시스템에 도입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소엔진차를 배터리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나 연료전지 자동차(Fuel Cell Electric Vehicle)와 견주면서 “수소엔진차는 기존 엔진을 써 내구성이 높고 가격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높은 회전속도에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배터리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는 토크가 낮아지는 반면, 수소엔진차는 토크 유지가 가능해 더 마력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크는 바퀴 축을 순간적으로 돌려주는 힘이다. 토크가 높으면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빠르게 최대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토크에 분당 엔진회전속도(RPM)을 곱한 값은 마력(Horse Power)으로, 엔진 출력을 의미한다. 마력은 한마디로 차의 힘이 얼마나 좋은지를 표시한다.
송 교수는 “수소 엔진 같은 차세대 동력원에 대한 산학연의 관심이 절실한 시기이며,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교수 말대로 한국에서 수소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연구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아예 연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만든 민관협력기구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 관계자는 1일 본지에 “(수소엔진 車가) 무슨 문제가 있어 진척되지 않고 있다기보다는 상용화를 위해 계속 연구개발(R&D)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소연료의 높은 에너지 특성 때문에 피스톤 또는 블레이드 등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들의 수명이나 내구성이 기존 화석연료 내연기관보다 훨씬 잘 버텨줘야 한다”면서 “수소엔진의 장점은 몇백년 이상 지속돼 온 내연기관 기반산업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굳이 나눠보자면 수소연료전지는 전기차 쪽에 가깝고 수소엔진은 내연기관 쪽에 가깝다”면서 “향후 운송수단의 대세는 전기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수소엔진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통상 에너지 전환이나 큰 혁신으로 산업계가 격변할 때 협력사들도 일거에 무너지는데, 수소엔진으로 가면 (자동차제조업계는) 그런 충격이 훨씬 덜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수소엔진의 개념은 1978년부터 30년간의 연구를 통해 2007년에 출시된 BMW의 ‘하이드로젠(Hydrogen) 7’으로부터 시작됐다. 2021년에는 일본의 레이싱 경기(Super Taikyu Series)에서 도요타(Toyota)가 수소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로 경기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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