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캄보디아 거주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어린이합창단 ‘라온제나’(단장 옥해실)가 캄보디아한인회(회장 정명규)를 비롯한 여러 교민사회단체와 독지가들의 관심속에 지난 3월 초 창단했다고 현지 교민들이 본지에 알려왔다.
이 합창단은 국내가 아닌 해외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창단한 ‘다문화가정 어린이 합창단’으로 알려져 유독 눈길을 끈다.
순우리말로 ‘기쁘고 즐거운 우리’라는 뜻을 가진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은 현재 캄보디아 왕립예술대(RUFA) 한국인 류기룡 음악교수가 예술총감독을 맡아 지휘하고 있다.
어린이 음악교육전문가 이진주, 선석아 다니엘국제학교장 등이 재능기부에 동참, 어렵게 느껴지던 다문화어린이 합창단 창단의 꿈을 마침내 이룰 수가 있었다고 한다.
합창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프놈펜 시내에 마련된 작은 교실에서 음악기초이론수업을 비롯해 피아노 연주, 발성 연습 등 다양한 음악 지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어린이들을 위해 한글기초보충수업과 독서지도수업도 병행 중이다.
방송인 김지선씨가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청소년 멘토링 (사)러빙핸즈(대표 박현홍) 도움으로 새로 문을 연 초록리본도서관(2호점)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2000권 이상 다양한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크메르어로 된 동화책들도 다수 비치, 구연동화와 멘토링을 활용한 언어문자학습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 증진 및 정서함양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옥해실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장은 “우리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는 가운데 음악과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창의적인 사고력과 언어적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합창단 창단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합창단 창단의 또 다른 산파역인 캄보디아한인회는 다문화가정지원사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본 합창단 운영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합창단 관계자는 “한인회뿐만 아니라 민주평통 캄보디아지회(지회장 문병수)과 한캄섬유협회(회장 김준경), 부영그룹 황금연 법인장 등 현지진출 기업과 개인, 각 사회단체 등이 전자피아노 등 음악 수업에 필요한 악기와 학습교재비, 간식비 등을 매달 지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은 교민사회의 지속적 관심과 후원 속에 지난 8월 한인회 주관으로 광복절기념행사에 특별 출연, 교민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명규 한인회장은 “우리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키우며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교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자 맡은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양국의 언어와 문화에 고루 익숙한 이 아이들이 21세기 미래 대한민국과 캄보디아 양국을 잇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큰 관심을 갖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은 금년 하반기 창단기념합창발표회를 위해 준비 중이며, 연말 각종 교민행사에서 아름다운 천사들의 목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본 합창단 운영 취지에 공감한 한국인형극협회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인형극 놀이수업도 곧 진행할 계획이란 소식도 들려온다.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나라 캄보디아는 우리 교민 약 1만 5000여 명이 거주하며, 이 가운데 한캄 국제결혼 다문화가정은 최소 700~800여 커플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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