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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국세청, ‘20억’ 콜센터 사기사건…눈감고 소극적 대응

제보받고 1년 3개월 동안 사건 뭉갠 국세청
콜센터 제보 나오자 ‘목소리 나오지 않게 하라’ 지시
담당자들은 사건 발생지 제주에서 서울로 전보
사건처리, 채용 5개월된 민간인 출신 신입 간부에게 떠넘겨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콜센터 위탁업체들로부터 20억원 가량을 떼어 먹혔다는 사실이 포착되는 과정에서 국세청이 대응보다 책임회피에만 급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담당 직원은 내부제보를 받아놓고도 제대로 된 초도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고, 국세청 본부는 감사실을 돌려 일을 처리하긴 커녕 엉뚱하게도 내부 제보를 못 하도록 입단속에 나섰다.

 

그러면서 업무 담당자들을 죄다 제주에서 서울로 전보시켜 수사를 어렵게 했으며, 법적대응도 국세청에 들어온지 5개월밖에 안 되는 민간인 출신 간부에게 떠넘겼다.

 

기업들의 세무비리를 파헤친다는 국세청이 정작 내부비리는 축소, 은폐, 공작으로 대응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제기된다.

 

 

묵살된 사기사건 제보

 

국세청 콜센터 직원 모 씨는 2021년 7월 국세청 본부 소속 제주 국세상담센터 업무지원팀 K씨에게 가공인건비 의혹을 제기했다.

 

제보내용은 콜센터 직원은 47명인데 정작 보안교육을 받았다는 직원은 60명으로 되어 있어 이상하다는 내용이었다.

 

국세청은 외부 콜센터 업체에게 돈을 주고 상담 업무를 맡기고 있다. 국세청은 매년 상담사 예산을 늘린다며 언론에 발표했는데 정작 콜센터에서는 직원이 거의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만일 콜센터 업체가 60명분 돈을 받아놓고 47명만 고용해 운영했다면, 국세청을 상대로 사기를 쳐서 돈을 떼어먹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국세청은 첫 제보가 있은지 1년 3개월이 지난 10월 11일에서야 콜센터들이 수년에 걸쳐 20억원을 떼어먹었다는 혐의에 대해 고발 및 민사소송 조치에 착수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세청은 뭘 한 것일까.

 

정상적으로 일이 진행됐다면, 제보를 받은 K조사관, 그리고 그의 직속상관 C팀장은 제보 즉시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국세청 본부 감사관실에 알려야 하고, 국세청 본부 감사관실은 콜센터 비용 지급과 관련한 국세상담센터, 국세청 본부 운영지원과 직무감사와 함께 업체와 유착의혹이 있는지 감찰조사를 해서 결과에 따라 법적대응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그러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국세청은 거꾸로 콜센터들에게 콜센터 직원들이 집단활동을 하지 않도록 예방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노조법 제5조 위반일 뿐더러 제보가 나오는 것을 막겠다는 의심이 다분한 행동이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자 국세청 감사관실은 그 이후에서야 엉덩이를 털고 조사에 나섰다. 2021년 12월 조사를 종결했지만, 사기 고발 및 회수하기 위한 손해배상 등 법적대응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올해 1월, 사건을 최초로 제보 받은 제주 국세상담센터 K조사관, C팀장을 사건의 발생지인 제주 국세상담센터에서 각각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동부지역, 강남지역 세무서로 떼어놨다.

 

이들은 콜센터에 돈을 주고, 계약을 맺는 주 업무대상자들로 콜센터가 국세청으로부터 사기를 친 걸 몰랐다면 징계대상, 사기를 알면서도 모른 척 했다면 수사대상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상담센터장(민간인 출신)은 임기 만료로 퇴직시키고 새로 뽑았다. 사안에 따라서는 더 근무시키는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는 일처리는 채용 5개월된 민간 영입된 신임 국세상담센터장에게 떠넘겼다. 신임 센터장은 채용 당시 사건에 대해 전혀 인지를 하지 못하다가 올해 국정감사 관련해서 사건을 인지하고 법적대응 업무를 떠안았다.

 

더욱 황당한 건 국세청 감사관실 감사‧감찰 책임자 중 이 사건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돈이 잘못 나간 건 직무감사, 돈을 잘못 나가도록 유착 내지 방기 의혹은 감찰사항인데 양 당사자 모두 21일까지 구체적 사항을 국세청장에게 보고한 바 없으며 아는 바도 없다고 답했다.

 

민간이었다면 전부 해고 대상

 

공공기관 콜센터 운영 업무에 관여한 바 있다는 A씨는 콜센터들이 정부나 공공기관들의 방만한 관리를 틈타 가공인건비를 떼 먹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상담업무는 공직자 승진에 영향을 주는 부서도 아니고, 손 대기 싫어 상당부분 외주를 준 상황이기에 상담률 등 통계로만 보고를 받을 뿐 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의 질적 향상에는 별 관심이 없고, 필요한 예산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국세청 콜센터 20억 사기 사건 관련한 업무처리에 대해서는 자신이 실제 이 사건을 알지 못 하고, 전달받은 사항만으로 단정지을 수 없어 명확히 말할 수 없다면서도 이 한 마디는 힘주어 말했다.

 

“말씀주신 게 모두 사실이라면, 민간 같았으면 (그 공무원들) 다 해고감입니다.”

 

한편,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세청 콜센터 20억 사기 사건을 질의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사태가 국세청의 방만관리와 위탁받은 민간업체의 비리 때문이라며, 이를 예방하려면 국세청이 직접 콜센터를 직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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