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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중복상장(親子上場)’의 해소

 

(조세금융신문=오종문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모회사의 일본어는 親회사이다. 親(おや)은 어버이를 말하고, 영어로는 ‘parent company’ 이니 우리말에만 아버지의 존재가 없다.

 

일본에서 ‘親子上場’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현상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동시상장을 문제로 생각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적당한 용어가 아직은 없는 것 같고 ‘중복상장’ 정도로 칭하는 것 같다.

 

親子上場을 구글에 검색하면 다수의 일본 문헌이 검색된다. 일본 위키백과에도 별도 항목이 있는데, 일본에 독특하게 침투한 현상으로 해외에는 親子上場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일본 문헌에서는 친자상장이 글로벌 시장에는 없는 일본 특유의 현상으로서, 일종의 ‘적폐’ 비슷하게 해소되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일본PwC 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친자상장 해소의 트렌드가 급속히 진행 중이며, 2006년 417개에서 2020년에는 259개로 줄었다고 전한다. 일본의 친자상장 비율은 6.1%인데, 미국은 0.5%이고 영국은 0.0%라는 통계도 소개한다.

 

일본 문헌에는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상황은 언급이 없다.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네이버에 한국어로 ‘친자상장’을 검색하면 우리나라 유력 경제지의 기사가 검색되는데, 일본 특유의 친자상장이 해소되고 있다는 현지의 보도를 전하는 내용이다.

 

친자상장을 해소하는 두 갈래

 

하나는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모두 취득해서 자회사를 상장 폐지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메리츠지주가 취한 방식이다. 이를 위해 ‘포괄적 주식교환’이라는 상법의 절차를 이용했는데, 일본도 유사한 회사법의 절차가 있다.

 

일본 회사법에는 소액주주를 축출하고 친자상장을 해소하는 방법이 몇 가지가 더 규정되어 있다. 액면병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LG엔솔 발행 주식이 수억 주인데, 이것을 단 10주로 액면병합한다고 하자.

 

LG화학이 가진 82% 말고는 모두 1주 미만으로 단주 처리될 것이고 단주는 현금으로 정산된다. 액면병합이 끝나면 LG엔솔의 주주는 LG화학만 남게 된다. ‘전부취득조항부종류주식의 취득결의’나 ‘주식매도청구의 승인’이라는 절차도 가능하다. 일본 세법에서는 소액주주를 ‘스퀴즈아웃’하는 이 모든 방법에 과세혜택을 부여한다.

 

친자상장을 해소하는 방법의 두 번째 갈래는 스핀오프이다. 미국의 스핀오프는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을 꺼내서 주주에게 전부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분배하면 모자관계는 당연히 해소된다. 적격 스핀오프에 대해서는 분배해도 과세하지 않는다(§355).

 

미국 세법으로는 LG화학이 지금 LG엔솔 주식을 모두 주주에게 분배해도 법인과 주주에게 과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이라면 말도 되지 않게 저평가를 받고 있는 LG화학의 주주들이 나서서 LG엔솔 주식을 현물분배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금덩어리가 들어있는 유리병이 저평가를 받는다면 유리병에서 금덩어리를 꺼내놓으면 된다. 물론 꺼내놓으면 이리 저리 굴러다니다가 가치가 더 손상될 것이라는 생각도 가능하다. 특히 LG엔솔 주주의 입장에서는 아직은 LG화학이 LG엔솔을 더 보듬고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꺼낼 것일지 말 것인지는 모회사의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다.

 

자회사로 따로 존재하지 않는 사업부문을 주주에게 나누어주고 싶으면, 1차로 사업부문을 현물출자해서 자회사를 만들고, 2차로 그 주식을 분배(스핀오프)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회사를 신설해서 스핀오프하려면 이렇게 2개의 단계를 거치므로 ‘§355/D’ 분할이라 부른다. 우리의 인적분할과 사실상 유사한데, 인적분할은 스핀오프의 부분집합이다.

 

일본에서는 2017년에 세법개정을 통해 스핀오프 세제가 조금 더 미국 세법에 가깝게 정비된 바 있다. 아직은 기존 자회사 주식의 경우 완전자회사 주식의 분배만 과세혜택을 부여하나, 미국처럼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스핀오프 과정에도 좀 더 유연성을 부여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 한다.

 

 

[프로필] 오종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

• 전) 보다투자자문 대표 
•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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