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책

소유·지배구조 의미에 대한 혼란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 외부전문가 포함 위원회 구성 이사회 내에 설치 의무화해야

  • 등록 2015.09.11 09:23:29

(조세금융신문) 코퍼릿 거버넌스(Corporate Governance)를 ‘기업지배구조’로 번역함으로써 기업지배의 동태성 및 관계역학을 ‘소유권(Ownership)’이나 ‘이사회’라는 정태적 구조로 제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소유구조와 지배구조는 다른 개념으로서 전자는 소유지분의 분포 및 구조를 나타내며 후자는 경영의사결정 메카니즘의 성격을 가지며 경영권의 행사와 관련된다.

금융시장의 관점에서는 주주 및 채권자 등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 투자자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접근한다.

따라서 기업지배구조를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의 통제 메커니즘으로 파악함으로써 투자자의 관계투자나 관여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순환출자 해소·지주회사 전환 등과 같은 소유구조 및 이사회 구조나 운영, 임원 보수 등의 내부통제 메커니즘 위주로 논의가 전개되어 온 반면 상대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및 경영 의사결정 관여 등에 대한 관심과 논의수준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에 있어서 내부통제와 외부통제메커니즘은 동전의 양면이며 상보적 관계로서 양자의 균형적인 발전이 모색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지배구조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현행 소유·지배구조의 문제점
일반적으로 지배주주의 소유권(현금흐름권)과 지배권 사이의 과다한 괴리가 발생한다.

즉, 주주는 기업에 대한 투자지분만큼 지배권을 갖는데 순환출자와 피라미드식 출자 구조를 통하여 대주주는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이른바 ‘소유지배 괴리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외환위기 이전 사회적 인프라의 확대와 압축적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하여 대기업집단의 중층적 출자구조를 허용한 데서 비롯되었으며 외환위기 이후에는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명목으로 그룹내 자금력 있는 계열사들의 타 계열사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가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소유지배 괴리의 문제로 인해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가 발생했다. 국내 상장기업 중 91% 내외의 기업에 개인 지배주주가 존재하고 절대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동시에 이들의 낮은 지분율로 인한 이해상충 문제(비상장 계열사 지원, 사업기회의 사유화, 무능한 경영의 지속(Entrenchment))가 확대되었다.

따라서 배당을 통해 지배주주가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적으므로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사적 편익을 극대화, 이러한 배경 하에 국내기업의 배당성향은 매우 낮은 반면 ‘일감 몰아주기’는 규제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행태로 상존하고 있다.

그밖에 현행 소유-지배구조에서 두드러진 문제점으로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역할 미미’, ‘편법적 경영권 세습’, ‘이사회의 경영감시기능 미약’, ‘소수주주권 보호의 현실적 한계’ 등을 꼽을 수 있다.

연기금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의 경우에도 투자기간이 매우 짧고 의결권 및 주주관여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 상당수의 기관투자자들은 대기업집단 계열사이거나 고객관계로 밀착되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편법적 경영권 세습의 한 예로는 이재용 씨 남매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인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인수 등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사회의 경영감시기능은 미약하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사외이사 평균비중은 33%로서 대다수 기업의 이사회는 경영진이 지배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은 독립성 및 전문성이 결여됨으로 인해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피동적으로 추인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다.

특히 독립성의 결여로 인해 견제와 균형 역할을 못하며 경영 전문성과 경험의 부족으로 인하여 기업의 장기 경쟁력 강화에 대한 적절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역할이 부재하다.

소수주주권 보호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높은 소송비용 부담으로 증권집단 소송제 등은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또한 서스틴베스트가 2014년말 기준으로 600개 상장회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수는 34개사(5.6%), 정관 상 전자투표제도를 두고 있는 기업은 53개사로 전체의 9%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소수주주권 보호차원이라기보다 새도우보팅(Shadow Voting) 폐지나 연기를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개선방향…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 도입 확산 및 주주권 행사 강화돼야
첫째, 외부통제 메커니즘의 발전을 위하여 연기금 등을 포함한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Responsible Investment) 도입 확산 및 주주권 행사 강화가 바람직하다.

기금자산의 수익률 증대 및 경영감시자로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자본시장 발달에 기여할 목적으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된다.

대형 연기금들은 보편적 소유주의 관점에서 책임투자원칙을 제정하고 이에 근거한 투자의사 결정 및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 유수의 연기금들은(미국의 CalPERS, 네덜란드의 APG, 노르웨이의 GPPG, 캐나다의 CPPIB 등) 유엔 책임투자 원칙(UN PRI)에 서명하는데 그치지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며 책임투자를 발전시키고 있다.

책임투자기관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기관투자자의 관여)는 장기적 관점, 선제적이며 우호적인 비공개 대화의 원칙, 기업가치 제고의 원칙 하에 실행된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주주 행동주의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공적 연기금들의 경우에 있어서 관치 논란 등을 최소화하고 운용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예컨대 독립적인 의결권행사 기구 구성 및 의결권 행사의 가이드라인·프로세스를 구체화하고 행사결과와 근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 준칙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튜어트십 코드(Stewardship Code) 제정 이후 적극적인 확산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소수주주권 보호를 위한 제도강화 및 사외이사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문제점에서 제기되었듯이 전자투표제, 집중투표제 등과 같은 다양한 소수주주권 보호 장치들이 존재하나 도입 기업 수는 미미하며 실효성이 부재하다. 따라서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사로부터 도입을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사외이사 추천 및 운영 상의 개선도 필요하다. 독립성이 결여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 역시 독립성이 결여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외부 책임투자기관 주주나 시민단체로부터의 사외이사 추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사외이사 인력 풀을 국내에만 한정짓지 말고 해외 해당 섹터의 전문가들까지 확대 운영함으로써 독립성과 전문성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기 위한 이사회 산하의 CSR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성이 있다.

CSR이란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니라 경영상 의사결정에 있어서 주주 이외의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CSR은 주주이익과 상충된다는 관점이었으나 최근 들어 기업경영의 중요한 위험과 기회요인으로 파악됨으로써 주주이익과 상호 보완적 관계로 간주된다. 그러한 변화의 배경으로서 인터넷이나 SNS의 확대, 이해관계자들의 기업에 대한 투명성 요구 증대, 각종 관련 규제 및 국제적 이니셔티브의 등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과도한 경제력 집중 및 편법 승계 등으로 인한 국민적 반감이 매우 높으므로 향후 진정성 있는 CSR의 적극적 도입 및 실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하여 현재 기업별로 편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CSR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윤리위원회 등을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사인 경우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로 구성하여 이사회 내에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할 필요성이 있다.


류영재 (주)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재)한국사회투자 이사
전) KAIST 경영대학원 대우교수
지식경제부 산하 지속가능경영포럼 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4선 관록의 진선미 의원 “3高 시대, 민생·국익중심 경제정책 전환 시급”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현재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을 국내 변수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측면에서 국제 경제 상황과 닿아 있는 문제이며, 따라서 철저하게 국익을 위한 외교・통상・안보 정책을 꾀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10일 제 22대 총선거에서 당선돼 4선 국회의원이 된 ‘경제통’ 진선미 의원이 22일 <조세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나자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움직임을 비롯하여 시장의 생필품과 식품 등 주요 소비재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4선 의원이 된 진선미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세와 금융, 환율 등 국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뿐만아니라 국회 예산정책처와 국회 입법조사처 등 국회의 양대 싱크탱크가 선정한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중 개최된 국회 예산정책처 설립 20주년 행사에서 정책활동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는 자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