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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 칼럼] “미래 대통령에게 경고한 유스티치아 조각상”

2017년 3월 10일 11시 미래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온 국민의 관심 속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판결 전에는 보수, 진보라는 재판관들의 성향을 문제 삼으며 과연 몇 대 몇으로 인용을 할지 혹은 기각을 할지가 큰 화젯거리였다. 그러나 탄핵인용이 되면서 만장일치라는 보기 드문 판결 결과는 무엇인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함의가 느껴진다. 본래 전제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만장일치라는 판결은 다양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대표하는 현대국가사회에서 좀처럼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수의견과 사상이 현재화될수록 다수의견과 사상이 더 돋보이고 더 큰 가치로 진화할 수 있는 밑거름이기에 어떤 판결이든 소수의견과 사상이 주목받고 있는 현실에 이번 헌재의 8 대 0 이라는 만장일치라는 판결은 의외였다. 고금 이래로 유대계 민족사회에서는 만장일치의 판결을 금기시해와 어떤 판결이든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는 판결을 인용치 않았다.


계속 평의하고 토론해 소수의견의 싹이 틀 때까지 끊임없이 재판을 이어나갔다 한다. 그만큼 소수의견은 다양성의 차원에서 사상의 진화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헌재의 만장일치 판결에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다음의 두 가지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 고대 로마 시대에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 조각상을 음미해본다. 유스티치아 조각상은 눈을 가리고 한 손에는 칼을, 다른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는데 당시 인간들이 하도 싸움을 하고 다투어 이를 심판할 일종의 법칙을 세워 놓은 것이다.


눈을 가린 것은 지위나, 외모나, 재산에 상관없이 불편부당한 시각과 태도를 굳게 지킨다는 뜻이고, 한 손의 저울은 모든 사람이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 공정하게 정확하게 배당한다는 뜻을, 다른 손의 칼은 똑같은 법규에 따라 정확하게 처벌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번 헌재의 판결은 재판관들이 눈을 가리고 대통령이든 누구든지 처벌한다는 불편부당한 믿음을 보여주었고, 한 손의 저울로는 대통령이든 누구든 각자의 직분에 맞게끔 서로 다른 상당한 책임과 의무를 배당해 처벌한다는 공정의 믿음을 보여주었고, 다른 한 손의 칼로는 대통령이든 누구든 법리에 어긋나면 처벌한다는 정확성의 믿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할 만하다고 의미해본다.


눈을 가리고, 한 손에 저울을 재며, 한 손에 칼을 들어 심판한다면 이번 대통령의 탄핵심판에는 소수의견이 없는 만장일치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미래 대통령에 대한 경고장을 음미해본다.


탄핵 인용 시 즉시 대통령 부재로 60일 이내 보궐선거가 이루어지며 대권을 잡기 위한 잠룡들의 각축이 더 혼란해질 것이다. 또한, 짧은 기간의 후보 검증은 부실해질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 또다시 부적격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헌재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서도 만장일치라는 탄핵인용을 하며 대통령의 권한과 의무에 대한 불성실함을 질타하였고 무분별한 직권남용을 엄격하게 처벌하였다. 또한, 은폐하거나 바로잡지 않으려 하는 태도도 문제 삼았다. 이와 더불어 헌법수호 정신을 강조하였다.


여기에는 미래 대통령에 대한 엄격한 경고의 의미가 들어 있다고 보아야 되겠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적나라하게 명시했다.


다음 대통령은 이 탄핵판결문을 가슴속에 새기며 유스티치아 조각상을 머릿속에 떠 올리며 국정에 사심 없이 몸과 마음을 바치는 열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수, 중도, 진보라고 하는 성향보다 이 국정에 성실히 임하는 열정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이번 헌재는 일깨워준 것 같다.


[프로필] 김우일

•현)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졸업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박사
•대우그룹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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