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24일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불거지고 있는 정규직 전환 이슈에 대해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26회 경총포럼에서 "간호조무사, 집배원 등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이들은 사실 엄연한 협력업체의 정규직"이라며 획일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들의 요구는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든든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이동코자 하는 것"이라며 "모든 근로자가 보다 나은 일자리를 원한다는 이유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옮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아웃소싱'을 비판하는 국내 일부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주력 사업이 아닌 업무라면 전문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겨 그들의 인력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효율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회장은 "'좋다·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은 갈등만 부추길 뿐 사회 전체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회사의 특성이나 근로자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정규직은 안된다는 인식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문제도 거론했다.
노동조합원의 73%가 직원 1천명 이상의 기업에 속할 정도로 대기업 중심의 강성 노동운동이 이뤄지는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노동시장 상황으로 인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상승이 초래됐다"며 "일본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월등히 낮음에도 임금은 오히려 더 높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인상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기업규모·고용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넘쳐나게 되면 산업현장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이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송동훈 문명탐험가가 '지금 왜 우리는 미국을 알아야 하는가? - 미국을 만든 위대한 지도자'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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