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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나의 인생과 자녀의 인생을 동일시하면 안 된다(Ⅰ)

남은 50년은 돈 버는 50년이 아니라 소비하는 50년이라는 게 문제다

  • 등록 2014.12.20 08:00:00
부모와 자녀는 경제적으로 분리되어야 한다

(조세금융신문) 100세 시대에 50세인 사람은 앞으로 50년을 더 살아야 한다. 100세를 넘으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많다. 미국은 부모들이 자녀의 고등학교까지만 책임지고, 대학부터는 본인 스스로 책임지니,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라마다 문화와 관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게 옳고 그른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문화니 관습이니 하는 것을 떠나 순전히 50세에 달한 사람의 입장에서만 보자. 이제 명퇴나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그는 앞으로 50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전이나 운용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채 없이 5억원 이상의 아파트를 한 채 소유하고, 예금 잔고는 1억원 이상이 되어야 중산층이라고 본다는 어떤 직장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이야기해보자.

이 기준에 따르면 평균적인 중산층의 총 재산은 6억원이다. 50년은 600개월이니 한 달 평균 100만원을 소비할 수 있다(인플레이션은 감안하지 않았다). 여기에 그동안 가입했던 연금이나 보험금을 더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보아 퇴직을 해도 퇴직 전지출금액의 70% 정도는 생활비로 지출하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활비로 부족한 형편이다.

나이 50세면 자녀들이 결혼을 했거나 학업을 다 마쳤을 나이는 아니다. 자녀결혼비용으로 얼마가 소요될지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여자는 7,000만원, 남자는 1억2,000만원 정도가 든다는 통계가 있다. 자녀들이 이 돈을 벌어 스스로 결혼할 수도 있고, 부모가 일부 보조해 줄 수도 있다. 아직 교육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억원을 자녀를 위해서 지출해야 하므로 남은 5억원으로 600개월을 지내야 한다.

월 83만원. 만약 자녀에게 이보다 더 지원을 한다면 월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더 낮아진다. 총 재산 6억원인 중산층은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이 땅의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지려 한다. 이 정도 중산층이면 부모로부터 아무 것도 물려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인생은 자녀의 인생이 아니다. 내 인생을 잘라서 자녀에게 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한국 사회는 모방성이 강하고 집단화가 쉬운 나라다 보니 한 테마에 대해 격정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하다. 교육열과 혼수가 그렇다. 여유 있는 부자들이 하는 교육과 혼수 준비를 중산층 또는 서민층 사람들도 그대로 따라한다.

내 인생이 아직 50년이 남았으니, 나머지 문제는 50년간 나눠 천천히 고민할 수 있을까? 남아있는 50년은 돈 버는 50년이 아니라 소비하는 50년이라는 게 문제다. 이제 여유 있는 구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구직을 해야 할 지경이다.

자녀들은 부모를 봉양하고 싶어도 자신들의 앞가림하기에도 벅찬 세상이다.

효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젊은 세대 

사람은 보이는 손에는 대의를, 보이지 않는 손에는 돈을 쥐고 있다. 2044년이 되면 급속한 노령화로 경제활동인구 네 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한다. 부양할 대상은 노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 자신도 부양해야 하고 그 가족도 부양해야 한다.

필연적으로 세금이 늘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들어 세제개혁을 추진한 바 있는데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세제개혁이 너무 중산층에 맞춰져 중산층의 세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다. 이들은 부자와 법인에 대한 증세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부자나 법인에 대해 증세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정치권은 나중에 세율은 그대로 두고 구간만 조정하는 것으로 세제 개편을 끝내버렸다.

현재 50대와 60대 만큼 열심히 살아온 세대도 없지만 이 세대만큼 부동산 매매차익으로 불로소득을 많이 얻은 세대도 없다. 불로소득을 한껏 얻은 이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지 않으면, 노동의 양만큼 소득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다음 세대에게 그 부담을 전부 떠넘기는 것이 된다. 다음 세대는 그들이 써본 적도 없는 막대한 국가부채와 주택가격 폭등으로 인한 상실감을 그대로 안아야 한다. 이로써 다음 세대의 비애와 반란은 가속된다. 반란은 노인에 대한 반감을 야기할 것이고, 부모에 대한 봉양을 포기할 것이다.

다음 세대가 지금의 기성세대에게 효도하는 것은 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불가능하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신세대가 부모 세대를 봉양할 생각이 없다는 비율이 70%를 넘는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까닭이다. 자녀도 힘들다. 우리가 자녀에게 그 의무를 떠넘기면 우리의 자녀도 그 자녀에게 그럴 수밖에 없다.

조영석 부천대 교양학부 교수

이 력 : 전) (주)Consulting & Service 대표이사, REM 연구소소장
이메일 : unclej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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