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관세행정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수출활력을 되살려야 합니다.”
서른 번째 관세청장에 오른 노석환 관세청장의 첫마디는 ‘수출’이었다.
취임사나 신년사에서 기관장은 해당 기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를 첫마디로 꼽는다. 거기에는 시기적 배경과 과제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김영문 제29대 관세청장은 2017년 8월 취임사에서 ‘법과 원칙’을, 2018년 신년사에서는 ‘안전’을 강조했다. 2017년 하반기에는 관세청에 면세점 특허 관련 비리 의혹이 짙게 퍼져 있었고,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었다.
2019년 신년사에서 김영문 청장의 첫마디는 수출로 바뀐다. 2018년 동안 6000억 달러 등 역대 최대 수출기록을 경신했지만, 2019년 수출 전선이 만만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대중 무역에서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대비 8.5%나 줄었다. 과제가 또 바뀌었다.
현 정부는 이전 정부들과 달리 관세청을 상급부처가 조정하는 관세율에 맞춰 관세를 확보하는 기관으로만 보지 않는다.
대신 관세 확보 기관에서 수출입 기업의 동반자이자 관세 국경의 지킴이로 관세청의 개념을 재정립하려 하고 있다. 통관절차법의 신설이 그 대표 주자다.
이러한 관점에서 관세공무원 출신, 노석환 관세청장의 기용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처럼 관세청장에 기획재정부 세제실 정책관료나 검찰을 임명할 수도 있었다. 관세 집행, 법과 원칙, 안전 측면에서는 적합한 인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신 내부 출신에게 변화와 혁신의 과제를 맡겼다. 수출입을 중심으로 공정한 대외경제질서와 과세행정 확립하는 것은 관세청 내부의 실무자·기획자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키는 관세청에 쥐어졌다. 노석환 신임 관세청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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