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올해 초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이 대규모 해외수주 실적을 따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한국인 입국금지를 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데다 국내도 각종 부동산 규제에 건설업계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금지로 대응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도 주요 생산기지 가동을 중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코로나19에 건설업계 ‘빨간불’
해외건설 사업은 국가 핵심사업 중 하나로 국가적 위기 때마다 상당량의 수주를 통해 위기 극복에 기여해 왔지만 올해 건설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건설사들의 발이 묶인 것.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지난달 말 기준)은 총 94억달러로 전년동기 37억달러보다 2.4배가량 많았다. 특히 중동지역 수주액이 57억달러로 전년 3억9546만달러보다 14.5배나 늘었다.
국내 건설사들의 국가별 해외수주현황은 ▲사우디아라비아 18억5000만달러 ▲알제리 16억6000만달러 ▲방글라데시 16억6000만달러 ▲카타르 10억6000만달러로 올해 초 대부분 중동 지역에서 해외수주 활동이 활발했다.
이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사업가운데 가장 큰 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던 중동지역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수주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라크 등 중동 현장에 파견근무 하는 근로자들이 해외 입국금지·제한 조치로 인해 인력 교대나 투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대로 장기화된다면 올해 초에 수주한 프로젝트의 공사 기간을 맞출 수 있을지도 우려된 상황이다.
건설업계가 해외수주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 착한 임대인 참여 운동 확산
대우건설과 호반건설, 대방건설, 신동아건설 등 건설사를 비롯해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피해가 확산되자 많은 건설사 외에도 상당수의 기업들이 착한 임대인 참여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보유하고 있는 상가 물량의 임대료를 인하했다. 천호동 대우한강베네시티 상가를 비롯해 5개 사업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임대 물량에 대해 2개월간 임대료 30%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호반건설도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호반그룹의 상업시설인 ‘아브뉴프랑’과 레저사업부문 호반호텔&리조트(구 리솜리조트)는 200여 임대 매장의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에게 최장 6개월간 임대료의 10~3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대방그룹은 모회사인 대방건설과 관계사인 대방산업개발의 사업장에 입주한 상가 임차인을 위해 2개월간 업종별로 임대료를 30~50% 인하했다.
지원대상은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는 미용업, 부동산, 슈퍼마켓, 음식점, 학원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이다.
신동아건설은 본사 건물인 서울 용산구 용산동 신동아쇼핑센터에 입주한 50여개 상가 소상공인은 오는 6월까지 3개월간 임대료의 50%를 감면받게 된다. 신동아건설이 소유한 신동아쇼핑센터에는 식당, 마트, 사우나, 사무실 등을 포함해 약 50여 개의 소규모 상점이 입주해 있다.
신동아건설은 이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임대료 감면 기간을 오는 9월까지 3개월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협회와 공기업도 착한 임대인에 동참했다. 주건협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가임차인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택건설회관의 상가 임대료를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50% 인하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공공기관들도 임대료 할인에 나선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임대료 인하에 동참했다. 앞서 LH는 지난 3일 전국 임대주택 단지에 입주한 임대상가의 임대료를 할인해준다고 밝혔다.
LH는 전국 3327곳에 이르는 임대상가의 2년간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영세 상공인과 비영리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등에게는 향후 6개월간 상가 임대료의 25%를 깎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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