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롯데자산개발이 책임운용을 맡은 '역세권 청년주택'이 옵션 운용 비용문제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취업난과 가파른 서울 집값 상승으로 원치 않은 '탈 서울'을 고심하는 청년들의 주거난 해소를 목적으로 추진된 정책임에도 청년들을 또 한번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역세권 청년주택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충정로)’의 입주민들이 책임운용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어바니엘'에 입주한 A씨는 “계약 당시 옵션이 없어서 청년주택 입주를 고민했지만 가전 렌탈 서비스가 있다 길래 일반 주택을 다시 알아보고 고생 하는 것보다는 (청년주택에)사는 게 낫겠다 싶어 가전 렌탈을 결정하고 입주를 했다”라며 “하지만 코로나 여파에 따른 물량 수급 차질로 렌탈 서비스가 종료돼 개인적으로 구매처를 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전도 여기저기 알아보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렌탈 서비스로 제공되던 가전과 똑같은 브랜드 제품은 코로나 때문에 구매가 안돼 결국 가격을 더 얹어 다른 브랜드의 가전을 구매했다”라며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전은 생활 필수 가전인데 없이 살 순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자 B씨는 “다른 청년주택들은 다 풀옵션인데 여기만 옵션이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제품을 구매했고 청년주택이라 좋은 마음으로 잘 지내기 위해 아쉬운 부분은 단념했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의 이같은 불만은 추가 옵션 보상 문제에서 비롯됐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건축법상 용도가 아파트로 지어지고, 커뮤니티 시설 설치와 공공·민간사업 구분 없이 풀옵션이 의무사항이다.
이에 대해 책임운용사인 롯데자산개발은 “처음부터 서울시와 계약에 없던 내용이었다”라며 "다른 청년주택과 형평성에 맞게 진행 해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으로 옵션을 넣어줬다”는 입장이다.
가전을 직접 구매해 입주한 입주민은 “이제 와서 입주하는 사람들한테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가전을 렌탈하거나 구매했던 기존 입주자들한테도 보상을 해준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알아봤는데 허점이 많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마다 사정에 맞게 제품을 구매했을 것인데 제품 제조년월을 따지는 등 보상 기준이 까다로웠다”라며 “완전 보상도 아니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제품 품목과 보상 한도 금액을 적어놨던데 보상 금액이 인터넷 최저가에도 못 미친다”고 한탄했다.
실제 공고문에 안내된 지원 냉장고(HRT165HDW)는 인터넷 최저가는 22만4560원 이지만 지원은 19만5000원이다. 에어컨(A2300T03-W)과 세탁기(DWD-09RCWBB)의 인터넷 최저가는 각각 38만9000원, 45만9900원인데 지원가격은 23만원, 36만원 밖에 안된다.
게다가 퇴거 시 렌탈이나 구매한 물건들은 반납·인계해야 한다. 이마저도 어바니엘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 이하 보상도 못 받는다.
입주자는 “이건 보상이 아니라 쓰던 제품을 중고로 파는 느낌이다”라며 “제품 부속품 잘 챙겨야 하고, 고장 없이 써야 하고 등 내 물건을 마음 편히도 못 쓴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최저가 보상도 못 받는데 이 제안을 진행한다면 오히려 손해다”고 토로했다.
보상이 부족하다는 입주민들의 의견에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아무래도 벌크로 가전을 들여오다 보니 지원해주는 가전에 비용 차이가 났다”라며 “차이난 비용에 대해선 더 지원할 방침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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